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일기

by 유도란의 새벽다락


옛날 노래를 좋아한다.


소녀 시절,

반쯤 나간 영혼을 붙들고 부유하는 나를 채찍질하다가, 달래다가, 놓아버리다가...

나를 멍하니 바라보고, 추스르다, 피범벅의 몸으로 넘어지기를 반복했던 나.

그러면서도 난 음악을 듣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었어.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거울을 보며 웃고는 했어.

그래서 그 힘든 시기에 보고 듣던 음악이 내 영혼 깊이 박혀있나 봐.


그 시절,

대부분은 비밀처럼 아픔을 간직한 채였기에, 마음속 깊이 편안했던 시기가 그리 길진 않았지만,

아픔에도 불구하고, 열렬히 사랑했다.

나의 노래를, 나의 꿈을, 그리고 나의 미래를.


혼자여야 해서, 혼자이기 위해, 혼자서도 잘 지내려 애쓰다 보니, 혼자가 제일 편한 사람이 되었던 나.

시끌벅적한 자라남들 속에 비밀스레 울며 웅크리는 나에게 위로가 되어주던 벗들,

바로 나의 노래와 꿈과 미래.


그 시절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미래의 너는 더 이상 아프지 않아."

"지금의 너는 상상도 못 할 만큼 재미난 일들을 겪게 돼. 결국 웃으며 행복하게 살게 되지."

"혼자만의 시간을 충만히 보내는 만큼, 누군가와 함께여도 충만히 행복하게 된단다."


뭐 혹시 알아.

지금의 나도, 내 마음 스케치북에 나만의 소망을 그려두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다 보면,


그 간절한 소망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

신비처럼, 설레는 미소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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