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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

by miu

나와 오랜, 좋은 사람들과의 전화는 따뜻하다. 가장 큰 건 여운이 남는다.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시간 그 후로도 오래도록 이어질 때가 있다.


일하면서 문득 상금언니가 생각났다. 이윽고 전화를 걸었고 언닌 늘 그렇듯, 무심한 듯하지만 무척이나 따뜻한 성격 답게. 신호가 걸린지 단 2초 만에 응답한다. "응 초아야... 어디니?". 이 한마디로 날 반긴다.


도란도란 차분하게 무심한 듯 여느 날처럼 우리의 일상을 나눴다. 조만간 우리가 자주 가던 광화문 뚝감에서 삼겹살을 먹자.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조금 지났을까. 시윤언니 생각이 났다. 늘 수시로 내게 안부전화를 먼저 걸어오는데. 세련됐지만 그 안은 굉장한 순수함을 가진 소녀같은 언니다. 신호가 걸린지 2초쯤 지났을까. "어, 초아야! 밥 먹었어?"로 날 반긴다. 언니는 내게, 집에 김치 아직 남았는지. 김치 필요하진 않은지. 물어본다.


별다른 내용 없이. 잔잔한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 전화를 끊고 난 후 내 마음은 따뜻한 솜사탕이 됐다.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것. 상대방에겐 큰 힘이 된다. 어떨땐 살아가는 힘이 될 수 있다.


나는 누군가 내게 전화를 걸어왔을 때. "누구세요?" 보단 "초아야."와 같이, 전화를 걸어온 상대방의 이름을 불러준다. 전화를 먼저 걸어온 상대방에게, 당신이 누군지 알고 있어요. 혹은 당신을 배려.하고 있는 듯한 기분을 주면 좋지 않을까.하는 이유에서다. 마치 당신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듯한 기분. 딱 그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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