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라류 Jun 14. 2023

7. 어느 날 땅콩이 사라졌어

내 땅콩이 갑자기 사라졌어


어느 날이었어.

나는 우연히 어멈이 아범 하는 얘기를 엿듣게 되었어.


" 비동님의 땅콩이 이제 더는 필요가 없겠어요. 없애버릴 때가 된 거 같아요 "


나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어. 어멈이 뭔가 잘못 말하고 있는 것만 같았어. 내 땅콩이 필요가 없다니 그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어. 왜 내 땅콩이 어디가 어때서 , 왜 쓸모가 없다는 건지 나는 이해할 수 없었어. 그리고 뭔가 모르 무서움이 생기더라고.


그리고 한 며칠은 잠잠했어. 어멈은 특별히 나에게 무서운 행동을 하지 않았어. 그냥  평소처럼 밥도 잘 주고 간식도 잘 챙겨줬어. 그날 엿들은 땅콩 얘기는 내가 잘못 들었겠지 생각하고 한동안 잊고 지내고 있었지.


불길한 예감은 틀린 적이 없다고 했어


그러던 어느 토요일 아침이었어.

어멈이 갑자기 커다 가을 들고 오더니 어디 잠시 가야 한다며  나를 거기에  쏙  집어넣는 거야! 나는 순간 너무 무서웠었어.


"애미~ 이거 뭐 하는 짓이냐. 나를 어디로 데리고 가느냐. 당장 가방을 열지 못할까?!"

"예... 잠시만 밖에 다녀올 때가 있어요... 아주 잠시면 됩니다."


가방 안은 깜깜하고 무서웠어. 한참을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역시나 병원이란 곳이었어. 곧 의사란 인간이 나와서 나를 유심히 보더적당한 때 잘 왔다고 어멈을 칭찬하더라고.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무서웠지만 금세 잠이 들어버렸지 뭐야. 얼마나 지났을까...

눈을 뜨니 다시 집이었어.  그리고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 허전함도 있었고 뭔지 모를 슬픔이 밀려왔어. 내 머리엔 이상한 모자가 씌워져 있었어. 모자 아래로 보이는 내 모습을

가만히 보니  땅콩이 안보였어. 땅콩이 어디 갔지? 내 소중한 땅콩이 사라진 거야. 세상에!!!! 그 병원이란 곳에 땅콩을 떼서 버리고 온 듯했어.


어멈이 갑자기 원망스러웠어.


"애미 네가 나한테 어찌 이럴 수가 있느냐??!"

"죄송해요. 그래도 우리 인간들과 루이 누나와  이 집에서 오래오래 함께 살려면 땅콩이 없어져야만 한데요. 미안해요 정말. 미안해요. 대신에 오늘 드시고 싶은 고기반찬 많이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어멈의 말 이해는 잘 안 되었지만, 어멈이 진심을 다해 사과를 하니 더는 화를 못 내겠더라고.


어쩌겠어 이왕 사라진 땅콩인걸... 고기반찬이나 실컷 얻어먹는 걸로 퉁쳐야지 에휴.


여하튼 오늘은 내 묘생 통틀어 가장 슬펐던 날로 기억될 거야. 

애미야~내 땅콩 돌려다오
내 묘생 인생 가장 슬픈날로 기억될거야

(※  이 날 즈음부터, 비동이는 쫄보 겁쟁이가 되어 버렸다.)

매거진의 이전글 6. 나는 어멈을 돕고 싶었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