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카페에서 만난 행복

by 행복수집가

이번 주말엔 ‘이늘’ 이라는 한옥카페에 나들이를 다녀왔다.


카페가 위치한 곳은 바로 앞에 산을 마주하고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작은 동네였다. 그 동네 가운데 고즈넉한 한옥카페가 있었다.


카페 오픈 시간에 맞춰가니,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 차에 내려서 카페 정경을 보는 순간 너무 이쁘고 아름다워서 ‘정말 좋다’라는 말이 여러 번 나왔다. 아이도 카페를 보자마자 ‘우와 좋다’라고 말했다.

카페는 마당도 있고, 한옥이 하나가 아니라 몇 개로 나누어져 있었다. 그 한옥마다 각자의 매력을 뽐내는 테이블과 의자들이 있었고, 좌식 테이블도 있고 의자 테이블도 있었다. 각자 취향에 맞게 자리를 고를 수도 있는 재미도 있었다.


어디에 자릴 잡고 앉아도 한옥에서 느껴지는 기품과 평안함, 그리고 아늑함을 다 만끽할 수 있었다. 아기자기하고, 정갈한 내부는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았다.

우리 식구는 통창 바로 옆에 좌식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통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산과 하늘뿐이었다.


이 날은 날이 흐려서 구름이 낀 회색 하늘이었는데, 오히려 회색 하늘 배경이 한옥의 차분함을 더 살려주는 것 같았다. 가만히 창밖의 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평안이 스며들었다. 자연이 주는 평안과 쉼을 한옥에서 느끼니 더 좋았다.




아이도 카페 안에 들어서자마자 이방 저방을 구경하며 신이 났다. 일반 다른 카페에 갔을 때보다 한옥 카페에서 더 즐거워 보였다. 정말 기분이 좋으면 나오는 수지의 표정과 행동이 고스란히 다 드러났다. 해맑은 웃음은 그칠 줄 모르고 이것저것 구경하느라 엉덩이를 바닥에 붙일 틈이 없었다.

우리가 시킨 음료와 디저트가 나왔을 때에야 수지는 겨우 자리에 앉았다. 수지는 치즈 케이크를 맛있게 먹었다. 나는 이 카페의 시그니처 음료인 흑임자크림라떼를 먹었는데 정말 고소하고 맛있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는데, 계속 생각날 것 같은 맛이었다.


이쁘고 아늑한 공간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는 그 순간
‘아, 이게 행복이지’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 일상 속에서 만나는 이런 소소한 행복들이 나에게 큰 기쁨이 된다.




그리고 이 카페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마당에 있었는데, 수지는 들어올 때부터 고양이를 발견하고 관심을 보였다. 수지는 케이크를 다 먹고 고양이를 보러 마당에 나가고 싶다고 해서 같이 나갔다.


사장님이 고양이 이름은 ‘쿠키’ 고, 태어난 지 이제 8개월 된 아기라고 하셨다. 사람을 좋아하고 순하다고 하시며 고양이 털을 빗질해주시는데, 아기 고양이 ‘쿠키’는 얌전히 빗질의 촉감을 느끼고 있었다.


수지가 관심을 보이며 쳐다보자 사장님이 “만져볼래?”라고 하시며 손에 들고 있던 고양이 빗을 수지에게 건네주셨다. 수지는 조금 부끄러웠는지 선뜻 빗을 받지 않아서 내가 대신 받았다. 그리고 수지 손을 같이 잡고 빗질을 했다.


빗질을 하다가 내가 고양이 등을 쓰담쓰담 만지며 “쿠키 털이 너무 부드럽다~ 폭신폭신하고 너무 좋아. 수지도 만져볼래?”라고 하니 수지가 조심스레 손을 내밀어 털을 만졌다.


수지가 고양이를 직접 만져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양이의 털을 처음 만져보는 수지는 매우 조심스러웠다. 처음 만져보는 거라 약간 긴장한듯했지만 첫 경험의 설렘을 가득 느끼고 있는 게 보였다.


사장님이 고양이 장난감도 하나 주셨다. 낚싯줄에 장난감이 달린 거였는데 ‘쿠키’앞에서 장난감을 흔드니 ‘쿠키’가 귀여운 앞발로 장난감을 잡고 만지며 입으로 가져가서 깨물기도 했다. 수지는 그런 고양이가 재밌고 귀여운지 열심히 장난감으로 놀아주었다.


한참 놀다 보니 나중엔 ‘쿠키’가 수지와 놀아주는 것 같았다. ‘쿠키’는 ‘이제 그만 놀고 싶어’라고 하는 것 같은데, 수지가 계속 장난감을 앞에서 살랑거리니 ‘옜다, 한 번 더 놀아줄게.’ 하는 것 같았다. ‘쿠키’와 장난감으로 놀며 더 친해진 수지는 “쿠키야~”라고 하며 정겹게 ‘쿠키’의 이름을 불렀다.


둘이 노는 모습이 아이와 고양이 같지 않고 그냥 친구 같았다. 고양이와 이렇게 잘 어울리며 조화를 이루는 아이는 나도 처음 보는 새로운 모습이라 신기하면서 사랑스러웠다.




그동안수지가 동물을 본 건 동물원 가서 우리 안에 갇혀있는 동물을 보거나, 동네 산책하는 강아지를 지나다가 본 게 다였는데 직접 동물과 마당에서 자유롭게 노는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고양이와 같이 있는 수지가 행복해 보였다. 아이와 고양이의 조합은 그저 사랑이었다.


난 아직 반려동물을 키울 자신은 없지만 왜 아이와 반려동물을 같이 키우는지 알 것도 같았다. 동물은 아이의 정서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걸 오늘의 경험을 통해 조금 느낄 수 있었다.


밖이 추웠는데도 수지는 ‘쿠키’와 노느라 한참을 마당에 있었다. 카페를 나올 땐 수지가 “쿠키야 잘 있어, 난 이제 갈게~” 하고 인사를 했다. 그리고 쿠키를 보러 다음에 또 오기로 했다.


풍경도, 카페도, 고양이도 다 이쁜 곳에서 이쁜 추억을 만들었다. 처음 가 본 카페에서 생각지 못한 이쁜 선물을 가득 받은 느낌이다. 오늘도 소소한 행복이 마음 구석구석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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