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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alageulp Apr 02. 2024

도대체 왜 일찍 일어나지 못할까? -1

딱, 100일만 열심히 살아보자 D+1

나는 본디 잠이 많은 아이였다. 늘 열심히 하긴 했지만 시험기간에도 잠과의 싸움에서 졌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받지 못한 거라 여겼다. 무거운 눈꺼풀을 이겨내는 건 예민하거나 간절한 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머리만 대면 잠드는 나에게는 예민함도 부족했고, 무엇이 되거나 이루겠다는 간절함도 부족했다.

 

성인이 되면 마음껏 잘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잦은 야근으로 집으로 돌아오면 쓰러져 잠들기 일쑤였고, 아침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무거운 몸을 일으켜 출근을 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20대에는 체력이 좋아서 전날 잔뜩 술을 마셔도 단 한 번도 지각하지 않았다. 


본격적인 잠과의 싸움은 아이가 태어나서부터 시작되었다. 새벽마다 수유를 해야 했는데 '쪽잠'이라는 것이 이런 거구나 라는 걸 그제야 알았다. 아이가 통잠을 자면서부터는 살 거 같았지만 육아와 집안일을 벗어나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는 잠을 많이 자야겠다 보다 어떻게 해야 잠을 덜 잘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신은 누구에게나 24시간이라는 시간을 공평하게 주었다.  

그러나 그 시간을 활용하는 건 각자의 몫이다. 


나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내 잠의 패턴을 알아보았다. 동안 잠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정해두지 않고 일과가 마치면 잠을 청하고 알람 없이 일어나는 시간들을 체크해 가며 나에게 가장 개운함을 주는 수면시간을 수치로 측정해 보았다. 그 결과 대략 5시간의 수면이 나에게 가장 개운하고 맑은 정신을 유지시켜준다는 걸 알았다. 조금 덜 자면 피곤하고, 조금 더 자면 어지러움 현상이 나타났다. 


이제는 5시간 수면만 잘 지킨다면 남는 시간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취침시간을 10시로 잡고 기상 시간을 3시로 알람을 맞추었다. 그러나 3개월가량 내가 실천한 횟수는 단 3번이다. 나에게 새벽시간은 정말 정말 간절한 시간이자 꼭 필요한 시간이다. 그런데 도대체 왜 일찍 일어나지 못할까? (2부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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