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속에서 충만한 행복을 느낀 시간
8월의 마지막 일요일엔 우리 세 식구 수목원으로 나들이 갔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여름이라 조금 덥기도 했지만 나무가 가득한 수목원엔 그늘이 많아서 괜찮았다.
더운 날엔 물놀이가 좋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름의 쨍하고 선명한 풍경을 가까이서 잘 볼 수 있는 수목원도 참 좋다고 생각한다.
수목원에 들어가자마자 반겨주는 우거진 숲과 나무들, 그리고 푸른 잔디밭과 유난히 파란 이날의 하늘이 정말 아름다웠다. 이 풍경을 보자마자 마음이 시원해진다.
우리는 나무 그늘 아래 데크에 돗자리를 펴고 앉았다. 돗자리에 신발을 벗고 앉는 것만으로도 수지가 재밌어했다. 아빠랑 엄마도 신발 벗었다고 말하며 좋아하는 아이가 너무 귀여웠다.
잠시 앉아서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말없이 바라보며 감상했다. 그리고 매미가 세차게 울어대는 소리가 가장 여름스러운 음악 같았다. 내가 자연 속에 들어왔구나 하는 게 실감이 났다. 정말 다른 말 필요 없이 너무 아름다웠다.
남편은 앞에 보이는 송신탑을 보고 에펠탑 같다고 했다. 그 말에 웃음이 나왔다. 송신탑도 에펠탑으로 보는 남편의 시선이 사랑스러웠다. 남편이 그렇게 말하니, 내 눈에도 에펠탑처럼 보였다.
에펠탑 실제로 본 적 없는 두 사람이지만, ‘이게 에펠탑이구나’ 하고 여기니 파리의 에펠탑을 보고 있는 듯 느껴지는 기분이 꽤 좋았다.
그 아름다운 풍경을 한참 눈에 가득 담고 수지가 저기로 가보자고 해서 산책을 시작했다.
그리고 수목원의 동물원에 구경을 갔다. 동물 종류가 많진 않았지만, 그래도 동물 하나하나 잘 관찰하고 재밌어하며 인사해 주는 수지를 보니 너무 귀엽고 즐거웠다.
동물이 안 보이면 “어디 숨었지?” 하며 우리 밖을 한 바퀴 돌기도 하고, 조랑말이 신기한지 우리 안으로 들어가서 가까이서 보고 싶어 하는 수지를 말리기도 했다.
우리 안에 있는 동물들 식수로 쓰는 물을 보면서도 “여기에서 목욕하는 거야” 하고 말하기도 했다. 보이는 모든 것을 자기의 방식대로 이해하고 표현하는 아이가 정말 귀여웠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 있어서인지, 수지도 신이 나서 나무 사이를 뛰어다녔다. 자연 속에서 즐거워하는 아이를 보며 요정이 있다면 진짜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아이의 작은 몸짓에서 온갖 사랑스러움을 다 뿜어낸다. 자연으로 충만한 곳에서 사랑으로 충만한 아이를 보는 그 순간이 정말 행복했다.
그렇게 산책을 하다 보니 우리 세 식구 다 땀을 흘리고 있었다. 수지의 머리도 땀으로 젖었지만 아이는 짜증 한번 안 내고 그저 즐거워했다. 그런 아이와 함께 있으니 우리 부부도 행복하기만 했다.
산책을 다 하고, 우리는 돗자리로 돌아와서 점심으로 꼬마김밥을 맛있게 먹었다. 점심을 다 먹고 자리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수목원에서 함께하는 시간 동안 우리 세 식구는 충분히 즐겁고 행복했다.
키즈카페나, 물놀이가 아니더라도 땀이 나긴 하지만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즐거워하는 아이의 모습이 충만한 행복감을 안겨 주었다.
아름다운 자연은, 그 안에서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저 가만히 바라보기만 해도 나에게 휴식과 평안을 준다. 내가 이 자연 속의 또 하나의 자연임을 느낄 때 오는 그 쉼과 평안을 사랑한다.
여름이 다 지나기 전, 가을이 오기 직전의 푸르고 청량한 수목원에서 우리 가족의 행복한 추억 한 페이지를 남기게 되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