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존재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날
8월 28일은 남편의 생일이었다.
생일 기념으로 우리 부부는 점심시간에 같이 밥 먹고, 카페도 가서 짧은 시간 동안 알차게 데이트했다. 부부가 같이 마주 앉아 밥 먹고 차 마시며 대화를 나누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소중한 시간인지,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많이 느낀다.
아이와 같이 있으면 부부의 대화를 온전히 끝까지 이어가기 힘들다. 대화를 하다가도 아이 때문에 말이 끊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이렇게 둘이 시간 내서 밥을 같이 먹으며 대화하는 시간의 소중함이 크게 와닿는다.
그리고 이 날은 아이 하원 시키러 우리 부부가 같이 갔다. 하원 시간에 수지는 선생님 손을 잡고 나오면서 엄마 아빠가 같이 데리러 온 걸 보더니 정말 좋아했다. 엄마 아빠의 양손을 잡고 신나게 걸어 나오며 조잘조잘 얘기하는 수지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우리는 같이 생일 케이크를 사러 갔다. 빵 케이크보다는 두고두고 오래 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샀다.
수지는 아이스크림 가게 안에 들어가자마자 다른 고민 없이 바로 케이크 하나를 골랐다. 케이크를 사고 빨리 촛불을 불고 싶은 수지는 밖에서 더 놀지 않고 집으로 바로 왔다.
집에 오자마자 ‘엄마 케이크 하자 케이크 하자’ 하며 서두른다. 아이들은 생일 케이크 촛불 부는 걸 왜 이렇게 좋아하는 걸까. 케이크 촛불을 불면 자기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걸까. 서두르는 수지의 모습도 정말 귀여웠다.
수지 앞에 케이크를 꺼내 주었더니, 수지가 방에 있던 아빠에게 어서 나오라고 부른다.
수지 아빠, 그리고 내 남편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축하 노래를 부르고 우리만의 소박한 생일 파티를 했다. 촛불은 수지가 후후 불어 다 끄고 박수를 쳤다. 케이크도 맛있게 잘 먹었다.
아이는 생일의 의미보다는 케이크에 초를 꽂고 노래 부르고 촛불을 끄는 이 의식을 너무 즐거워한다. 우리 생일날 그냥 케이크 없이 지나갈 수도 있지만, 이렇게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서 생일날은 꼭 케이크를 사고, 노래 부르며 축하한다. 생일날의 이 추억은 항상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결혼 전에 우리 식구들은 누구의 생일이 되면 꼭 다섯 식구 같이 모여서 그날은 케이크를 사서 생일 축하를 해주었다.
특별한 선물은 꼭 하지 않더라도, 생일날은 다 같이 모여서 생일 축하하며 케이크를 먹었는데, 그 시간이 켜켜이 쌓여서 정말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우리 삼 남매가 다 크고, 각자의 직장을 다니며 한 가족이 한집에 살아도 얼굴 보기 힘든 날이 왔다. 그러다 보니 식탁에 모여 다 같이 식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런데 생일날만큼은 우리 가족 다 같이 모여서 꼭 생일 축하를 같이 했다. 생일날 모여서 생일 축하를 해주는 건 어느 순간 우리 가족의 약속이 되어 있었다.
생일 축하는 항상 기쁘고 즐거운 분위기다. ‘너라는 존재가 있어서 정말 행복해, 있어줘서 고마워’ 이런 마음으로 기뻐하고 축하한다.
가족들이 각자 다 바빠서 한데 모이기 힘들더라도, 생일날만큼은 같이 모여서 축하하고 케이크도 먹고 대화도 나누며 사진도 찍는 시간을 가지는 게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시간들을 매번 가지다 보니, 우리 가족들이 알게 모르게 뭔가 더 끈끈하고 서로 챙기는 따뜻한 마음이 더 단단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 수지 가족도 매번 생일 축하를 꼭 같이 하고 있다. 거창하지 않아도, 케이크 하나만 있어도 충분히 행복하고 즐겁다.
생일 축하하며 한자리에 같이 있으면, 그저 우리 식구 같이 있을 수 있는 것 만으로 얼마나 감사한 것 인가하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내 곁에 있어주는 존재가 당연한 게 아니라 소중한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