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고양이 친구들이 참 많았지. 다들 인간들이 와서 구경하면서 귀엽고 예쁘다 말만 하고 데리고 가지도 않더라고. 그중에 나도 있었어. 참 심심하고 지루했지.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작고 땅딸만 한 여자 인간이랑 작은 아이 인간 두 명이 우리 가게에 왔더라고. 처음에 여자 인간은 나를 쳐다도 안 봤었는데, 같이 온 아이 인간 두 명이 나를 가리키면서 외치는 거야
"엄마... 엄마 루이!! 루이~ 이 고양이 데리고 가자... 루이야 루이 "
아이 인간 두 명이 동시에 외치는 바람에, 어멈 인간은 다른 고양이를 보다가 나를 보고선 흔쾌히 나를 데리고 집으로 왔어.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집사 어멈은 펫 샾에 있는 고양이들 강아지들도 "구출해줘야 할" 대상이라고생각했데. 영원히 그곳에 있을 수도 없고, 나중에 어찌 될지 모르는 불쌍한 생명체들이라고. 그래서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나를 데리고 왔다고 그러더라고. 지금 생각하면 고맙지 뭐.
다시 내 이름을 얘기할게.
루이... 내가 루이라고 해. 뜻은 모르겠어.
집사 어멈한테는 아들 집사 두 명이 있는데, 나를 데리고 오기 전에 뽑기를 했데. 이름을 뭘로 지을까 온 가족이 회의까지 했다는 거야.의견이 좁혀지지 않아서 결국 집사 어멈, 아범 그리고 아들 집사들이 각각 1개씩 이름을 지어서적어냈다네.
삼동이 삼식이 나비 땡칠이 양양이... 이런 촌스러운 이름을 지어낸 어멈이랑 아범 집사도 있었던 반면에아들 집사들은 동화책에서 이름을 찾아내더라고. 길버트, 루이, 모리, 키티 등등. 그리고 집사 가족들은 뽑기를 했데. 그리고 루이라는 이름이 뽑힌 거래.
즉, 나는 내가 이 집에 오기도 전에 이름부터 정해진 고양이었던 거지. 듣고 보니 나쁘지 않은 이름이었어.
삼동이 삼식이 보다는 세련되었고, 그리고 어디 저 먼 나라 프랑스 왕의 이름도 루이였다네.그래서 더 맘에 들었네.
첨엔 이 집이 낯설게 느껴졌지만, 답답했던 펫샵에서의 생활보다는 괜찮았어. 일단 뛰어놀 수 있는 넓은 마루가 있었고, 밥도 맛있었어. 아들 집사들이 흔들어 대는 낚싯대에 정신없이 놀다 보면 곤하게 잠이 떨어지는 날이많았다니깐.
나도 이 집이 좋아지기 시작했어. 루이라는 내 이름도 좋고 말이야.앞으로 어멈과 아범, 그리고 아들 집사들이랑 행복하게 잘 살기로 마음먹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