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3. 주도적 직장생활의 법칙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로 펜을 구입한 적이 있습니다. 주문한 다음 날 문자 한 통이 왔습니다. 제품이 품절이니, 다른 제품으로 교환하시거나 취소해달라는 연락이었습니다. 국내 오픈마켓에서 이런 일을 당하는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짜증이 났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아봤자 저만 손해니 일단 가라앉혔습니다. 그리고 조금 생각을 틀어 판매자와 딜에 들어갔습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마음에 드는 제품이 없어, 조금 더 비싼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그 대신 서비스로 카트리지 하나를 더 달라고 했습니다. 딜은 그렇게 성사되어 아직까지 만년필을 잘 쓰고 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회사에서도 딜을 가끔 합니다. 주말을 반납하고 휴가를 지킨다든지, 예정에 없던 추가업무를 해주고 특별휴가를 요청한다든지 하는 일입니다.
회사에서 내 장점을 부각하고 단점을 승화시켰다 하더라도, 써먹을 수 있어야 진짜 무기입니다. 예정되어있지 않은 일을 누군가 요구한다면, 적어도 한 상 가득한 식사 대접 정도는 바랄 수 있어야 합니다. (요즘에는 야근을 시키면서 그것조차 하지 않는 회사들도 많아서 하는 말입니다.)
더 불안한 직장생활일수록 회사와 더 많은 딜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 많은 딜을 위해 다양한 칼을 갈아둬야 합니다. 회사와 더 많은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건, 치열한 삶의 인증이며 능력의 PR입니다.
준비된 무언가가 없는 거래를 우리는 세 글자로 ‘무리수’라고 합니다. 가수가 노래를 하려면 무대는 없어도 마이크는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더 큰 감동을 멀리 전할 수 있죠. 딜을 위한 초석을 미리 만들어두어야 합니다.
직원 한 명이 추가된 새 업무를 보며, “팀장님 우리가 이런 것까지 해야 합니까?”라고 말한 적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회사를 위해서 한다는 생각이 들면 하지 마세요. 이게 내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면 다시 오세요. 어떻게 하는지는 알려줄테니.”
지금 그 직원은 그렇게 거부하던 일을 더 잘해보기 위해, 여러 가지 콘텐츠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일 하나를 더 한다고 해서 회사에서 연봉을 올려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몇 개월 지나 그 일을 잘하게 되었을 때, 연봉협상 테이블 위에 잘 갈린 무기 하나를 꺼내 보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직장에서 기브 앤 테이크가 이뤄지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전면허 시험에서도 돌발 상황은 마지막에 등장합니다. 이제 다 왔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함정을 파놓는 것이죠. 사람 심리를 잘 알고 있는 코스 구성입니다. 직장생활도 그렇습니다.
수십 명의 입맛을 모두 맞출 수 없는 직장에서, 딜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이 자신도 모르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지금은 곤란하다’는 말로 뭔가 얻지 못하더라도, 딜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내 무기가 많다는 것은 나의 자존감과 직결됩니다. 자만하지 않는 선, 무리수가 아닌 정도에서의 거래를 하시길 바랍니다.
기브 앤 테이크라는 말에는 기브가 먼저입니다. 그 기브가 나를 향해 돌아오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면 좋은 딜입니다.
두려움 때문에 협상하지 맙시다. 그렇다고 협상하는 것을 두려워하지도 맙시다.
-존 F. 케네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