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방은 지금 정리가 필요해요.

by 모라의 보험세계

https://blog.naver.com/thinkin_of_ourselves/222841275653


스무살이 된 노령의 반려묘를 보며, 생각만 해도 여러가지를 깨닫는 요즘.



고양이의 스무살은 사람나이 96세. 내년이 되면 친정의 할아버지냥이는 사람나이 100살이 된다.



사람처럼 늙는다. 살이 빠지면서 가죽이 늘어지고, 귀가 먹은지 몇년되어 옆에서 소리를 질러도 모른다. 눈은 뿌옇게 백내장 같은 증상이 덮였고, 후각으로 우리를 알아본다.



자신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 밤새 엄청나게 큰 소리로 울어댄다.



그것도 감사할 나이이다.



고양이는 그냥 고양이지, 하며 생각했었던 우리 친정가족들도 20년을 함께해온 고양이는 가족이고 사람과 똑같다.



할아버지냥이가 밥을 먹어도 오구오구 잘했다하고, 똥을 싸면 와 건강한 응가다 하며 안도하고, 천천히 집안을 돌아다니면 정정하네 다행이다 한다.



여러가지 생각이 겹쳤던 주말에 마음의 방을 정리못해 뒤죽박죽이었다가, 비가 쏴아 쏟아지는 월요일이 되니 하나씩 정리가 되네.



구순이 넘은 할부지냥이님이 글을 쓸 줄 안다면 그 동안 우리가족들과 20년을 복닥복닥 지내면서 어떤 글을 남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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