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추는 쉼의 시간
회사에서 유난히 바쁜 날이었다. 보통은 업무 중에도 여유시간이 생기는데 이 날은 쉴 틈 없이 바빴다.
계속 오는 전화, 수시로 사무실에 방문하는 사람들, 그리고 원래 해야 할 일과 새로 추가된 업무들이 계속 내 앞에 쌓여갔다.
내 앞에 닥친 수많은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지쳤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는데 벌써 지친 것이다.
‘내가 지금 힘들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나서는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가졌다. 잠시 5분 동안 머리를 식히면서 나에게 숨 쉴 시간을 주었다.
이 잠깐 멈춤의 시간을 가지고 나니 컨디션이 훨씬 나아졌다.
일을 하다가 중간에 멈추면 다시 집중하는 게 잘 안될 것 같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너무 지쳐서 에너지가 고갈된 채로 일을 이어 다가 보면 나중엔 방전이 돼서 아무것도 못한다.
그래서 나는 일을 하다 지치면 급속충전하는 시간을 반드시 가진다. 내가 에너지를 충전하는 방법은 그냥 멍 때리기, 한 페이지라도 책 읽기, 좋은 글 한 줄이라도 읽기, 창밖의 자연 보기, 잔잔한 음악 듣기다.
아주 잠시라도 이렇게 하고 나면 마음이 한결 더 편안해진다. 일에 치여 조급한 마음으로 앞만 보고 달리던 마음에 ‘잠시 멈춤‘ 은 속도를 늦추면서 내 마음과 정신에 맑은 숨을 불어넣는 것 같다.
바빴던 이 날도 중간중간 이렇게 쉬는 시간을 가지며 해야 할 업무를 다 했다. 꼼꼼하게 하나하나 살펴야 하는 번거로운 일도 있었는데 다 해냈다. 다 하고 나니 뿌듯했다.
일을 다 하고 나서는 나 자신에게 ’ 수고했어, 고생했어 ‘라고 격려해 주었다. 나 자신이 해주는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안다. 오늘 내가 얼마나 노력하고 열심히 했는지. 이런 나를 내가 알아주니 더 바랄 것 없이 만족스러웠다.
이 날 하루는 정말 폭풍 같았다. 하지만 퇴근한 후에 나는 많이 지쳐있지 않았고 생각보다 괜찮았다.
중간중간 잠깐씩 멈추면서 한숨 돌린 덕분인 것 같다.
‘이 일들을 빨리 다 해야 해’ 하고 멈추지 않고 달렸다면 일을 다 하기도 전에 지쳐서 시간 안에 다 못했을 수도 있다.
나를 돌보고 챙기는 쉼의 시간은 나를 위해서도, 내가 하는 일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바쁠 때일수록 마음이 조급해지고 예민해지기 쉽다.
이럴 때는 작은 자극도 크게 와닿아서 작은 것에도 크게 힘들어하거나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도 있다. 그래서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나 자신에게 집중하려는 마음을 잃지 않으려고 의식한다.
많이 힘들다 싶으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보고 듣고 읽으며 마음에 힘을 채우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힘든 마음을 비워본다.
이 시간은 나를 다시 새로고침 하는 효과를 준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면 업무 효율성도 더 높아져있다.
바쁘고 힘들수록 멈추지 않고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추는 쉼의 시간‘을 꼭 가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