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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Jun 04. 2023

5. 꼭꼭 숨으세요, 꼬리털 보이십니다.



애미야~나 찾아봐라




"애미야~숨바꼭질 하자~!"

어느 날 오후, 어멈은 아무것도 안 하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만 있더라고.  얼마나 심심하면 가만히 눈만 감고 누워 있을까 내가 다 안쓰럽지 뭐야.  내가 "애미야" 하고 불러도 눈도 뜨지 않더라고. 어멈이 너무 심심한 나머지 눈 뜨는 것조차도 싫었던 게 틀림없었어. 그래서 내가 같이 놀아줘야겠다는 생각을 했지.

내가 제일 자신 있는 숨바꼭질로 놀면 재미날것 같았어.


"애미야~나랑 놀자. 숨바꼭질하자. 애미가 술래해"


어멈은 그제야 눈을 뜨더라.


"예...? 숨바꼭질요? 갑자기요? "

"그래, 애미 네가 너무 심심해 보이네. 같이 놀아줄게."

" 예... 그렇게 해드릴게요. 꼭꼭 숨으세요. 머리카락... 아니 꼬리털 보이십니다."


어멈은 내가 숨을 동안 뒤돌아서 눈을 감아줬어. 나는 온 집안을 돌아다니면서 내가 숨을만한 곳을 찾아다녔지. 마침 밥을 먹고 있던 동생 비동이도 같이 숨기로 했어.  나는 마루 커튼 뒤가 딱 좋을 것 같아서 그곳에 숨었지. 비동이는 알아서 숨을 거라 생각하고, 어멈을 불렀어.


" 애미야~다 숨었다. 나 찾아봐라"

" 예... 어디 계시나요? 꼭꼭 숨은 거 맞으시나요? 너무 잘 숨으셔서 꼬리털도 안보이십니다"


숨바꼭질은 성공적이었어.

어멈은 내 꼬리털조차도 못 찾았고, 나중에 들어보니 비동이도 어멈이 한참 뒤에 찾았다지 뭐야.  

우리는 숨바꼭질 천재인 것 같아.


덕분에 어멈은 눈만 감고 있던 심심했던 오후에 우리와 즐겁게 놀았지.  어멈, 우리가 같이 놀아줘서 고맙지?

애미야, 나 찾아봐라
꼭꼭 숨으신 거 맞죠?  하나도 안보이십니다.


누구 꼬리일까요? 잘 숨으신 거 맞으시죠? 안 보여요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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