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미님의 <중년남미새> 영상에 폭풍공감을 하다.

출처: 유튜브 <강유미_좋아서하는채널>



며칠 전 개그우먼 강유미님의 유튜브계정 좋아서하는채널에 <중년남미새> 영상이 올라왔다. 너무너무 공감이 되어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사실 ptsd가 와서 속시원히 웃지도 못했다. 내가 여태껏 살아오며 겪은 '중년남미새’ 몇 명과 너무너무 똑같았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당했던 피해자로서, 정말이지 소름 끼칠 만큼 공감이 되었다. 반갑게도, 나같은 피해자들이 이 영상에 열광하며 모여들었다. 댓글 그리고 여러 sns에서 비슷한 혹은 더한 피해사례들을 쏟아냈다. 나이나 지위적 우위 등으로, 속수무책 당하기만 했던 피해 여성들은, 강유미님 덕분에 마침내 그 모멸감과 고통을 속시원히 이해받게 되었다.


이 영상은, 그저 단편적인 혐오조장으로 치부할 것이 아니다. 실제 피해에 시달린 수많은 여성들이 깊이 공감과 위로를 받고 아픔을 함께 나눈 하나의 “치료제”이다. 진정한 현대예술이자 심리학적, 문화인류학적 보고서이다. 살아있는 작품 그 자체다.


영상에서 강유미 배우가 롤플레잉으로 보여준 <중년남미새> 모습 중 몇 가지를 적자면 이러하다.


1.

그들은 젊고 (+ 특히 매력적인) 여성들을 극심하게 경계하고 괴롭힌다. 티 나게 차별하며, 아무 잘못도 없는데 괜한 꼬투리를 잡아 꼽을 주고 잡도리를 한다.


영상 속 예시) 동기인 종민과 예지가 같이 점심을 먹고 오자, 예지에겐 “예지 씨 밥 하루 내내 먹어?;;”라고 정색하며 핀잔을 주고, 종민 씨가 시킨 사이드 메뉴가 늦게 나와서 조금 늦었다고 말하자, “에구 그랬구나… 종민 씨 너무 짠하다. 얼마나 배고팠으면! 우리 아들 같아 어뜩해……!”하며 따스한 사랑의 눈길을 보낸다.


2.

예지 씨가 짠해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하니, 분노하며 얘기 좀 하자고 부르고선, 남자들이랑 친분 과시하지 말라, 나도 니 심리 안다, 여기 놀러 온 거 아니고 일하러 온 거고 일만 하자 라며 잔뜩 혼을 낸다. 그래놓고선 본인은 종민 씨와 단 둘이 있는 자리를 마련해 일방적 스킨십을 하고 추잡스러운 멘트를 날리며 추근덕댄다.


전형적인 ‘투사’이다. 자기가 남성들과 엮이고 싶은데 욕심껏 되지 않으니, 그 심리를 젊은 여성들에게 ‘투사’한다. 그녀들은 그냥 정상적, 일반적으로 생활하는 건데, 중년남미새는 “남자 꼬시러 온 여우, 분명 뭐 있다, 뒤에서 무슨 짓 할지 모른다, 저렇게 순하게 생긴 애들이 더하다" 등의 막말들을 함부로 내뱉는다.


(투사: 투사는 심리학에서 자신의 내면적 세계를 외부 자극에 비추어 드러내는 심리적 과정으로, 주요 의미는, 자신의 받아들일 수 없는 부정적인 생각·느낌·태도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는 방어기제이다.)


3.

또 남편이 사줬다는 명품들과 자기 아들을 자랑하며, 결혼을 안 한 또 다른 여직원에게, “왜 결혼 안 해? 남자한테 크게 상처받은 적 있어? 한 번 갔다 오더라도 무조건 결혼해.”라며 오로지 남자로만 가득 찬 자기의 사상을 강력히 주입한다. 그 모습에서 낮은 자존감과 공허한 결핍이 느껴진다. 짠하다.


4.

게다가 “딸 키우기 힘들다, 예민하고 피곤하다, 아들이 최고다, 여자애들 너무 영악하다, 아들한테 꼭 가르친다, 여자애들이 때리면 똑같이 때리라고. 난 나중에 얘 장가 못 보내겠다, 너무 화날 거 같다, 나쁜 시어머니 예약” 이런 말들을 자랑스럽게 내뱉는다. (아들맘이 다 남미새라는 것이 아니라, 영상 속 주인공은 중년남미새 겸 무개념극성아들맘으로 표현되었다.)


그동안 강유미님이 유튜브에서, 다양한 빌런들을 많-이 연기해주었지만, 유난히 이번 영상이 폭발적 사랑을 받은 것에는 이유가 있으리라. 그만큼 그들에게 받은 스트레스와 상처가 너무 가까이에, 너무 깊이 있어왔기 때문 아닐까.


그들은 피해 여성들과 같은 성별, 게다가 나이와 경험도 더 많은 사람들이다. 믿고 따르면 좋을, ‘시스터후드’를 발휘하며 연대해야 할 사람들인데. 그와 정반대로 같은 성별의 한참 어린 여성들을 앞장서서 괴롭혀댔으니……. 단지 '남자만을 유난히 좋아하고 여자들은 배척하는 중년'이라서가 아닌, 그로 인해 피해를 끼치고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을 현실에서 많이 겪었기 때문에. 너무나도.


부디 이 영상이 단순히 이슈로 끝나지 않고,

거울치료가 되어, 현실 속 그들이 조금이나마 변화하는 계기를 제공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리의 현재, 그리고 미래가 달린 일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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