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틈을 만드는 시간
지난 주말, 토요일에는 나들이를 다녀오고 일요일에는 집에서 쉬었다. 남편은 출근을 해서, 나와 아이 둘만 집에 있었다.
수지도 그날은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 있고 싶어 했다.
에너지 넘치는 일곱 살도, 집에서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점심을 먹고 나서 수지와 함께 다이소에서 3천 원 주고 산 자판기 장난감으로 놀다가, 나는 졸려서 낮잠을 잤다. 내가 자는 동안 수지는 내 머리맡에 앉아 과자를 먹고 있었다. 나는 잠으로 충전하고, 수지는 간식으로 충전했다.
내가 일어나기로 한 시간이 되자 수지는 “엄마, 시간 다 됐어” 하며 나를 깨웠다. 나는 벌써 그렇게 됐냐며 눈을 비비고 일어났다.
그리고 수지가 먹고 있던 과자를 같이 먹었다.
그냥 멍하니 창밖 하늘을 바라보면서.
평일에는 잘 먹지 않던 과자를, 주말이라는 이유로 스스로에게 허락하고 ‘와그작 와그작’ 마음 편히 먹는 시간이 좋았다.
주말은 나를 느슨하게 풀어주는 날이다. 평일에는 회사도 가고, 해야 할 일들을 시간에 맞춰 해내다 보니 쉽게 느슨해질 수 없다.
힘들게 무리하는 건 아니지만, 정해놓은 루틴 속에서 단단하게 하루를 보낸다.
먹는 것도 그렇다. 평일에는 과자나 아이스크림 같은 간식을 최대한 줄이고, 나름 건강한 식단을 지키려 노력한다.
하지만 주말에는 조금 풀어준다. 그 느슨함 덕분에 숨도 쉬고, 기분 전환도 하고, 몸과 마음을 환기할 수 있다.
늘 빡빡하기만 하면 좋은 습관도 오래 유지하기 어려우니까. 그래서 주말에는 스스로에게 느슨함을 허락한다.
그날은 수지와 함께, 여유롭고 늘어지는 시간을 보냈다.
간식을 먹고 조금 놀다가, 거실 매트에 나란히 누웠다.
“수지야, 우리 노래 들을까?”
내가 먼저 듣고 싶은 노래를 틀고, 그다음에는 수지가 고른 노래를 들었다. 함께 음악을 듣다가 아이돌 뮤직비디오도 몇 개 이어서 봤다.
평소에는 잘 보지 않던 영상인데, 수지와 함께라서인지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같이 누워 음악을 듣고 화면을 바라보는 그 순간의 공기가 참 여유롭고 느긋해서 좋았다.
그러다 보니 수지는 졸린지 몸을 옆으로 돌리고 눈을 감았다.
“수지야, 졸려? 잘 거야?”
“아니, 눈만 감고 있을 거야.”
아무래도 졸렸던 것 같다.
수지는 그렇게 잠시 눈을 붙였고, 나는 옆에 누워 혼자 꼼지락거리며 뮤직비디오를 이어서 봤다.
잠시 후 남편이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다. 남편도 자연스럽게 우리의 뒹굴거림에 합류했다. 우리는 나란히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수지는 옆에서 조용히 놀았다.
그렇게 세 식구의 한가하고 여유로운 주말 저녁이 흘러갔다. 이렇게 별다른 일 없이, 그저 뒹굴거리며 보낸 시간이 마음에 작은 틈을 만들어주는 것 같다.
해야 할 일들에서 잠시 벗어나면, 마음을 채우고 있던 생각들도 자연스럽게 비워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서 하늘을 보고, 간식을 먹고, 창밖의 벚꽃을 구경하고, 음악을 듣고, 졸리면 그대로 잠드는 시간. 그야말로 ‘주말 같은 주말’을 보냈다.
주말 이틀 중 하루는 꼭 이런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 동안 열심히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에게도, 매일 출근하며 성실하게 하루를 채워온 나에게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며 보내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