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차니즘 없애는 끌어당김 독서법

CHAPTER 2. 유통기한 없는 위대한 스펙


직장인과 책은 애증의 관계가 아닐까요? 필요성을 알면서도 펼치기가 망설여지니 말입니다. 책을 액세서리로 만드는 건 귀차니즘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왜 유독 책 읽기에 강한 귀차니즘이 작용하는 걸까요? 그건 바로 눈앞에 보이는 이득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루 한 문장이면 충분하다

하루 20분만 읽어라

책 읽는 도시 강남


전자나 후자나 유혹을 위해 하는 말이지만, 정작 ‘시간과 양’에만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울 때 사실보다 연도 위주의 암기만 해왔듯, 뭔가 주객전도되어 있다는 느낌입니다.

‘일단 읽고 봐야 한다’는 말은 쉽게 우리를 꼬드기지 못합니다. 당장 내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 보여줄 수 있어야죠. 강력한 동기 말입니다.

‘뼈와 살이 된다’는 쌍팔년도 구호를 들이대봐야, 습관이 되지 않은 사람들에겐 그저 귀찮은 일일 뿐입니다.


책 읽는 방법에도 여러가 지가 있겠지만, 저는 주로 책 쓰기를 위한 책 읽기를 합니다.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굉장히 피곤한 일입니다. 뭔가 뽑아 먹으려 혈안이 되어있기 때문인데요. 저자의 문체나, 호흡, 메시지. 어떤 것도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쓰니, 피곤할 수밖에 없습니다. 책을 들었다 놓기를 반복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포기해버린 일도 많습니다.

여러 번 그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중요한 사실을 하나 알게 되었습니다. 읽기나 쓰기나 ‘속도와 호흡’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한마디로 ‘책 읽기의 지구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이룰 수는 없습니다. 일정량을 읽어야 내 속도를 측정할 수 있고, 습관으로 각인될 수 있습니다.

만약 책 읽기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면? 양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20페이지가 아니라도 괜찮습니다. 3페이지만 읽어도 됩니다. 하나의 메시지만 건질 수 있으면 됩니다. 일정량을 읽을 때까지, 부담 없이 하루 하나의 메시지만 얻는다 생각하고, 펼치시기 바랍니다.




작가 앞에서

잘난 척하기



“좋은 책을 거듭해서 읽으세요.”

유시민 작가의 말입니다. 좋은 말이지만, 이 방법 역시 초보자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글쓰기를 위한 책 읽기를 할 때 유용하다 생각합니다.

읽기가 쉽지 않은 사람일수록, 적은 양이라도 깊이 빠져들어 읽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가슴속을 파고드는 한 줄의 정수’를 느꼈다면, ‘생각이 뒤집어지는 통찰력’을 관통했다면?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겨보시기 바랍니다.

메모지도 좋고, 핸드폰 메모장도 좋습니다. 혹시라도 ‘나는 이 의견에 반대합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스쳐 지나가지 말고 활자로 옮겨보시기 바랍니다.

반대 의견일수록 더 돋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돋보인다는 뜻은 아니지만, 제 블로그에 적은 나름대로 독특하다 싶은 글들도 작가와 다른 의견에서 나왔습니다.

동의도 해보고 반대도 해보며, 생각하는 방식을 연습하는 겁니다. 생각하는 방식을 연습하면 관점의 변화도 맛볼 수 있습니다.


글은 문체보다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뇌에서 지면으로 결과물을 옮겨보시기 바랍니다. 블로그도 좋은 도구지만, 어렵다면 SNS도 좋습니다. 짧은 코멘트로 작가와 다른 나만의 생각을 어필해 보는 겁니다.

핵심은 ‘적게 읽고 티 많이 내기’입니다.




고 퀄리티 주제로

진화한 노가리



독서는 사고의 확장과 더 높은 가치의 발견을 돕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식 공유를 내포한 지적허영도 부릴 수 있습니다.

‘책 읽기 정말 잘했다’ 싶을 때가 바로 이때입니다. 한마디로 잘난 척할 때죠. 대화 속에서 내가 읽었던 이야기들이 흘러나오면? 쌓인 지식을 통해 좀 더 넓고 깊은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때에 따라 정보 공유도 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지적 우월감을 느껴보는 것도 책 읽기 지구력을 높이는 ‘나를 위한 허세’라 생각합니다. 나를 위한 하얀 거짓말처럼 말이죠.


직장에서 주로 대화하던 주제는 여자와 돈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문화와 지식으로 점프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루아침에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좀 더 생산적인 주제로 전환이 가능해졌습니다.

이것이 읽기가 주는 긍정적 아웃풋 아닐까요?


안 하던 책 읽기를 시작하면, 주위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갑자기 책을 왜 읽어요?”

“책 읽는 척하시는 거예요?”

지성을 쌓고 싶어 시작된 읽기 앞에서, 이 말을 들었을 때가 기억납니다. 정수리에 책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웃어 넘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역시 책 읽기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면 재수없나요?

자기계발보다 서로계발이 필요한 것이 지금 시대라고 누군가는 말합니다. 그만큼 지식에 대한 목마름은 짙은데, 상대적으로 대화에서는 배설이 많다는 것이겠죠.

서로계발이라는 것은 ‘대화를 사색으로 품고, 생각하는 방식을 공유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소통의 가벼움에 지쳐 있다면? 독서를 통해 서로계발을 위한 초석 다지기에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책으로 되돌아오는

부메랑 의식 만들기



회사 근처에 사는 사람이 더 늦게 출근하는 것처럼, 책과 친해졌다고 생각할 때가 오히려 위험합니다. 일단 해보자, 라는 처음의 밑져야 본전 마인드는 가고, 목표 없는 책 읽기의 매너리즘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추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책으로 되돌아가는 의식’을 만드는 것입니다. 『에디톨로지』의 김정운 작가는 책을 사고, 스탠드를 켜고, 서재에 가는 순간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가장 멋있는 행동이라고 합니다.


하루 중 가장 잘 차려입고 카페로 가기

일주일에 한 번 서점 들르기

책 한 권 넣고 다니며 짬 나는 시간에 펼치기

좋은 책은 전자책으로 재구매해서 필요할 때 읽기


제 나름의 의식입니다. 여행길에 책을 읽을 수도 있고, 퇴근 지하철에서 읽을 수도 있고, 체질에 맞게 다양한 의식을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조금 이상하다 느껴지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사람이 어느 정도 차 있는 지하철에서 독서가 잘되는 걸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9호선을 왕복하면서 책 한 권 읽는 도전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기들은 진공청소기 소리를 들으면 편안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그와 비슷한 개념으로 인파 속에 있는 것을 안정적으로 느끼는 것인지, 지하철이 내는 소리가 제 마음을 편하게 하는지, 정확하게는 모르겠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다양한 장소와 시간 속에서 읽다 보면, 잘 읽히는 시간과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의식이라는 것이 거창하고 대단해 보이지만, 별것 없습니다. 내 방식대로 몸에 맞게 최적화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렇게 누구나 책으로 되돌아가는 의식도 만들 수 있습니다.




책읽기

눈이 아니라 손으로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운 것이 독서입니다. 그래서 좋아하는 책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왕이면 재미있게 읽어야 다음 책을 사러 갈 수 있으니까요.

요즘 책은 전처럼 고지식하거나 잘난 척만 하면 아무도 읽으려 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작가들도 쉽게 쓰려는 노력을 합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도서들이 활발히 출간되고 있으니, 그 어느 때보다 펼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글쓰기는 머리가 아니라 엉덩이로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다양한 매체의 이 시대에 있어서, 책 읽기는 이제 눈이 아니라 손으로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