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하루에 심어놓은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나는 매일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에 대해 더 집중한다. 그리고 내 하루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나하나 채워간다.
직장과 집에서는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 이 역할로 인해 내가 해야 하는 일은 싫든 좋든, 책임감을 가지고 한다. 하지만 내가 해야 하는 일만으로만 하루를 채운다면 너무 삭막할 것이다.
이 일들을 하며 얻는 보람과 성취감도 분명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내 마음의 허전한 공간을 다 채울 순 없다. 내 마음이 만족감과 행복으로 가득해지는 순간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때다.
그래서 나는 하루 속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가득 심어놓았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하루 속에 심어놓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적어보려 한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면 이불을 정리하고, 베란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다. 그리고 열린 창문 앞에서 숨을 크게 들이쉰다. 아침에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면서 아침 공기를 마시면 몸과 정신이 맑게 깨어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시간을 매일 아침 꼭 가진다. 내가 무척 좋아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매일 아침 그 날의 날씨를 온몸으로 느끼는 것도 좋아한다. 아파트 1층 현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서 날씨를 피부로 느낀다. 매일 비슷한 듯 해도, 그날그날의 날씨는 조금씩 다르다.
같은 더운 날이라도 습도 없이 선선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고, 아침부터 열기가 온 몸으로 확 퍼지는 것 같은 날도 있다. 이렇게 조금씩 매일 다른 날씨를 피부로 느끼면서 오늘 하루가 시작 된 것을 실감한다. 더우면 더운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맑으면 맑은대로, 흐리면 흐린대로 날씨를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도 내가 행복을 느끼는 작은 조각이다.
그리고 나는 매일 아침마다 집에서 디카페인 아이스 카페라떼를 만들어 텀블러에 담아가는데, 출근하고 마시는 시원한 커피 한잔이 나에게 큰 기쁨이다. 이 커피 마시려고 출근하나 싶을 정도로 참 좋아한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이 커피 한잔은 아이 등원시키느라 부지런한 아침을 보낸 나에게 주는 보상이자, 휴식이자, 힘이다. 나에게 이 커피가 주는 기쁨이 매우 크다.
회사에서 일하다가 조금 여유가 생기면 틈틈이 필사와 독서를 하기도 한다. 필사와 독서는 내 마음의 활력을 채워주고, 평안을 지켜준다. 필사와 독서를 하면 마음이 단정하게 정돈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사유하게 된다. 사유의 시간을 잠깐이라도 가지면, 내면이 조금 더 단단해지고 깊어지는 걸 느낀다. 하루 중 절대 놓칠 수 없는 시간이다.
'사유' 는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으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늘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사는 것 같지만, 사실 내 안의 깊은 마음을 들여다보는 사유는 외부 자극이 가득한 곳에서는 하기 힘들다.
외부의 소리를 차단하고, 오직 내 안의 소리만 들으려면 고요속에 있어야 한다. 나에겐 필사와 독서가 내 마음에 고요함을 주고, 사유하게 한다. 그래서 필사와 독서를 하며 사유하는 이 시간도 무척 좋아한다.
그리고 아주 잠깐이라도 하던 일을 멈추고, 눈을 감고 호흡에만 집중하는 명상의 시간도 가진다. 고민이 있거나, 여러 생각들로 복잡할 때 잠시 눈을 감고 멈춤의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복잡했던 생각이 정리가 되는 것을 느낀다.
그 시간을 통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마음속으로 나와 대화를 나눠본다. 그러다 보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과 불필요한 것을 구분하게 되고, 내 안에서 답을 찾아 내기도 한다. 그래서 이 명상의 시간은 내 삶에 꼭 필요하다.
또 하나, 내가 좋아하는 시간은 자연을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이다. 사무직인 나는 회사에서 거의 컴퓨터 앞에만 앉아있다. 그렇다고 컴퓨터 화면만 계속 들여다보진 않는다. 일부러 뒤를 돌아 창밖을 보며 자연을 바라보는 시간을 꼭 가진다.
하늘과 나무, 유유히 흐르는 강, 날아가는 새들을 보며 그 풍경에 잠시 젖어본다. 이렇게 지친 뇌와 눈을 쉬어주고, 마음의 평안을 챙긴다. 가만히 자연을 바라보는 것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취미이자 일상이다.
멍하니 보고 있으면, 그 행위 자체로 마음이 평안해지고 조급한 마음이 느긋해지고 여유로워지는 것을 느낀다. 이렇게 잠시 마음을 환기하고나서 다시 업무에 집중하면, 훨씬 더 활력이 생긴다.
이런 활동들이 나의 행복이고 기쁨이다.
직장인 엄마, 아내로서 여러 역할을 감당하는 나에게, 잠시 이 모든 역할을 내려놓고 '그저 나 자신' 으로 온전히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는 것. 그것이 내가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
하루 틈새에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조각조각 많이 끼워 놓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가득 심어놓은 하루는 불평 불만보다 감사와 행복이 더 많을 수 밖에 없다. 이런 하루를 보내고나면, 언제나 하루 끝에 '오늘도 행복했다'는 마음이 남는다.
오늘 나를 행복하게 한 것에만 집중하면 그 하루는 나에게 행복으로 남는다. 내가 보낸 하루속에 모든 일이 다 좋았던 것도 아니고, 힘든 일이 있는 날도 있다.
하지만 힘든 일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을 힘들게 받아들인 내 마음이 힘들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안다.
'이것도 곧 지나가고 끝이 있다' 는 마음으로 하고나면, 힘들었던 일을 통해 오히려 한단계 더 성장해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거기서 느끼는 뿌듯함과 성취감은 또 다른 행복으로 다가온다.
모든 건 지나가기 마련이다. 힘든일도 지나가고, 좋은일도 지나간다. 어떤것에도 집착하지 않고, 흘러가는대로, 지나가는대로, 오면 오는대로, 가면 가는대로 두면 마음에 오롯이 평안함만이 남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하루를 채우면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에 더 집중한다. 나에게 좋은 기억과 감사, 행복을 느꼈던 순간들을 음미하다 보면 마음 한켠에 잔잔한 행복이 스며드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나는 항상 내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더 깊이 생각하고, 그 일을 찾아 나선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에 더 집중할수록 내 하루와 삶에 행복이 더 가득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