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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라류 Jun 16. 2023

핫핑크의 계절이 다시 왔다

여름 한철 멋내기

핫핑크, 오랜만이야


계절의 변화는 우리 주변  다양한 곳에서 나타난다.

산천의 풀꽃과 나무들 제각기  다른 자태와 푸르름을 뿜어냄은 당연하고, 도심의  건물들 사이사이에 뿜어져 나오는 열기는 바람의 시원함을 간절히 바라게 해 주며, 우리네 인간의 옷차림은 한 꺼풀 두 꺼풀 허물 벗어내듯 훌훌 벗어 최대한 가벼이 이 계절의 변화 속에 적응하게 한다. 그 가벼움의 옷차림은 여자들에겐 멋내기 아이템을 몇 가지 더 장착하게 해 주는 기쁨도 맛보게 해 준다.


나에게 여름 시즌 한정 멋내기 아이템이 있다.

바로 페디큐어이다.


여름철엔 손과 발을 많이 드러내놓고 다니는 가벼운 옷차림이라 거기에 어울릴 만한 아이템을 장착해 주곤 하는데, 팔찌나 발찌 등의 액세서리를 추가로 해준다던지 발톱에 예쁜 색의 꼬까옷을 입혀주는 페디큐어를 해준다. 뭐 꼭 1년에 여름 한 철 한 번만 하라는 법은 없지만, 손톱이 약해서 몇 년 전에 손톱 젤 네일을 했다가 손톱이 엉망으로 망가져 더는 손톱에 옷을 입혀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 다만 발톱은 그보다 강할 것이라 믿어 이렇게 한철 시즌제로 꾸며주고 있는 것이다.  


다시 그 계절이 돌아왔다.

옷장은 하늘거리는 여름 원피스로 정리를 했고, 신발장도 가벼운 샌들이나 뮬 슬리퍼로 대열을 재정비했다. 그리고 오늘 네일샵에 들러 1년 만에 나의 발에 호사스러움을 선물했다.

 

핫핑크로  해주세요


당연히 올여름도 핫핑크로 시작했다. 쨍하고 진한 색으로 입혀줘야 발이 화사해 보이고 쪼글쪼글 주름진 발등으로부터의 시선을 돌릴 수 있는 효과도 있으며 뜨거운  여름과 어울리는 색이라면 단연코 핫핑크니 그 색을 선택 안 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 것이다.


밋밋했던 나의 발가락들에게 예쁜 옷을 입혀주고 나오는 발걸음은 한껏 들떠있다. 당장 해변가라도 가야 할 기세다.

아마 신은  여자란 인간을 만드실 때  세상 아름다움을 누리고 행하며 뽐낼 권리를 주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해본다.  이 페디큐어 하나에도 이렇게나 기분 좋을 일인 것을 보연 말이지...


올해 여름에도  나에게 핫핑크의 아이템을 장착시 작은 기쁨을 맛볼 수 있음에 감사하며, 눈부신 나의 발톱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하루다.

올여름도 뜨겁게 그리고 진하게 그리고 예쁘게 잘 지내보자!나의 발가락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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