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선생님을 만나 행복했습니다
며칠 전에 아이 졸업에 관련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때는 졸업파티였고 진짜 졸업식은 오늘이다. 오늘이 어린이집에 가는 진짜 마지막 날이다.
수지는 지금 어린이집을 다니기 전에 가정 어린이집에서 2년을 다녔다. 그리고 23년도부터 여기로 옮겼다.
아이가 새로운 곳에 잘 적응할지 걱정 반, 기대 반하면서 보냈던 처음의 기억이 난다. 수지는 적응 기간에 일주일 동안 낮잠을 안 잤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고 나서는 낮잠도 자고 금방 적응해서 재밌게 다녔다.
그리고 무엇보다 밝고 다정한 선생님을 보며 안심이 되었다. 내가 보는 게 다는 아닐 수 있지만, 그래도 그동안 사회생활도 하고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기운, 이미지, 느낌이 있는데 이 선생님에게서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많이 느껴졌다.
키즈노트에 써주시는 글이나, 올려주시는 사진만 봐도 선생님의 세심함과 아이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하원할 때 잠깐 나누는 대화 속에서도 아이를 참 이뻐해 주시고 신경 써주시는 마음이 많이 느껴졌다.
선생님은 수지를 애교쟁이, 사랑둥이, 애제자라고 하셨다. 선생님에게 마음을 활짝 연 수지는 선생님께 애정표현도 많이 했다.
“나 OO 선생님 좋아” 하면서 안아주기도 하고, 선생님이 연차여서 며칠 안 계셨다가 돌아오면 반겨주면서 “나 선생님 보고 싶었어”라고 말해서 선생님 마음을 녹이기도 했다.
수지가 한 이쁜 말과 행동을 나에게 얘기해 주시는 선생님의 눈에는 사랑이 가득했다. 늘 뵐 때마다 웃는 얼굴이셨다. 밝은 수지가 밝은 선생님을 만나 더 환하게 빛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선생님의 사랑을 받으며 1년을 즐겁게 보냈다.
그리고 진짜 마지막이 된 졸업식날. 선생님께 선물을 안 드리기엔 내가 너무 섭섭할 것 같았다. 그런데 지금 아이 어린이집에선 학부모에게서 선물을 일절 받지 않고 있다.
처음에 이걸 모르고 스승의 날에 선생님께 쿠폰을 보냈다가 바로 거절(?)을 당하고 마음만 감사히 받겠다는 인사와 함께 환불된 쿠폰이 날아왔다.
그래서 물질적인 선물은 드릴 수 없어서, 감사 인사를 전하는 편지를 쓰기로 했다. 편지에 담긴 마음이 가장 오래 남을 수 있는 선물 같다.
선생님께 드릴 카드를 수지와 같이 사러 가서, “수지야, 선생님께 선물 줄 건데 어떤 카드를 살까?”라고 물어보니 수지는 바로 하트 그림이 가득한 카드를 하나 골라주었다.
이 카드에 그려진 알록달록 하트는 수지의 마음을 닮은 것 같았다. 하트가 가득한 카드에 수지의 마음과 내 마음을 담아서 감사의 편지를 썼다.
1년 동안 선생님이 정성과 사랑으로 보살펴주셔서 우리 수지가 즐겁게 잘 다닐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생님은 ‘이렇게 좋은 선생님을 앞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분이셨어요. 너무 좋은 선생님으로 강렬하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잊지 못할 거예요.1년 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 새로운 아이들과 새로운 시작을 하는 선생님의 올해도 행복으로 가득하시길 바래요.
- 수지의 마음과 제 마음을 담아 수지 엄마 드림.
감사한 마음으로 편지를 쓰다 보니 내 마음도 따뜻해졌다.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이 잘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을 들여 썼다.
그리고 졸업식인 오늘 아침, 수지는 내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선생님 편지를 자기 손에 들고 가겠다고 했다.
“수지야, 이 편지 선생님 선물이에요~ 하고 드려.”
"알게떠!"
"다른 선생님께 주면 안 되고 OO 선생님께 줘야 돼~"
“(눈을 반짝이며)알게떠!”
그렇게 수지는 선생님께 드릴 편지를 들고 기분 좋게 등원했다.
1년 동안 아이가 정말 많이 자랐다.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참 이쁘게 자랐다. 아이를 정성껏 돌봐준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헤어지는 게 아쉽지만,
아쉬운 마음보다 고마운 마음을
더 많이 드리려고 한다.
좋은 선생님을 만나 정말 행복했다.
수지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텐데,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 이것만큼 큰 복이 어딨겠나 싶다.
수지의 새로운 시작과 함께, 새로운 아이들과 한 해를 보내게 될 선생님의 새로운 시작도 응원한다. 시작을 앞두고 있는 모두에게 행운과 행복이 가득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