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절친의 엄마와 우정이 생겼습니다

육아를 하며 알게 되는 좋은 인연

by 행복수집가

이번 주말엔 수지와 0세부터 절친인 A와 만났다. 수지는 돌 전부터 어린이집을 갔는데 A도 비슷한 시기에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알고 보니 우리 집 바로 아래층에 살고 있었다.


같은 어린이집을 다니는 것도 인연인데, 아랫집에 살고 있던 이웃이라니 정말 신기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A와 자주 만나고 나도 A 엄마랑 친해지게 되었다


A 엄마랑 몇 번 만나서 얘기하다 보니 은근히 말이 잘 통하고 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며 같은 어린이집을 보내고 있었기 때문에 공감대가 많았다.


우리 아이들은 어린이집에서도 사이가 좋았다. 나름 소문난 절친이었다. 너무 어린 아기들은 친구와 같이 어울려 노는 개념은 없다고 한다.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놀뿐이고, 놀고 싶은 게 같으면 어울려서 놀기도 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이 아이 둘은 아주 아기 때부터 둘이 만나면 그렇게 좋아하고 반가워하고, 같은 공간에서 따로 노는 것 같지만 서로 잘 챙겨주며 놀았다. 서로를 의식하고, 챙겨주고, 반응하고, 관심을 가지며 놀았다.


내 아이가 또래 친구와 지내는 모습을 가장 처음 가까이서 보게 된 A인데, 둘은 뭔가 눈에 보이지 않는 끈끈한 우정이 분명히 있었다.


그 당시 어린이집 선생님도 이 두 아이는 반대의 성향을 가진 아이들인데, 놀 때 보면 서로 챙겨주고, 배려하고, 싸우지 않는다고 했다. 정말 신기하고 희한해서 연구 대상이라고 했다.


이 아이들은 올해 들어 서로 다른 어린이집을 가게 됐지만, 나와 A의 엄마가 연락을 하고 있어서 그 후에도 몇 번 만났다. 만날 때마다 아이들은 정말 반가워하고 좋아하면서, 따로 또 같이 놀았다.


둘 다 좋아하는 취향이 다른 편이라, 같은 공간에 가도 다른 걸 하며 노는데 서로 다른 걸 좋아하다 보니 뭔가 하나를 가지고 싸울 일이 없다. 그렇다고 아예 다르게 노는 게 아니라, 각자 하고 싶은 걸 하고 놀다가도 꼭 중간중간 서로를 찾고 챙기며 같이 놀기도 한다.

같이 무언가를 하며 잠시 놀다가 또다시 각자 하고 싶은 걸 하고, 그러다가 또 둘이 만나서 놀다가 각자 하고 싶은 걸 하러 간다. 이 아이들은 같이 놀면서 싸운 적이 없다. 뭔가 이 두 아이가 서로에 대한 선을 지키는 것 같은 느낌이다.


이 아이들도 어떤 부분을 건드리면 싫어하는 것이 있는데, 이 두 아이들은 서로에 대해 그런 점이 무엇인지 알고 선을 지키며 노는 느낌이었다. 어른의 시선으로 보니 그랬다. 그런 모습이 항상 신기하고 귀여웠다.


두 아이 다 이제 말도 잘하는 4살이라, 둘의 대화가 얼마나 귀엽고 웃기는지, 아이들이 말하는 걸 들으며 정말 많이 웃었다.


뭔가 주제 없이 의식의 흐름대로 말을 하는데 말을 하다가 무엇 하나에 꽂히면 그 말만 계속하며 뭐가 그리 웃기는지 깔깔거리며 웃는다. 아이들이 웃으니 어른인 우리 엄마들도 덩달아 같이 웃게 된다.


이 아이들이 0세의 우정을 지금 만 3세까지 꾸준히 지켜온 게 대견하고 기특하고 감사하다.


이제 서로 안 보면 보고 싶어 하고, 만나는 날이 되면 기다리고 기대한다. 만남을 기대하며 설레어하는 아이의 모습은 그저 행복하기만 하다. 들뜬 아이의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모른다.


길을 걸을 때 둘이 손을 잡고 걷기도 하고, 서로 행동을 따라 하기도 하고, 둘이 대화하며 웃기도 한다. 밥 먹으러 가서 식사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시간에도 둘이 나란히 같이 앉아 컵과 숟가락으로 자기들만의 놀이를 하며 얌전히 기다리는 이쁜 아이들.


그리고 점심은 파스타를 먹으러 갔었는데, A가 수지보다 식사를 빨리 마쳤고 수지는 파스타를 좋아하기도 하고 배가 많이 고팠던지, 천천히 오래 파스타 두 그릇을 먹었다. 자기 분량을 먹고도 더 먹고 싶어 한 수지에게 A가 자기의 남은 파스타를 수지 그릇에 담아주었다.


귀여운 포크질로 짧게 잘라놓은 파스타 면을 하나하나 옮겨주는 게 너무 귀여웠다. 이렇게 해서 수지는 A가 남긴 파스타까지 야무지게 잘 먹었다.


오늘 아이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가득 볼 수 있어서 참 행복했다.


아이들과 있는 매 순간 웃고 있었다. 주차를 조금 멀리해서 땡볕에 걷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그 상황에서도 그저 즐거워하고 짜증 한 번 내지 않았다.


이런 아이들에게서 어른인 우리 엄마들에게도 긍정의 기운이 전달되어, 힘들지 않았다. 아이들과 땡볕에 걷는 것도 추억이 되었다.


그리고 수지와 친구 A는 워낙 어릴 때 모습부터 봐와서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아직 걷지도 못할 때 어린이집을 가던 그 어린 아기 때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때가 생생하게 생각나는데, 이렇게 많이 자라서 어느새 식당에서 한자리 차지하고 앉아 스스로 수저를 들고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괜히 뭉클하기도 했다.


A의 엄마도 밥을 먹는 아이들을 보며 같은 마음을 느끼고 있었다. 우리는 같은 마음을 공유하며 이렇게 잘 자라준 아이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즐겁게 식사했다.


A의 엄마와는 몇 번 만나다 보니 나와 결이 비슷하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알고 지낸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대화하면 편하고 같이 있는 게 불편하지 않다.


우리도 이 아이들처럼 성향은 다르지만 서로 공감하는 영역이 많이 겹치고, 생각하는 것도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만나면 ‘무슨 얘길 해야 하지’ 하는 게 아니라, 그냥 편한 마음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루어진다.


엄마들이 서로 결이 비슷하고 맞다 보니, 아이들도 더 친해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육아를 하며 좋은 인연을 새롭게 알아가게 되는 것이 감사하다. 이렇게 아이를 통해서 알게 되는 새롭고 좋은 인연들이 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인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의 우정도 건강하게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이고, 우리 엄마들의 우정도 오래갔으면 하는 마음이다.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힘이 되는 인연으로 곁에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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