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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Aug 11. 2023

내려놓을 수 있는 지혜

너무 많은 걸 하고 있다.

나는 욕심이  많은  샘쟁이 하고잡이다.

책도 쌓아놓고 쫓기듯 읽어내려 나가고 있고,

화실을 나가면서 그림도 그리고 있고,

필라테스도 다니고 유산소 운동으로 수영도 병행하고 있고,

매일 성당에 나가면서 미사도 드리고, 공부도 하고,

주일학교 교사로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하며,

고3 수험생 엄마로 100일 기도도 시작했으며,

각종 모임과 친구들과의 친목도 유지해야 하고

두 아들의 엄마이자 때로는 며느리이며 때로는 딸로서 살아야 하고, 아내이자 두 고양이의 집사노릇에,

게다가 매일 회사를 출퇴근하는 직장인의 삶까지,

그리고 출퇴근 지하철에서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서 각종 SNS 도 유지 관리 하고 있고, 이렇게 브런치에 글도 읽고 쓰고 있다.


뭐 하나 버릴 게 없는 나의 소중한 일상생활들이다.

24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꽉 차게 쓰고 있으니 가끔 답답하고 틈새 없는 나의 일과에 피로도가 쌓이기도 하지만,  빈틈이 생기는 시간이 너무나 아깝다 생각하는 나다.


큰 아이 수능 100일 남은 기간 매일 기도 모임에 나가려고

달력을 보니 빼곡히 들어차 있는 매일의  일과들이 퍼즐 조각 하나가 튕겨나가듯 와르르 무너지는 모양이 되어버렸다.

'이것도 중요하고 저것도 해야 하는데...' 하면서 달력 앞에서

고민하고 있는 나를 보던 남편이 핀잔을 준다.


"하나를 하게 되면 다른 하나포기할 줄도 알아야지...

뭐 그리 다 하려고 해. 100일 기도 누가 하라고 했냐?

스스로 하겠다 맘먹었음 100일 동안 한 가지 정도는 포기해야지..."


그래 맞네... 누가 등 떠밀어서  하라고 했던가!

모두 나의 선택에 의해 짜인 일상인 것을.


욕심을 부릴 때 부리고 마음을 비울 땐 가벼이  버리자.

24시간을 빼곡히 쓰는 것만이 현명한 건 아니.

적절한 여유를 가지고 일의 우선순를 두고 하나씩 정리하며 살아가자.


어차피 나의 시간들. 내가 정하면 될 것을.

내려놓을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하다.

딱 100일 동안만 그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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