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의 두번째 삶이 시작되는 곳, 아름다운가게

아름다운가게에 물건을 기부하며 느낀 것들

by 행복수집가

얼마 전, 집에 안 입는 옷과 신발을 모아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했다.그동안에도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모아 '굿윌스토어'에 택배로 보내곤 했다.


하지만 내가 사는 지역에는 굿윌스토어 매장이 없다. 이번에는 직접 매장에 가서 기부도 하고, 매장에 있는 중고 물건들도 구경해 보고 싶어 아이와 함께 지역에 있는 아름다운가게를 찾았다.


안 입는 옷과 신발, 잡화 등을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큰 종이백 하나가 금세 가득 찼다.


사실 더 챙기고 싶은 물건도 있었지만 차가 없는 나는 대중교통을 타고 가야 했기에 이 정도만 가져가기로 했다. 그렇게 물건을 한가득 들고 수지와 함께 버스를 타고 아름다운가게로 향했다.


매장은 처음 가봤는데,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았지만 각종 물건들이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이른 오전 시간이었는데도 이미 여러 손님들이 와서 물건을 구경하고 있었다.


내가 가져간 물건을 기부하겠다고 하자 직원분께서 물건을 확인하시고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받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간단히 회원가입을 하고 회원 코드를 받은 뒤 기부금 영수증 발급을 신청하면 되는 방식이었다.


기부 절차를 마치고 나니 괜히 마음이 뿌듯해졌다.


내가 쓰지 않던 물건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그 판매 수익금이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쓰인다는 사실이 참 좋았다. 좋은 일의 선순환에 나도 작은 마음을 보탠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졌다.


기부를 마친 뒤 수지와 함께 매장을 천천히 둘러봤다.

수지는 아동 코너에서 장난감과 물건들을 구경했고, 나는 신발 코너를 살펴봤다.


이번에 내가 기부한 물건 중에는 단화도 하나 있었다.
처음 살 때는 예뻐 보여 샀지만 막상 신어보니 발이 아프고 불편해서 오래 신지 못했던 신발이었다.


그래서 기부를 했고, 나는 매장에서 혹시 내 발에 잘 맞는 단화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둘러보았다. 그런데 마침 깔끔한 디자인에 내 발에도 꼭 맞는 단화를 발견했다. 신어 보니 가볍고 편해서 망설임 없이 집어 들었다.


나는 마음에 드는 신발을 8,000원에 득템 했고, 수지는 인형 가방을 3,000원, 예쁜 청치마를 3,500원에 골랐다.

마음에 드는 가방을 사고 좋아하는 수지


내가 물건을 구경하고 있는 동안에도 손님들은 계속 매장으로 들어왔다. 그동안 길을 지나다니며 매장을 볼 때는 잘 몰랐던 풍경이었다.


그런데 직접 들어와 보니 중고 물건을 기부하고 구매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물건들의 상태가 생각보다 좋아 만족스러웠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그냥 버리면 쓰레기가 된다. 하지만 깨끗하게 사용하고 중고 매장에 내놓으면 누군가의 손에서 다시 새롭게 쓰이게 된다.


물건의 가치는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물건이라도 주인이 쓰지 않고 방치해 두면 먼지만 쌓이는 애물단지가 되지만, 값이 비싸지 않은 물건이라도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라면 그 건 충분히 가치 있는 물건이 된다.


내가 기부한 물건들도 우리 집에서는 쓰임을 다한 물건들이었지만, 그 물건을 필요로 하는 누군가를 만나 다시 가치 있는 물건으로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가게를 나서며 마음의 온도가 조금 더 높아진 것 같았다.

앞으로도 종종 이곳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선순환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이 참 기쁘고 감사했다. 기부를 하는 사람도, 기부된 물건을 사거나 사용하는 사람도 이 경험을 통해 조금 더 따뜻해질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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