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에도 메여있지 않은 자유로운 아이들 세상

내 안의 어린아이를 만나는 순간

by 행복수집가

어제 오후 수지와 산책을 하다가 우리가 걷고 있는 인도 옆 도로에, 아이들 학원차가 여러 대 지나가는 걸 봤다. 그 차 안에 타고 있는 아이를 봤는데, 그냥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맞은편에서 걸어오고 있는 아이가 있었다. 초등학교 1, 2학년 정도로 돼 보이는 남자아이었는데, 핸드폰만 보며 앞을 보지 않고 걷고 있었다.


그 아이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고, 내가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문득 내 어릴 때가 생각이 났다.


핸드폰이 없던 시절을 살았던 나의 초등학생 시절. 그때 나는 내 옆에 있는 친구와 깔깔거리고 웃으며 얘기하고, 하교하고 나면 매일같이 놀이터에서 뛰어놀았다.


난 학원도 안 다녔다. 그때는 학원 가는 게 지금처럼 일반적이진 않았다. 문제집을 풀면서 집에서 공부를 한 기억도 있지만, 밖에서 놀았던 기억이 더 많다. 그 시절엔 늘 놀기만 했다.


난 어릴 때 오로지 노는 것에만 집중했던 것 같은데, 지금 아이들은 여러 가지로 신경 쓸게 많고, 해야 할게 많아서 마냥 놀 수만은 없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걷던 그 길 건너편 우리 아파트 단지 안에 물놀이할 수 있는 분수를 틀어줘서, 아이들이 신나게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초등학생 남자아이들이 정말 열정적으로 다른 모든 것은 다 잊은 듯 몰놀이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서로 물을 튀기고, 모자에 물을 가득 담아 친구의 머리에 쏟아붓고, 여기저기 사방으로 물을 튀기며 열심히 놀고 있었다.


조금 과격하게 노는 오빠들 사이에서 우리 수지도 자기의 방식대로 열심히 놀았다. 귀여운 다리를 조심스레 물에 넣어보더니 시원하다고 웃고, 물속에 발을 담그고 걸어 다니며 다리에 닿는 물결의 촉감을 느끼기도 했다.


물싸움하는 언니 오빠들 따라 작은 손으로 물을 나에게 튀겨보기도 하고, 앉아서 물속에 다리를 넣고 동동거리며 발로 물을 차기도 한다. 그렇게 한참 놀다가 물에 드러눕기도 하며 아주 다양하게 물을 느끼고 즐기는 우리 수지를 보니, 사랑스러움이 마음에서 한껏 올라온다.


그리고 해맑게 노는 아이들을 보니 내가 어릴 적 여름에 물놀이하던 추억이 떠올라, 잠시 나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이들이 신나게 소리 지르며 즐겁게 물놀이하는 모습은 나를 다른 세계로 데려다 주었다. 아이들은 어떤 것에도 메여있지 않고 자유로웠고 오로지 그 순간을 그대로 즐기고 있었다.


마음에 짐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그저 가볍고 자유로웠다.


며칠 동안 비가 오더니, 어제 모처럼 선명하고 파란 하늘 아래 아이들이 해맑게 웃으며 노는 풍경은 내 마음을 치유하는 느낌이었다. 어릴 적 나도 이렇게 아무것에도 메이지 않고 신나게 놀았던 때가 생각나서 더 행복해졌다.


길 하나 사이로 한쪽은 학원에 가는 아이들, 한쪽은 신나게 물놀이하는 아이들이었다. 너무나 대조적이었다.

요즘의 아이들이 짊어지고 있는 짐과, 또 아무 짐 없이 아이들 본연의 모습 그대로를 동시에 본 날이었다.


사람은 어른이 돼도, 나의 본질 바탕에는 아이 같은 모습이 있다. 어른이 되면서 그 바탕에 많은 것들이 쌓여, 내 안의 순수한 아이의 마음은 어디 깊은 곳으로 숨어있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을 만나면 내 안에 아이 같은 모습이 나올 때가 있다.


그럴 때는 항상 행복을 느낀다. 아이처럼 즐거워하고 거리낌 없이 웃고 받아들이는 순간들.


어른이 되면서 책임져야 하고 선택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져서 짊어져야 하는 짐도 많아지지만, 그래도 내 마음 한쪽엔 항상 언제든 잠시 쉴 수 있는 어린아이의 세상이 있다고 믿는다.


너무 힘들거나 지칠 때는 잠시라도 짐을 내려놓고 어린아이처럼 다른 생각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이 순간 나를 웃게 하고 즐겁게 하는 것에만 집중하며 마음껏 웃을 수 있는 공간이 항상 내 마음에 있다는 걸 잊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아이들이 노는 것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거기서 오는 힐링이 분명히 있다. 내가 수지와 같이 다니며 아이들의 세계를 볼 때 느끼는 자유와 평안함이 있다.


가끔 일상에 너무 지칠 때는 아이들이 놀고 있는 놀이터에 가보면, 나도 모르게 웃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이들의 해맑고 자유로운 모습이 주는 행복의 기운을 가득 받고 지친 마음을 씻어내고, 힘을 내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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