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선호 Jan 10. 2019

검은 대륙 아프리카, 그 색다른 음악의 감성을 듣다 1

    검은 대륙 아프리카,

그 색다른 음악의 감성을 듣다 (상)


* 반복과 합창의 음악성

아프리카 음악은 일반적으로 북부의 지중해 연안 국가들의 음악과 에티오피아 기독교 음악, 그리고 중남부의 원주민 니그로 음악, 마다가스카르 음악 등 4가지로 분류된다. 또한 단순한 선율의 반복과 아울러 합창이나 폴리포니적인 다성성(多聲性)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전통음악을 의미하는 것이고 오늘날 인구가 밀집한 도시지역의 대중음악은 또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변화해가고 있다.


여기서는 다양하게 발전해가는 아프리카의 대중음악을 친근한 멜로디나 외부로부터의 영향을 받은 음악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나마 들여다보고자 한다. 사실 외부로부터 영향이라는 의미는 유럽의 침략과 학살, 그리고 식민통치와 인종차별과 같은 처절함이었다. 따라서 외세의 탄압에 항거하면서 내재적으로 전통적인 아프리카 음악의 본질을 지키며 그 애환을 담은 음악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지중해 남부 지역 아프리카의 어제와 오늘

아프리카 북부 지중해지역 국가는 알제리, 모로코, 리비아, 이집트 등을 들 수 있다.  지금은 나름대로 국가로서 분류되고 있지만 1912년 이전에 리비아라는 나라는 없었으며, 알제리는 오스만튀르크의 총독이 지배하는 지역이었다. 이들은 20세기 이전에는 도시 또는 지역의 이름만 있었으며 모로코를 포함하여 대부분 베르베르족이 거주하는 곳이었다. 이곳의 역사를 보면 로마시대에는 지중해 남부로서 로마의 지배를 받았고 7세기경부터는 아랍의 무어족의 지배를 받았다. 그리고 15세기에 들어서는 오스만 튀르크의 지배를 받았으며 근세에 들어서는 포르투갈, 프랑스령이 되기도 했다. 알제리는 1962년 프랑스에 대한 독립투쟁으로 200만 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이 지역의 음악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졌던 곳은 오랑(Oran)이다. 1962년 알제리 독립 이전에는 이곳이 네 지역으로 나뉘어 있었고, 각기 나름의 환경과 음악을 영위하는 묘한 지역이었다. 그 네 구역은 프랑스 구역, 스페인 구역, 유태인 구역, 아랍 구역으로, 유태인 구역에서는 매일 밤 카페나 캬바레에서 유태계 뮤지션들의 연주가 끊이지않았다.  스페인 구역은 본래 어부들이 살던 곳인데 1939년 스페인에서 공화정이 무너지자 망명자들이 쏟아져 들어오게 된 곳이다. 때문에 정열적인 스페인 음악이 이 구역에서는 넘쳐나게 된다. 한편 프랑스 구역은 오랑에서 가장 잘 사는 지역으로 프랑스인들은 주로 유태인 구역으로 넘어가서 카페나 캬바레에서 음악을 즐겼다. 반면 무슬림 구역에서는 프랑스 행정당국이 술 판매를 금지했기 때문에 대부분 스페인 구역이나 유태인 구역으로 건너가서 음주와 가무를 즐겼다. 이후 1962년 알제리 독립운동 때에는 오랑의 모든 뮤지션들의 음악이 저항운동의 음악으로 크게 선회하게 된다.


* 북부 아프리카의 음악

 이들 국가의 음악 가운데 이집트 음악은 중동지방 음악에 가깝다. 모로코, 알제리 음악은 아프리카 음악으로서 상대적으로 잘 알려져 있고 대중성도 지니고 있다. 특히 알제리는 과거 프랑스령이었던 때문에 앙리코 마샤스(Enrico Macias)와 같은 유명한 샹송 가수가 배출되기도 했다. 이 아프리카 북부지역의 음악은 베르베르족의 전통 음악과 수세기 동안 지배를 받았던 회교도의 음악이 섞였고, 또 근세에 들어 스페인이나 프랑스의 지배로부터 독립하고자 하는 탈식민지 운동(脫植民主義, Postcolonialism)에 기인한 음악이 융합되면서 오늘날 이른바 라이위(Raï)라고 하는 장르의 음악이 대중음악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알제리나 모로코 등에서는 서구의 음악을 가져와 편곡을 해서 불러도 그 분위기는 라이위(Raï)를 벗어나지 않는다. Cheikhs(남성)와 Cheikhas(여성)의 거친 듯한 목소리와, 고음역을 길게 늘여서 바이브레이션을 이어가는 멜리스마 창법도 여기에 기인한다. 한편으로 모로코, 이집트, 알제리에는 샤비(Chabbi)라는 장르도 있는데, 이는 주로 결혼식이나 기타 축하연에 많이 사용되는 음악이다.

<알제리의 LiLi Boniche>

우선 세계적으로 알려진 알제리 출신 가수 릴리 보니쉬(Lili Boniche)의 음악을 살펴보자. 그가 부른 대표곡은 본래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의 하나로  1956년 파나마 사람인 송라이터 Carlos Eleta Almarán이 그의 형수가 죽고 나서 그 슬픔을 달래려고 작곡한 "Historia de un Amor" (Spanish for "a love story")라는 곡이다.

릴리 보니쉬는 이 곡을 1989년 리메이크해서 불렀다. 릴리 보니쉬는 1921년생으로 2008년 사망했는데, 그는 유태계 아랍인으로 노래도 북아프리카의 라이위(Raï) 풍을 따르고 있다. 때문에 노래는 북아프리카 라이위(Raï) 풍의 탱고라고나 할까 아주 재미있다.


감상 1 : Lili Boniche – Ana Fil Houb

https://youtu.be/KkDxtthV_yo



<라이(Raï) 음악의 진수를 보여주는 Haïm의 노래>

보다 더 구체적으로 Raï 음악에 대해 설명하자면, 라이는 1920년 지금의 알제리 오랑(Oran) 지역의 하층민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프랑스는 식민통치 때 오랑의 거주자 4만5천명을 학살하기도 했다. 독립 전쟁 초기에는 오랑지역의 베두인족 양치기들이 금속성 드럼의 일종인 Guellal(아랍의 다부카와 약간 유사)과 Gaspa(장미나무로 만든 피리)로 반주를 했다. 당시에는 주로 남성들이 불렀으나 20세기 말에는 주로 여성들이 부르는 장르가 되었다.


라이위의 가사는 대부분 유럽의 식민 통치에 반대하는 내용이거나 질병으로 고통 받는 하층민의 애환 같은 사회적 이슈를 다루고 있다. 라이위의 노래나 연주는 우리에게 랩이나 레게음악보다는 아직 낯설게 느껴진다. 그중 비교적 덜 낯설고 또 리듬이 편안한 노래로는 하임(Haïm)의 와흘라쉬(Wahlaich)를 꼽아 본다.


감상 2 : Haïm – Wahlaich

https://youtu.be/CwG3QyutkRs



< 반 무슬림 가수 Souad Massi >

또 한명의 북아프리카 가수를 꼽아본다면 회교 율법에 저항한 여가수 수드 마시(Souad Massi)를 들고 싶다. 그녀는 머리카락도 자르고 남자 옷 같은 헐렁한 옷과 청바지를 입고 공연을 다녔다. 때문에 히잡 착용과 여성의 사회 활동을 제한하는 무슬림들로 볼 때는 수드 마시가 대단히 불편한 존재였음은 분명했다. 남자들이 대부분 지니고 있는 관음증 증세 때문에 미끈한 다리와 반쯤 내놓은 가슴은 용서될 수 있지만, 남자 비슷하게 하고 다니면서 무슬림의 전통에 반대하는 것은 절대 용서가 안 된다.


그러나 수드 마시가 여성 해방이나 히잡 거부 등 정치적으로 반 무슬림 행보를 계속해온 때문에 수없이 살해 협박을 받게 되고, 결국 1999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다. 그녀는 5장의 음반을 냈지만 그 가운데 두 번째 낸 ‘deb’이 실제로 서정성이 풍부한 대표음반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음반의 첫 번째 트랙 deb(상처받은 마음)은 베르베르족 언어로 시작한다. 들어보면 말이 참 재미있다.


그녀의 노래를 가만히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몇 개의 문화 영역에 묘하게 걸쳐있는 음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샹송과 중동음악과 팝이 교묘하게 혼재된 음악이면서 발성이나 기교는 본질적으로 북아프리카의 Raï 요소가 전체를 지배한다. 음악의 다양성도 있고 호소력도 있고 미모도 대단하다.


감상 3 : Souad Massi – deb

https://youtu.be/qZD97-Jr1FA



* 아프리카 서부지역

< 말리의 수도사 Salif Keita >

  Salif Keita는 싱어송 라이터로서 곡 전체를 본인이 모두 작곡했다. 대표음반은 2002년에 발매된 <Moffou>이다. 그러면 살리프 케이타 이야기를 잠깐 할까 싶다. 살리프 케이타는 말리의 왕족의 후손이었다고 하는데, 태어날 때 Albino(선천성 색소 결핍증 : 동물 전반에 나타나는 유전성 질환으로 몸에서 색소를 합성하는 효소에 문제가 있어 신체 전반이 하얗게 되는 현상)로 태어났다. 때문에 부족에서 저주가 내렸다고 하여 죽이려 하였으나 천신만고 끝에 다른 곳으로 보내져 살아남았다. 그는 어려서부터 가수가 되려했지만 말리에서는 가수가 최하층 계급이기 때문에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아무튼 그는 흑인 사회 속에서 색소결핍증이 걸린 이상한 백인으로 살며 음악의 꿈을 키워 나가다가 늦은 나이 53세가 되어서 마침내 가수로서 명성을 얻게 된다. 그의 음악은 마치 사하라 사막의 모래바람 소리를 담고 있는 듯하다.


감상 4 :  Salif Keita – Yamore

https://youtu.be/iPTDpQ66rwc



<까보 베르데의 해방둥이 Nancy Vieira>

까보 베르데(Cape Verde)는 아프리카의 조그만 섬나라 이름이다. 아프리카 서쪽(세네갈) 끝, 베르데 곶 서쪽에 있는 공화국으로 열여덟 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이 나라는 1975년 이전까지는 포르투갈령이었다. Nancy Vieira의 음악은 까보 베르데 전통음악 모르나의 '맨발의 디바'라고 일컬어지는 에보라(Cesaria Evora)와 레퍼토리나 음악적인 화음 등은 같지만 그들의 음악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즉 낸시의 목소리는 직접적이고 명쾌한 점이 있어서, 껄쭉하면서도 무더운 열기와 같은 에보라의 목소리와는 완전히 다른 음색과 음악 분위기로 비교되기도 한다. 물론 둘은 살아온 여정도 다르고 사회적 배경도 다르기도 하지만 말이다.


감상 5 : Nancy Vieira - manso malondre

Mundo Rabes

https://youtu.be/YErn5PYztwo



<세네갈의 꽃 Maria de Barros>

 마리아 데 바로스 역시 전통음악 모르나의 영역 속에 있는 가수이다.  그러나 바로스는 모르나에 살사와 라틴음악을 더해 또 다른 색깔의 모르나 감성을 전한다.  2003년 첫 음반 'Nha Mundo'를 냈고, 2006년 미리암 마케바 음악상을 받았다. 또한 2008년 까보 베르데 예술훈장을 받기도 했다. 낸시의 노래와 비교하면 바로스의 노래가 더 애잔하고 소울(Soul)에 가까운 정서를 느끼게 해준다.


감상 6 : Maria de Barros -  Cabo Verde N'ot Era

https://youtu.be/ZG3Nh72J43I


                          <세계음악 컬럼니스트 김선호>



매거진의 이전글 죽음의 문턱에서 돌아온 여가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