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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Nov 14. 2024

가끔 고독하자

여기에 글을 올리고 있는지도 거의 2년이 다 되어간다. 구독자가 많은 것도 아니요, 글의 발행건수가 많은 것도 아니요, 그렇다고 글의 인기가 올라 조회수가 치솟는 것도 아니요, 그저 내 마음속 떠오르는 생각들을 가끔 기록해 올리는 , 정말 글자수 제한 없는 일기장 정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글의 조회수 '통계'를 가끔  신기하게도 꾸준히 내 글들이 누군가에 의해 읽히고 있음을 확인한다. 졸작인  글들을 읽어 주는 잠재적 구독자님들에게 그저 감사할 뿐이다. 왜 나의 글을 클릭해서 봤을까 궁금증이 생기지만 어디 물어볼 곳도 없다. 그저 감사할 뿐이지.


그래서일까, 그런 잠재적 독자님들을 위해 창작의 고통까진 아니지만 나는 오늘도 이렇게 키보드를 두드리며  적어 가고 있다.

누구를 위함도 있겠지만 , 나 자신의 습작력을 키우기 위함도 있을 것이고, 나아가 궁극적인 목표점에 도달하기 위함도 있지 않을까.

꾸준한 글쓰기는 마음을 말랑하게 해 주고, 사고도 유연하게 해 주고, 무언가 스스로 끄집어내려는 의 애씀과 노력도 보인다.

고독과 창의성의 상관관계

요즘 읽고 있는  <말센스>라는 책의 일부다.

고독이 창의성을 촉진시키고 생각을 깊게 한다고 한다.

고독이라.

나는 고독을 즐기는 사람인가?

성격상 즐기는 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창의성이 부족한가? 

뭐 꼭 그렇게 꼭 귀결시키지는 말자.

창의성도 어찌 보면 주관적 인간의 한 성향이다 보니 많다 적다를 섣부르게 판단할 수 없지 않을까. 

그리고 창의성(력) 이란 길러질 수도 있는 인간의 작은 능력치가 아닐까.

몇 년 전 읽었던 작가수업 이란 책에서도 글 쓰기 훈련을 위해 고독과 칩거를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침대 옆에 노트와 펜을 드고 눈 뜨자마자 떠오르는 글을 적으라 했다. 맑은 정신에 가장 신선한 글들이 머릿속에서 배출될 터이니 말이다.


그런데 정말이지, 나는 눈뜨고 새벽에 성당에 가는 잠시 차 안의 10여분 정도 동안에 떠오르는 글들이 많다. 차  시동을 걸다가도 신호등을 보다가도 뭔가 생각이 나고, 새벽달 볼 때나 새벽 도로 청소부를 볼 때도, 같은 시간대 교차로에서 마주하는 버스를 볼 때도 글이 떠오르기도 한다.  

조용하고 고독하며 칩거된 공간(차 안),  고요히 잠든 새벽 나 홀로 도로를 달릴 때면 이것저것 좋은 글귀가 떠오르지만 운전대를 잡고 있으니 쓸 수가 없다.  그리고 미사를 드리고 집에 다시 오면,  새벽에 한참 생각했던 글들이 머릿속에 사라져 버리고 없다. 드문 드문 단어들만 생각나고, 끄집어 다시 쓰려고 하니 그 신선한 글 냄새가 없다.

즉석으로 머리의 생각과 글을 스캔하는 기계가 있더라면, 모두 쟁여 남겨놨을 건데...

가끔 고독하자

가끔 고독하자.

앞서 발행한 글 [너 글은 재미없어]에서 처럼,

누군가는 내 글이 재미없다고 하지만, 꾸준히 회되는 내 글 누군가에는 "재미"가 조금은 있지 않을까 하며 나를 다독인다. 다만 조금 더 창의적이고 상상력이 가미되면 좋을 건데, 그 능력치는 조금 부족함을 솔직히 고백한다.


고독을 즐기자. 가끔  고독하자.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고독하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오롯이 키보드와 내 머리만이 맞대고 있고, 나는 이것을 즐기고 있으니, 나는 고독을 가끔은 즐기는 자가 맞을 것이다.


이런 고독의 즐김이 쌓여 언젠가 내 사고의 깊이가 깊어지고, 창의성과 상상력 조금 더 가미된다면, 꾸준히 내 글을 읽어주고 계신 잠재적 독자님들에게 더 좋은 글로 보답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오늘도 "고독하게" 끄적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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