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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Jun 11. 2023

작가 수업

나의 글쓰기의 궁극적 목표는 무엇일까

작가 수업


문득 브런치의 작가는 몇 명이나 될까 궁금해졌다.


초록창에 검색을 해보니 2년 전쯤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지고 계신 작가님이  분석을 해놓은 글을 봤다. 2년 전쯤의 추정치는 브런치 회원이 약 200만,  작가로 승인되어 활동하시는 분들이 약 4만~5만 정도, 그리고 출간작가로 이어지는 경우가 그중에서 10% 내외인 듯했다.


 몇만의 "작가"란 타이틀 속에 나도 있다니 가문의 영광이 아닐 리 없다.  비록 진짜 "출간 작가"까지는 아니지만  몇 글자 끄적임에 나를 이렇게 "작가"란 호칭을 부여해준 브런치란 플랫폼에 고맙다고 감사장이라도 전달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다면, 나는 작가 지망생이었을까?


아니... 전혀...

전공이 국어국문학이나 문학일까?

글쎄, 뭐... 아예 아니라곤 할 수 없지만 그런 쪽은 아니었다.  그냥 문과였지.


그런데 왜 나는 지금 여기 수만 명의 작가님들의 글 속에서 머리를 짜내며 한자라도 더 적어내려고 이렇게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리고 있을까! 과연 나의 궁극적인 글쓰기 목표는 무엇일까 생각해 본다.


몇 년 전 읽은 책이 생각난다.  <작가수업>이라고 아주 고전적인 책이다. 이 책을 읽을 그 당시에는 그저 그림을 그리면서 동화책을 써볼까 하는 생각으로 찾아봤던 책이었는데, 이렇게 브런치에서 글을 쓸 거라곤 생각도 못했던 누군가의 추천 책으로 타고 타고 들어가다 읽었던 책이다.


작가 지망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 읽었을법한 고전적인 필독서라고나 할까? 물론 이 책이 글쓰기 이론이나 작문의 기교를 가르쳐 주는 건 아니지만 작가의 기질을 배양하고 작가가 되기 위한 훈련, 글 잘 쓰는 독창적인 작가가 되기 위한 필요한 요소들, 작가의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등에 대해 쓰인 책이다. 글쓰기 책의 원조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 *1934년 출간된 책)


오랜만에 다시 책을 펼쳐 다시 읽어보았다. 그때 읽으면서 기억하고픈 페이지에 포스트잇을 무지 많이도 붙여놨더라. 그 포스트잇을 따라 몇 구절 올려본다.


꿈을 현실로 바꾸려면 그저 꿈을 꾸는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글을 쓰려면 길들지 않은 근육을 써야 할 뿐 아니라 고독과 칩거를 감수해야 한다

침대옆 탁자에 연필과 종이를 갖다 놓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글을 써라

스스로 마음이 내켜서 글을 쓰고 싶다면 말없이도 잘 지낼 수 있어야 한다

자신만의 자극을 찾으라

모든 작가는 글의 소재 대부분을 자기 스스로 찾아야 한다   - < 작가 수업> 중에서


구구절절 와닿는 , 기억해야 하는 말들이다. 특히 나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글을 써라'라는 지침을 잊지 않고, 아침마다 지하철에서 눈 뜨자마자 어딘가에 떠오르는 것을 기록하는 훈련을 계속하고 있긴 하다. 맑은 정신에 가장 신선함이 떠오르기 마련이니. (지금도 아침이다)


다시 되묻는다. 나의 글쓰기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내가 취미로 그림을 그리지만, 그림은 목표가 몇 가지 확실하다.  전시회나 공모전을 한다던지, 내 그림으로 굿즈를 만들어 판매를 한다던지, 지인들 선물을 하던지.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림책을 제작하는 등의 다양한 목표를 세울 수 있다. 그리고 그 목표를 세움에 한 장 한 장 그림이 그려지고 완성되면서 느끼는 성취감 또한 짜릿하다.


그런데 글쓰기의 목표는? 이 브런치에 글을 쓴다고 유명해지는 것도 아니고, 유튜브처럼 조회수나 구독자수로 소득이 생기는 것도 아닌데, 그저 하얀 페이지에 키보드를 두드려서 얻으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글쓰기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 하나. 등단 아니면 출간. 진정한 '작가'로서의 삶.

나도 그것을 원하는가.  대답은 "아직은 아니다"라고 하고 싶다. 아직 나는 '작가 수업'중에 있는 사람이기에.

다른 분들의 수려한 글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탁 치고, 감탄을 하면서 읽는 글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곳까지 가려면 나는 아직 멀었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점은 바꾸지 않으리라 다짐해 본다.  그림을 한 장 한 장 채워 나가듯, 글쓰기도 한 글자 한 글자 채워나감에 있어 이런 일기장의 끄적임에서 벗어나 나도 뭔가 그럴듯한 '에세이'나 '소설'도 써 봄직하지 않을까 하는 얕은 기대감을 조금 가져본다.


주말 아침이다.

아침 일찍 키보드에 나를 이끄는 이 글쓰기란 매력은 참 묘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 수업> -도러시아 브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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