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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Jul 12. 2024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

Mid High Club의 < Homage> 노래가 흘러나온다.


Someone wrote this song before

And I could tell you where it's from

The 4736251 to put my mind at ease~


그러면서 모 연예인의 20대 데뷔 시절 또는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현재와 비교해 준다.


요즘 인스타나 유튜브 알고리즘을 타고 자주 올라오는 영상 중 하나다.

나도 잘 몰랐던 나이 지긋한 배우들의 꽃미남 꽃미녀 시절의 사진을 보면서 그들도 한때는 가장 꽃다운 아름다운 젊은 시절을 누렸던 시절이 있었구나~! 참 멋지고 예뻤구나 하며 감탄하며 계속 보게 된다.

연예인의 리즈시절 비교 사진을 보여주던 게 차츰 발전되어, 일반인들의 남편이나 아내 혹은 부모님이나 지인 그리고 본인의 리즈시절 비교 영상도 알고리즘을 타고 올라온다. 계속 보고 있자니 연예인뿐 아닌 우리들에게도 꽃다웠던 젊음의 시절이 있었음을 회상해 주는 시간이 된다.


그 청춘의 아름다움 그리고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


최근 거울을 보다 눈을 위로 살짝 뜨니 이마 위에 가느다란 실 주름 두어 개가 선명하게 드러난 게 보였다.


어머 뭐지!!

최근 눈이 부쩍 침침해지고 있고 반갑지 않은 노안이 일찍 찾아오는 바람에 억지로 눈을 찌푸려 폰이나 책을 보려고 하다 보니 자연스레 미간에 힘을 주게 되고 그로 인해 주름들이 나도 모르게 이렇게나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나이 듦"의 전유물 같은 "돋보기"안경을 부러 피해 지던 시간 대신 주름이 먼저 도착해 있니!

눈엔 아이크림을 진득하게 바르고 있는데, 의외의 사각지대에서 만난 나의 미간과 이마 주름에 잠시 속상한

마음이 먼저 섰다.

어쩌나!

그날 이후 주름에 좋다 하는 화장품과 마스크팩 검색에 열을 올렸다. 누구는 단백질 에센스를 바른다더라, 누구는 콜라겐 팩을 한다더라, 누구는 마사지 샵을 다녀야 한다더라, 누구는 다 필요 없고 피부과 시술 한방이면 된다더라, 등등 인터넷 검색의 바다에 떠도는 수많은 정보들로 오히려 머릿속만 복잡해졌고, 에라 모르겠다 일단 마스크팩부터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 한 장의 마스크팩이 이미 자리 잡은 주름 다림질 역할을 잘할지 의구심은 들긴 하지만, 조금 더디게 주름 잡히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나도 한때는 피부도 탱탱하고 예뻤는데, 하면서 그 리즈 영상 따라 한번 만들어볼까 사진첩을 뒤적거리니,  나에게도   아무것도 안 해도 예뻤을 시절이 있었구나, 그때로 돌아갈 순 없으니 차라리 아름답게 늙어지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 어려운 논제다.

단지 주름이 덜 지고 흰머리가 덜 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시간과 함께 자연히 찾아드는 변화의 수순은  누구나 밟아야 하는 당연한 길이니, 그 길을 걸어가되 외적으로는 그 나이대에 맞는 적절한 건강함과 아집 없는 너그러운 지혜를 넓혀가며 정신적으로도 건전한 사고를 유지하고, 이웃에게 한없이 베풀며 살아가는 여유를 가진 사람으로 늙어지고 싶다.

어린 친구들에게 손가락질받기보다는 박수를 받으며 늙어지고 싶고, 아들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는 스스로 독립하는 어른으로 늙어지고 싶다.


리고 이마와 눈가의 주름, 눈의 침침함, 수북이 자라나는 흰머리들을 거부한다면 아름답기보다 역행하려 발버둥 치는 보기 좋지 않 나이 듦이 아닐까도 생각을 했다.


이제 나이 듦을 인정하고 지낼 시기가 온 것이다.

아등바등 발버둥 쳐도 돌아갈 수 없는 이치임을,

"오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고 아름다운 시절" 임을 잊지 말고 하루하루 그저 감사히 '예쁘게' 살아가기를 바라본다.


오늘 출근길 가방에 돋보기를 챙겨 넣었다.

주름 한 줄 지는 것보다 차라리 눈 건강을 위해 돋보기를 쓰리라.

인정할 건 인정하고 늦출 수 있는 건 최대한 늦춰보도록 하자.

아름답게 늙어지는 오늘 하루가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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