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먹는 하루, 대충 살아지는 마음

밥이 아니라, 마음을 삼키며 버티고 있는 당신에게

by 이진희

대충 먹는 하루, 대충 살아지는 마음


“요즘 식사는 어때요?” 조심스럽게 물었다.

돌아온 대답은 짧았다.

“그냥… 대충이요.”

아침엔 아이 챙기느라 커피 한 잔이 전부.
점심은 서서 대충 먹거나, 아이 밥 남은 거 주워 먹거나,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식은 빵 한 조각.

단 걸로 겨우 기운을 채우고,
밤엔 과자 몇 조각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그리고 말한다.

"계속 부어요. 살도 자꾸 붙고요.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안다. 이건 ‘먹는 방식’이 아니라, ‘살아내는 방식’이라는 걸.

그녀는 식사 중이 아니었다. 그녀는 버티는 중이었다.

영양보다 빠르게 돌아가는 하루가 우선이고,
제대로 씹기보단 감정부터 넘기는 나날들.
모든 것이 ‘임시 저장’된 상태.


엄마가 된다는 건,
무언가를 책임지기 전에
자신을 가장 뒤에 놓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면 가장 먼저 망가지는 것도, 가장 오랫동안 방치되는 것도 결국 ‘자기 자신’이다.


나는 그녀에게 말했다.
“엄마의 건강은 따로 챙겨야 해요.”

그 말 속에는 이런 뜻이 숨어 있었다.
“당신도 돌봐져야 해요.” “지금 이대로는 안 돼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지만,
그 웃음 속엔 눈물 한 방울이 묻어 있었다.


오늘도 누군가의 엄마로 버티는 당신이,
자기 자신도 다시 챙길 수 있기를.

대충 먹는 게 아니라, 대충 살아지고 있는 거라면. 이제는 당신부터 잘 먹고, 잘 살아도 되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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