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마음이 약이 된 날

두통이 사라진 이유

by 행복수집가

요즘 날이 춥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인지, 한동안 없던 두통이 생겼다. 특별히 신경 쓰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일도 없었는데 두통이 찾아왔다. 약을 먹어도 이틀 정도 통증이 이어졌다.


그날 저녁, 남편도 피곤하다며 거실 매트 위에 누워 있었고, 금방이라도 잠이 들 것처럼 보였다 나는 누워 있는 남편 옆에 앉았고, 머리가 아파서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남편이 그런 나를 보더니 "머리 아파?" 하고 물었다.
"응." 하고 대답했다.


저녁을 먹기 전에도 두통이 있다고 말했었는데, 여전히 아파하는 나를 보며 남편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놀자고 하는 수지에게 "엄마는 아프니까 오늘은 아빠랑 놀자."라고 말한 뒤, 나에게는 쉬라고 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피곤하다며 누워 있던 사람이, 내가 아프다는 말에 이렇게 말해주는 게 무척 고마웠다.

곧이어 남편은 내 목 뒤를 천천히 주물러 주었다. 아빠가 엄마에게 안마를 해주는 모습을 보더니 수지는 "나도 할래!" 하며 내 어깨를 통통 두드려 주었다.


두 사람의 손길을 받으니 마음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었지만, 정말로 머리가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았다. 참 고마웠다.


마사지를 마친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놀기 시작했다.
남편은 수지와 몸으로 부딪히며 놀아주었고, 수지는 신나서 땀까지 흘리고 얼굴이 빨개졌다. 그렇게 열정적으로 노는 두 사람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났다.


나는 그 옆에 담요를 덮고 누워 있었다.
두 사람이 있는 그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머리는 여전히 아팠지만, 두 사람이 깔깔 웃으며 노는 모습을 보고 있자 마음만큼은 맑고 개운해졌다.


수지는 잠자리에 들기로 한 시간이 될 때까지 쉬지 않고 아빠와 놀았다. 지칠 줄 모르는 수지 옆에서 남편은 힘든 내색 하나 없이 함께 웃고 있었다. 전혀 억지스럽지 않고, 그저 수지와 노는 시간이 즐거워 보이는 얼굴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새삼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남편, 정말 대단하다. 정말 최고의 아빠다.'


한참을 놀고 난 뒤 수지는 잠자리에 들었다. 내가 수지를 재우려고 일어나자 남편은 "오늘은 내가 재울게. 좀 더 쉬어." 라며 나를 토닥였다.


남편이 저녁 내내 수지와 놀아줬으니, 재우는 건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것마저 자기가 하겠다고 했다. 그 말에 마음이 찡해졌다.


이미 충분히 쉬고 있었는데도, 남편은 내게 쉬는 시간을 더 내어주었다.

막 감기 몸살이 온 것도 아니고, 열이 나는 것도 아닌데, 그저 두통이 조금 있는 것뿐인데도 이렇게 세심하게 나를 챙겨주었다. 정말 고맙고, 또 고마웠다.


그렇게 남편의 챙김을 받은 덕분에 그날 저녁 푹 쉬었고, 다음 날이 되자 두통은 말끔히 사라졌다. 약을 먹고 잔 것도 아닌데, 남편의 마음이 나에게 약이 된 것 같았다.


나와 수지를 살피고 다정하게 대해주는 남편의 따뜻함이 마음에 스며든다. 내 옆에 남편이 있어서, 참 고맙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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