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고설레는하루
특별하지 않고서 서울에 갈 일이 거의 없다.
삶에 치이고 시간에 묶이는 핑계를 대며
어디론가 잘 떠나지만 실제 여행지보다는 주로 상상 여행을 한다.
특별하지도 똑같지 않은 일상을 살며
하고 싶은 게 아니라 해야 할 일들.
남겨놓고 미뤄가며 사는 하루의 노하우를 쌓아가고 있는 중...
지나가면 또 그렇고 그런 기억을 될 뿐이지만
오늘은 낯설고 긴장된 행보를 해본다.
여든을 넘기신 노모의 손을 잡고 내겐 먼 인사동을 가는 일...
어머니께선 핸드폰 맵을 쳐다보며 낯선 길을 찾아가는 딸이 신기듯 쳐다보시다가도
행여나 낯선 길. 낯선 사람들 속에서 덩치 산만한 딸이 사라지기라도 할까 봐 잡은 손아귀에 힘을 못 푸신다.
골목길을 이리저리 돌다가 찾아간 작은 한옥 갤러리.
다양한 작가. 다양한 그림들은 각자의 캐릭터를 뽐내며 구석구석 벽면을 채워 돌며 전시되어 있다.
컴 작업으로만 그리다가 캔버스 액자로 출력되어 나오는 모양새는 이번이 처음이라 내 그림임에도 다소 신기하다.
오늘은 제대로 배워보진 못한 비전공자. 어리숙한 그림쟁이의 출발점이 될까?
아니면 출발점 앞으로 한걸음 내딛는 순간이 될까?
다음번엔 좀 더 나은 몫을 해내리라 다짐하며 처음 해본 전시 갤러리를 나온다.
숙제 끝난 마음으로 다소 느려진 걸음으로
노모와의 손을 꼭 부여잡고 낯설고 신기한 인사동 길거 릴 누비다가
서툰 서울행 마침표를 찍듯이 돌아오는 부산행 KTX에서 실컷 졸다 내렸다.
그렇게
오늘은 낯설고 어색한 하룻길을 걸었다.
4월 28일부터 5월 4일까지 전시는 열리지만.. 나의 눈요기와 맛보기는 28일 하루로 멈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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