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 줴이 Apr 20. 2022

오감의 기억력

After All / Al Jarreau

 나는 오감에 민감한 인간이다. 그러니까 온갖 시각과 청각, 미각을 포함해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에 반응한다. 공기에서 느껴지는 냄새를 통해 계절의 변화를 느끼고, 그 계절의 변화를 통해 감정의 동요가 일기도 한다. 어느 날 우연히 20년 전 들었던 그 노래를 듣게 되었을 때 지난날의 감정을 되새김질하고, 내가 음악을 들으며 느끼는 이 감정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어 음악을 공유하기도 한다. 또는 경청의 바람직한 자세를 가진 누군가의 눈동자를 기억하고 있다가 나도 누군가에게 빛나는 눈동자를 보여야겠다 생각한다.


 며칠 전 딱히 괴로운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숨 쉬는 게 귀찮다고 느끼다가, 이러다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해 세상을 등질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그러다 운전 중 우연히 듣게 된 어떤 음악이 지난날의 나를 소환했고 이 음악이 뭐라고 나는 며칠 전의 나와 다르게 살아있어야 할 이유를 온몸으로 느끼고 만다.


 존재의 가치를 찾지 못해 어리둥절하던 며칠의 방황은 오감을 온몸으로 막아냈기 때문이었던 건가. 결국 나란 인간은 많이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보고 느껴야 숨 쉴 수 있는 존재임을 상기한다.


 사랑하자, 뭐가 됐든.


https://youtu.be/YfWjAex7R9E

After All / Al Jarreau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신박한 리듬의 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