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카페에서,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시간

좋아하는 것이 생긴다는 것의 기쁨

by 행복수집가

며칠 전 건강검진을 했다. 건강검진을 하는 날은 공가라 하루의 자유시간이 생긴다.


내가 이 날을 간절히 기다렸던 이유는, 검진을 마친 뒤 오후에 주어지는 혼자만의 시간 때문이었다.


건강검진은 오전 시간을 꽉 채워 진행됐고, 점심은 미리 찾아둔 카페에서 팬케이크 브런치 세트를 먹었다.


전날 저녁부터 공복이었던 터라 유난히 더 맛있게 느껴졌다.


든든하게 식사를 마치고, 다음 코스로 향했다.

모처럼 생긴 혼자만의 시간이라, 가보고 싶었던 카페를 미리 검색해 두었다. 그렇게 정한 곳이 ‘인어스’ 카페였다.


카페는 점심을 먹은 곳에서 약 20분 정도 걸어가야 하는 거리였다. 그 길은 그동안 차로만 지나쳤지, 걸어본 적은 거의 없었던 곳이라 걷다 보니 왠지 낯설게 느껴졌다.
그 낯섦이 오히려 기분 좋았고,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차로 스쳐 지나갈 때와 직접 두 발로 걸어보는 것은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 그 느낌이 좋아 괜히 미소가 지어졌다.


걸으며 주변 풍경을 하나하나 천천히 바라보았다.
처음 보는 것처럼 자세히 들여다보니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그렇게 여행하는 기분을 만끽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카페에 도착했다.


‘인어스’ 카페는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면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골목 안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노란 간판에 적힌 ‘인어스’라는 글자를 보는 순간, 반가운 마음에 웃음이 났다.


귀여운 외관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문을 열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아늑하고 깔끔하면서도 감성적인 분위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편안하고 예쁜 공간에 마음이 활짝 열렸다. 초록 식물들이 곳곳에 놓여 있어 더욱 평안한 느낌이 들었다.


평일인 데다 비까지 와서인지 손님도 없어, 혼자 머물기엔 더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인테리어는 물론, 흐르는 음악까지 완전히 내 취향이었다. 음료를 마시기도 전에 이미 이곳이 마음에 쏙 들었다.


차분한 분위기를 충분히 느끼며 자리를 잡고, 따뜻한 말차라떼를 주문했다.


잠시 후 나온 말차라떼는 초록색 레터링 컵에 담겨 있었다.


카페 곳곳에서 사장님의 취향과 안목이 느껴졌는데, 음료마저 그에 어울리는 컵에 담겨 나오는 걸 보며 세심한 센스가 느껴졌다.


이렇게 보기 좋은 말차라떼의 맛은 어떨까 기대하며 한 모금 마셨는데, 정말 맛있었다!


평소 말차라떼를 좋아해 카페에 가게 되면 자주 시키는 음료인데, 이곳의 말차라떼는 특히 더 인상적이었다.

달지 않으면서도 진한 말차의 풍미가 부드럽게 퍼지며, 마치 내 미각에 불이 켜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분위기뿐 아니라 맛까지 완벽하다니.
이곳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내 취향이었다.


이렇게 마음에 드는 카페를 만나는 건 쉽지 않은데, 그래서 더 행복하게 느껴졌다.


나는 말차라떼를 천천히 마시며 글을 쓰고, 책을 읽었다.
조용하고 고요한,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보냈다.


그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예쁜 공간에서 맛있는 것을 먹으며 글을 쓰고 책을 읽는 이 시간, 내가 가장 좋아하는 행복이구나.’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다.


무엇이든 좋아하는 것이 생긴다는 건 참 기쁜 일이다.
좋아하는 게 생기면 마음이 환해지고, 삶에 생기가 있다.

그래서 좋아하는 것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건 행복이다.


이번에 만난 ‘인어스’카페도 내가 좋아하는 목록에 추가되었다. 그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참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늘어갈수록, 내 삶은 더 풍성해진다.


이날 나는 그 풍성한 기쁨을 온전히 누렸다.


이 시간은 단순히 차를 마시고 책을 읽은 것이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채운 소중한 경험이자 선물이었다.


떠올리면 기분 좋아지는 장소가 있고, 다시 가고 싶은 곳이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앞으로도 혼자만의 시간이 생기면 이곳을 다시 찾고 싶다.

그러면서 또 다른 새로운 장소를 찾아 떠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익숙한 곳에서 좋아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새로운 공간에서 예상치 못한 선물 같은 경험을 만나는 일 역시 설레고 즐겁다.


좋아하는 것을 충분히 누리며, 앞으로도 계속 좋아하는 것들을 찾아가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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