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오모 성당엔 준세이는 없더라
두오모 성당, 준세이는 없더라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배경이 된 피렌체,
아마 이 영화로 인해 더욱더 대중에게 알려진 도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두오모 "Duomo" 이탈리아어로 대성당을 의미하고, 라틴어로 '집'을 뜻하는 '도무스(Domus)'에서
유래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두오모 성당은 이 피렌체에 있는 성당만이 아닌,
밀라노, 시에나, 피사 등 이탈리아 여러 지역의 대성당을 지칭하는 말이다.
정확히 피렌체의 두오모 성당의 명칭은 , 피렌체 대성당,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이다.
이렇게 한 지역의 성당이 "대명사"처럼 유명해진 건, 분명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힘이 작용했다고 본다.
준세이와 아오이의 10년 전 약속했던 만남의 장소로,
애절한 이별과 그리움의 시간 끝에 다시금 그 둘의 사랑을 이어주는 시작점인 장소였던 곳.
왜 하필 두오모 성당 탑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었는지.
영화를 볼 때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으나,
막상 내가 그 좁은 계단길을 올라가 보니, 하늘과 맞닿은 곳에 피렌체 전경이 내려다 보이고
두오모 성당이 주는 그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없던 사랑의 감정도 새록 피어나게 하는 게 아니었을까.
두오모로 올라가는 가파른 계단 통로는 겨우 한 사람이 올라갈 만큼 좁고 경사진 곳이었다.
앞서 가는 사람의 뒷모습만 보고 올라가야 했던 그 계단의 끝에,
한눈에 들어오는 피렌체의 아름다운 모습에 잠시 힘듦을 잊게 만든다.
그리고 준세이를 찾아본다. 그런데 준세이는 없더라.
영화에서 치기 어린 준세이와 아오이는 10년 뒤, 피렌체 두우모에서 만나자고 했던 그 둘의 약속은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나게 되는 장소로 ,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상상을 하며
두오모 꼭대기로 올라가지 않을까.
나의 준세이는 어디에 있을까.
그런 아련하고 애절한 사랑을 했었던가 하는 기억을 곱씹어보지만,
글쎄... 항상 나의 연애사 마지막은 애절함 보단 칼같이 도려냈던 칼자국만 남아 있는 듯,
그래서일까 두오모에는 나의 준세이는 없더라.
잠시 낭만적인 감상은 뒤로하고, 다시 피렌체의 전경에 빠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