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리에 담아 전한 마음
며칠 전 아침, 아이 등원 준비를 하고 있는데 수지가 친구에게 줄 거라며 젤리 두 개를 챙겼다.
반에서 가장 친한 친구인 다○이가 자기에게 줄 간식을 들고 온다고 했다며, 자기도 젤리를 주겠다고 했다.
그 모습이 귀여워 웃음이 났다.
그러다 문득 유치원에 간식을 들고 오지 말라고 했던 선생님 말씀이 떠올라 수지에게 물었다.
“수지야, 그런데 유치원에 먹을 거 들고 가도 돼?”
내 질문에 수지는 이렇게 답했다.
“선생님이 다른 선생님이랑 이야기하고 있을 때 다○이한테 줄 거야.”
선생님 안 보실 때 몰래 주겠다며 수지는 큭큭 웃었다.
‘친구에게 간식 무사히 전달하기’ 미션을 앞둔, 즐겁고도 설레는 얼굴이었다.
그렇게 말하는 수지가 너무 귀여워 나도 같이 웃었다.
그리고 수지의 성공을 기원하며 다○이에게 꼭 잘 전달하라고 말했다.
그러다 문득, 다○이가 깜빡하고 간식을 안 들고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지야, 그런데 다○이가 간식 안 들고 오면 어떡해?”
그러자 수지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그럼 나도 안 줄 거야.”
두 번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내뱉은 말에 웃음이 터졌다.
그래, 친구가 안 주면 너도 안 주는 거구나.
과연 그 친구는 간식을 들고 올지, 그리고 수지는 선생님 안 보시는 사이 무사히 젤리를 전해 줄 수 있을지 괜히 궁금해졌다.
수지를 보니, 유치원 친구들끼리 가끔 간식을 나눠 주는 것 같았다. 수지가 하원하고 나면 친구가 줬다며 간식을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꺼내 보여준 적도 있었다.
유치원에서는 집에서 가져온 간식을 먹으면 안 된다는 규칙이 있어서, 원에서는 먹지 않고 하원한 뒤에 먹는 그 모습이 또 무척 귀여웠다.
친구에게 간식을 나눠 주는 게, 아이들만의 우정 표현 방식이 아닐까 싶다.
소소한 젤리나 초콜릿 하나에도 아이들은 마치 큰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뻐한다. 그 모습을 보며 행복은 받아들이는 마음의 깊이에 따라 커진다는 걸 느낀다.
수지가 친구에게 젤리를 가져갔던 그날, 두 아이는 서로 가져온 간식을 무사히 나누었다. 내가 다○이가 어떤 간식을 줬냐고 묻자, 수지는 말랑카우를 받았다고 했다.
서로 간식을 나누고, 맛있게 먹었다고.
아이들이 나누는 작은 젤리 속에는 다정한 우정이 담겨 있다. 자기가 가진 좋은 것을 친구와 나누는 기쁨을 느끼고, 주고받는 마음을 배워 가는 것 같다.
어제는 친구들에게 한 장씩 나눠 주겠다며 집에 있던 색종이 다발을 들고 유치원에 갔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이렇게 친구들에게 나눠 줄 무언가를 준비하는 수지는 참 즐거워 보인다.
받는 기쁨도 크지만, 주는 기쁨도 크다는 걸 아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을 보며 ‘아이의 성장’을 실감한다.
하루가 다르게 몸과 마음이 자라는 아이를 바라보는 날들이 참 감사하다.매일이 새로운 날이라는 것을, 오늘도 다시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