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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빛 하늘을 바라보는 일상의 행복

by 행복수집가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 온 지 4개월이 지났다. 이 집은 예전에 살던 집 보다 평수도 넓고 위치도 좋아서 전반적으로 무척 만족스럽다. 그리고 특히 마음에 드는 건, 집이 남서향이라 저녁 무렵 해가 지는 하늘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아침에는 베란다와 거실 창문으로 햇빛이 들어오고, 저녁 무렵이 되면 부엌에 있는 창문으로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을 볼 수 있다.


붉은 해가 비추는 하늘은 어떤 날엔 핑크빛으로, 또 어떤 날엔 주황빛으로 곱게 물든다. 한낮의 맑고 푸른 하늘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진한 파란 하늘 위에 하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구름이 어우러진 풍경은, 너무 아름다워서 그저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말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는 그 순간이, 하루 중 가장 평온한 시간처럼 느껴진다.


언젠가부터 해가 저무는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는 게 습관이 됐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보느라 창문 앞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하루 중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이 시간만큼은 마음이 고요해지고 하루가 온전히 채워지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나만 이 풍경을 즐기는 게 아니다. 우리 세 식구 모두 노을빛으로 물든 저녁 하늘을 보는 걸 참 좋아한다. 남편은 창밖으로 아름다운 하늘이 보이면 감탄하며 나를 불러 함께 보자고 한다. 이런 풍경은 혼자 볼 때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바라볼 때 훨씬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내가 창문 앞에 서서 조용히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느새 내 곁에 남편과 수지가 내 곁으로 다가와 함께 하늘을 바라본다. 가족과 함께 바라보는 하늘은 더없이 아름답고, 그 순간의 행복은 한층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같은 풍경을 함께 바라보는 그 시간이, 우리 가족의 하루를 더욱 포근하게 만들어준다.


일상 속 이런 순간들을 통해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다. 내가 살아서 이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깊은 감사가 밀려온다. 그리고 그 풍경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느낀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선물처럼 느껴진다. 이 소중한 선물을 잊지 않고,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삶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끼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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