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듬뿍 받은 이번 추석
이번 추석엔 시댁에 하루 다녀오고, 나머지 연휴는 친정식구들과 같이 보냈다.
남편은 추석기간에도 출근을 했고 나와 아이는 친정으로 가기로 한 날, 친정 아빠가 우리를 데리러 왔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니 입구에서 차를 세우고 기다리고 있던 친정 아빠가 수지를 보고 활짝 웃었고 양손을 흔들며 격하게 반겨주셨다.
손녀를 보고 반가운 할아버지가 양손을 춤추듯이 흔드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나이 60이 한참 넘은 아빠가 손녀 앞에서 항상 귀여운 행동을 하신다. 손녀보다 더 재롱을 부리는 것 같은 아빠의 모습이 아이처럼 사랑스럽다.
우리 친정집은 좀 오래된 6층 아파트라 엘리베이터가 없고 계단만 있다. 친정집은 5층이라 5층까지 걸어 올라가야 하는데, 친정아빠는 주저 없이 5살 손녀를 번쩍 안았다.
내가 아빠에게 수지도 걸어갈 수 있다고, 아빠 다리 아파서 안된다고, 내가 안고 갈 테니 내려놓으라고 여러 번 말했지만 꿈쩍도 하지 않고 아이를 안고 올라가셨다. 내가 하도 말리니 올라가다가 힘들면 내려놓겠다고 말씀하시고서는 결국 아이를 안고 중간에 한 번도 안 쉬고 5층까지 올라가셨다.
나이 70을 바라보는 할아버지가 17킬로 아이를 번쩍 안아 5층 계단을 올라가다니. 사랑의 힘은 대단하다.
할아버지에겐 사랑스러운 손녀를 안고 계단을 올라가는 게 힘든 게 아니라 그저 행복인 것 같았다. 매일 봐도 보고 싶은 손녀를 매일 보지 못하고 사진과 영상으로만 자주 보니, 실제 손녀가 자기 품 안에 있을 때 더 안고 싶고,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서 보고 싶은 아빠의 커다란 마음이 느껴졌다.
그리고 오후엔 친정아빠와 내 동생들과 수지랑 같이 카페에 갔다. 아이들이 놀기에 좋은 큰 정원이 있는 카페였다.
날씨는 더웠지만 수지는 더위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나가서 놀았다. 처음엔 이모가 수지랑 놀아줬다. 놀다가 중간에 더워서 잠시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그리고 잠시 후 수지가 다시 나가고 싶어 하자 이번엔 할아버지 나섰다.
놀아도 놀아도 놀고 싶은 손녀는 여기저기 총총거리면 구경을 다닌다. 할아버지는 손녀 뒤를 쫓아다니며 물티슈로 아이 이마의 땀을 닦아주며 놀아주셨다.
땀이 흐르는 손녀의 이마를 닦아주는 할아버지는 자기 이마에 흐르는 땀은 잊은듯하다. 그저 사랑 가득한 눈빛으로 손녀만 바라본다.
세심하게 아이를 챙겨주는 아빠를 보며 뭉클했다.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의 눈빛과 표정은 밝게 빛이 난다. 아빠가 손녀를 바라보는 내내 얼굴에선 밝은 빛이 났다. 그 모습을 보는 내 마음도 환해졌다.
이번 추석기간에 수지는 할아버지의 뜨거운 사랑은 물론이고,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사랑이 넘치는 따뜻하고 행복한 추석을 보냈다.
아이랑 함께 맞이한 5번째 추석도 행복하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