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한 제주: 스누피가든과 귤따기 체험

by 행복수집가

지난주, 가족과 함께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가족 제주 여행이었다.


작년에 처음 비행기를 탔던 수지는 그때는 조금 긴장한 듯했지만, 1살 더 자란 이번에는 비행기 타는 시간을 한결 여유롭게 즐겼다. 창밖 하늘 풍경을 신기한 듯 바라보는 수지의 모습이 무척 사랑스러웠다.


수지는 구름이 많은 하늘을 보며 "엄마, 저기 안에 천국 있어!"라고 말하기도 하고, 제주도에 가까워져 커다란 풍력발전기가 보이자 "엄마 바람개비야!" 하고 외치기도 했다. 그 천진난만한 목소리와 표정이 아직도 마음속에 선명하다.


비행기 창밖 풍경을 보며 감탄하고, 그때그때 느낀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러웠다.

수지 덕분에 비행기 안에서도 내 마음이 한결 더 즐거웠다.




제주에 머무는 동안 날씨는 흐렸지만,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서 여행하기 좋았다. 우리는 구좌읍에 숙소를 잡고, 그 주변에서 여유롭게 머물며 제주를 느꼈다.

제주에 도착한 첫날은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숙소로 가는 길에 저녁을 먹고, 마트에 들러 장을 보니 어느새 어두워졌다. 그래서 첫날은 관광 대신 숙소로 바로 갔고, 관광을 하진 못했다.


둘째 날부터는 본격적으로 제주 여행을 즐겼다.

오전에는 스누피가든을 방문했다. 스누피가든은 굉장히 넓었고, 실내 전시관과 야외정원이 있었는데 곳곳이 귀엽고 아기자기한 볼거리로 가득해 보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우리는 이쁜 곳에서 사진도 많이 찍고,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를 만큼 즐겁게 구경했다.


스누피를 잘 몰랐던 수지도 귀여운 스누피 친구들에게 흠뻑 빠져들었다. 요리조리 뛰어다니며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그곳에 한참 머물며 놀았다.


스누피가든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귤의 정원 바령'이라는 귤 따기 체험농장에 갔다. 우리 부부도, 수지도 귤 따기 체험은 처음이었다.


우리는 귤바구니 2개를 신청하고, 사장님의 안내를 따라 귤밭으로 들어갔다. 차를 타고 다니며 멀리서 자주 보던 귤나무였는데, 이렇게 가까이 들어가 직접 보니 느낌이 전혀 달랐다.


키가 작은 귤나무는 수지가 체험하기에도 딱 알맞았다.

우리는 어떤 귤을 따야 하는지, 어떻게 가지를 자르는 건지 설명을 듣고 본격적인 귤 따기를 시작했다.


수지는 야무지게 가위 하나를 들고 아빠와 함께 귤 따기를 시작했다. 재미있어하며 신난 수지는 귤 하나를 따서 통에 담을 때마다 발을 동동 구르며 좋아했다.

하나씩 딸 때마다 성취감이 느껴지는 듯, 얼굴 가득 뿌듯한 미소를 지었는데 그 모습이 무척 사랑스러웠다.


수지는 아빠랑 같이 귤을 따고, 나도 통 하나를 들고 열심히 귤을 땄다. 귤이 워낙 많아서 금세 한통이 가득 찼다.


귤을 좋아하는 남편은 귤을 따면서 많이 먹기도 했다.

(귤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귤 따기 체험은 정말 최고다!)


귤농장 주변은 온통 푸른 숲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초록으로 가득한 풍경을 눈에 담으며 귤을 따는 그 순간이 참 행복했다. 그저 이 푸른 자연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묵은 때가 씻겨 내려가고,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귤 따기 체험을 마친 뒤에는 농장 안에 있는 자연놀이터로 향했다. 이곳은 사장님이 직접 나무를 자르고 다듬어 만든, 말 그대로 '자연 그대로의 놀이터'였다. 겉보기엔 특별할 것 없어 보였지만, 수지는 그곳에서 한참을 뛰어다니며 신나게 놀았다.


아파트 단지의 잘 꾸며진 놀이터에서 노는 것보다, 뭔가 조금은 엉성한 듯 보이지만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놀이터에서 노는 수지는 한결 더 편안하고 자유로워 보였다.


그 모습을 보며, 이곳 사장님 부부의 정성과 따뜻한 마음이 곳곳에 스며 있음을 느꼈다.


자연놀이터에서 실컷 논 뒤에는 레일차를 타러 갔다.

레일차 역시 사장님이 직접 만든 것이었다. 직접 타보니 속도도 빠르고 생각보다 훨씬 즐거웠다.


나와 남편은 번갈아가며 수지와 함께 레일차를 탔다.

수지는 신나서 소릴 질렀고, 나와 남편은 오히려 수지보다 더 큰 소리를 내며 레일차를 제대로 즐겼다.


'이렇게 재밌을 수가!'

정말 너무 즐거워서 한번 더 타고 싶었지만, 뒤에 기다리는 분들이 계셔서 욕심껏 타지는 못했다.

그래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귤을 따러 왔다가 이런 흥미진진한 체험까지 하게 되니, 생각지도 못한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인생 그네'를 타러 갔다. 탁 트인 멋진 풍경을 바라보는 언덕 위 커다란 나무에, 사장님이 직접 달아놓은 커다란 그네가 있었다. 그 옆에는 손수 써 붙인 이름표처럼 '인생그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네가 있는 곳으로 가보니, 말 그대로 '인생그네'였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넋을 놓고 바라봤다.


그네가 없었다고 해도, 그곳은 충분히 '인생명소'라 불릴만했다. 그 풍경을 바라보며 '정말 제주에 왔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들었다.


'귤의 정원 바령' 에서 보낸 모든 순간이 다 좋았다.

내내 웃었고, 즐거웠고, 행복했다.




일상에서 벗어난 여행의 즐거움을 가족과 함께 온전히 만끽했다. 즐거워하는 아이와, 좋은 마음을 함께 나누는 남편 곁에서 보낸 모든 순간이 잊지 못할 행복으로 마음 깊이 남았다.


여행 속 새로운 경험들은 익숙한 일상에 길들여 있던 마음에 맑은 바람을 불어넣는다. 생각이 환기되고, 마음이 새로워지고, 그 안에서 새로운 에너지가 차오른다.


낯선 곳에서 처음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순간이 나를 다시 바라보게 하고, 타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까지도 부드럽게 바꿔준다.


익숙한 일상을 성실히 살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때로 여행을 통해 새로움을 경험하면 일상을 더 다정하게 바라보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의 힘을 얻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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