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여행의 두 번째 도시, 피렌체.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피렌체.
이 도시의 첫인상은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옆 앞의 카페에서 도넛과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창 너머로 멀리 보이던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과 그 위에 드리워진 아름다운 푸른빛 맑은 하늘이었다.
아름답기가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그리고 조금은 더 쌀쌀한 공기와 조금 더 북적거리는 발걸음 소리로 가득했던 도시, 피렌체.
피렌체는 볼로냐 보다는 조금 더 도시적이면서 활기가 넘쳤고 보다 유럽 느낌이 물씬 풍기는 도시였다.
나의 작은 시야에도 한눈에 들어오는 아기자기한 건물들, 그냥 걷다가 아무 데서나 찍어도 마치 패션 잡지의 모델 같은 멋스러운 장면이 연출되고, 르네상스 시작이자 중심이었으며 메디치 가문의 사람들이 흩뿌려놓은 많은 지적, 문화적, 예술적 유산들이 넘쳐나는 도시. 그리고 <냉정과 열정사이> 영화의 촬영지로도
더 알려진 도시.
이 아름다운 도시를 한마디로 정의 내릴 수 있을까.
숙소를 찾아가던 무심한 길거리마저도 패션 잡지에서나 나오던 멋스러움이 있던 거리였다.
볼로냐에서 있었던 "대문열기"와의 전쟁은 여기서도 마찬가지.
3단계의 비밀번호를 풀어 우린 또 숙소에 "겨우" 체크인할 수 있었다.
피렌체는 중세시대 유럽 가죽산업의 중심지로, 장인들이 만든 가죽 제품으로 유명하며 특히 가죽시장( 중앙시장) 은 피렌치 여행의 필수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마치 서울에서 남대문 시장을 가듯.
시장의 느낌은 여는 나라 여느 도시와 별 반 차이가 없어 보였고 각종 가죽 제품들이 길거리에 즐비하게
널려있었으며, 그 특유의 쿰쿰한 가죽의 향기가 온 시장 거리를 풍겨댔다.
여러 가죽 제품을 구경하다 보니 어느덧 허기진 점심시간이라 먹거리를 찾아 우리는 중앙 시장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시장의 풍경은 여느 나라 여느 지역이나 비슷한 느낌이다.
다양한 먹거리, 식재료들, 다양한 특산품들, 여기저기서 물건을 사라고 소리치는 상점 사장님들
처음 보는 과일들과 이탈리아의 음식들로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였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시장도 실컷 구경하고, 슬슬 본격 피렌체 도시 구경에 들어갔다.
분명 볼로냐 보다 더 남쪽으로 내려왔건만, 날씨는 스산했고 4월의 날씨치곤 바람이 차가웠다.
그래도 피렌체의 멋진 거리 풍경은 막 찍어도 예술이고 너무나 아름다운 낭만으로 가득한 거리를
걷노라면, 그 추위는 금방 잊히게 된다.
구름 잔뜩 낀 하늘 아래, 몇백 년 전에 지어졌을까 수수께끼 같은 귀족 부인들이 살 것만 같은 그런 건물을
지나가며, 그냥 이 도시의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관광"이었고 "여행"이 되었다.
피렌체 기차역 바로 맞은편에서 바라봤던 산타마리아 노벨라 성당.
무료가 아닌 유료 입장을 해야 했던 터라, 오히려 관관객들이 붐비지 않고 여유 있게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가장 오래된 도미니코 수도회의 성당이라고 한다.
성당 내부의 프레스코화와 천장화를 감상하며, 거룩한 마음으로 기도초 하나 봉헌하고,
야외 정원의 드높이 올라가고 있는 나무들의 머리 위를 바라보며,
내 마음도 함께 그 위로 드높이 올려 보았다.
이 남은 여행, 건강하고 기쁜 시간으로 채워지기를 바라며, 우리는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