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자연속에서 보낸 날
지난 주말, 수지와 단둘이 공원으로 피크닉을 다녀왔다.
날씨가 좋아서 피크닉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날이었다. 그렇게 좋은 날씨 속에서 자연 한가운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한껏 밝아졌다.
우리는 공원에 도착해 돗자리를 펴고 앉자마자, 점심으로 챙겨 온 김밥을 꺼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자연을 바라보며 먹는 김밥은, 역시 맛있었다.
식사를 마친 뒤, 수지와 함께 공원 산책을 했다. 공원 안에는 큰 연못이 있었는데, 가까이 다가가 물을 들여다보니 커다란 물고기들이 가득했다.
물고기를 발견한 수지는 “엄마, 물고기야!” 하고 신나게 외쳤다. 마침 옆에 있던 사람들이 뻥튀기를 던져주고 있었는데, 물고기들이 서로 먹으려고 몰려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동물에게 먹이 주는 걸 좋아하는 수지는, 자기도 해보고 싶다며 뻥튀기를 사달라고 했다. 우리는 근처에서 뻥튀기 한 봉지를 샀다.
수지는 손에 뻥튀기를 꼭 쥔 채, 설레는 걸음을 감추지 못하고 연못으로 달려갔다. 난간이 수지 키보다 높았지만, 있는 힘껏 팔을 뻗어 뻥튀기를 던졌다. 그리고는 자신이 던진 뻥튀기를 물고기들이 먹는 모습을 보며 콩콩 뛰며 기뻐했다. 그 천진난만한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하지만 난간이 높아 잘 보이지 않는다며 입을 삐죽 내미는 수지를 내가 번쩍 안아 올려 주었다. 계속 안고 있기엔 힘이 들어, 안았다가 내려주기를 반복하며 곁에 함께 있었다.
수지 곁에서 뻥튀기를 먹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는데, 검은 물고기들이 입을 크게 벌리고 서로를 밀치며 먹이를 차지하려는 모습이, 순간 조금 무섭고 징그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수지에게 말했다.
“수지야, 엄마는 물고기가 조금 무서워.”
그저 신나게 먹이를 주던 수지는 내 말에 잠시 멈추더니, 이렇게 말했다.
“엄마, 그러면 물고기 보지 말고 하늘이랑 꽃이랑 나무랑 풀 봐.”
그 말 한마디가 마음을 사르르 녹였다.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저절로 미소가 번졌다.
“알겠어. 엄마는 하늘이랑 나무랑 꽃이랑 풀 볼게.”
나는 수지의 말대로 주변으로 시선을 옮겼다.
눈앞에는 온통 초록으로 가득한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싱그러운 나무와 바람에 흔들리는 풀, 그리고 따뜻한 햇살. 그 순간을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다.
수지는 여전히 해맑은 얼굴로 물고기들에게 먹이를 주고 있었고, 나는 그런 아이와 자연을 번갈아 바라보며 마음 깊이 행복을 느꼈다.
그날의 뻥튀기는 결국 거의 모두 물고기들의 몫이 되었다. 한 봉지 가득했던 양이 어느새 바닥을 드러냈고, 수지는 끝까지 지루해하지 않고 즐겁게 그 시간을 채웠다.
좋아하는 일을 하며 온전히 기뻐하는 아이를 바라보는 일. 그것만으로도 이 날 하루는 충분히 빛났다.
그날 우리는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고, 메타세쿼이아 길을 걷고, 튤립이 핀 정원을 지나고, 나무 아래 돗자리에 누워 낮잠을 자고, 종이접기를 하며 느긋한 시간을 보냈다.
말로 다 담을 수 없을 만큼, 평온하고 따뜻한 하루였다.
그날의 행복이 오래 마음에 남을 것 같다.
아마도 한동안은, 수지가 건넨 그 한마디와 함께 그날의 햇살과 초록이 자꾸만 떠오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