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졸업식 레드카펫에 가려면

by 강소록


다이어트를 하는 이유를 나에게 누가 물어보면 대개 이렇게 말하곤 했다.

"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어서요."

" 맞는 옷이 없으니까요. 누구나 예쁜 옷 입고 싶은 거죠."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자나 깨나 내 리즈시절을 추억하며, 냉장고에 붙인 결혼사진을 다이어트 자극사진으로 삼아 고무줄 몸무게와 싸워가며, 100그램에도 울고 웃는 나를 당근과 채찍으로 코칭하는 내 바깥사람이 있다.


내 바깥사람이 작년부터는 퇴직해서 나랑 같은 안사람이 되었으니, 우리 집에는 주부가 둘이다.

그래도 감사한 일이 바깥사람이 새벽부터 새로운 일을 준비하며 공부에 전념하고 있다.

그리고 자격증 시험도 합격을 앞두고 있다.

생활비문제도 염려할 정도는 아니어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감사한 생활을 하고 있다.


너무나 완벽에 가까운 바깥사람이었던 그이에게 보답하는 길을 고민하다가, 다이어트를 성공해 예뻐지고 건강해지자고 결심했으나, 결심만큼 실천이 따라주진 않더라.


그러던 중, 내 찰떡궁합이고 음원스트리밍 계정을 공유하며, 쇼핑과 맛집 투어동반자인 사랑하는 내 딸이 드디어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그저 벌써 졸업할 때가 되었네, 졸작준비로 바쁘겠네 하는 생각만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딸이 엄마, 아빠 졸업식에 멋지게 입고 오라는 말을 하는 것이었다.


What? 이제부터 고민과 실천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졸업식까지 며칠이 남았더라?

그럼 몇 킬로는 뺄 수 있을까?

이제부터 16:8 간헐적 단식을 해 볼까.

여러 생각들과 구체적인 계획이 샤샤샥 두뇌를 스치듯 훑었다.


그래, 내 위장도 쉬어줘야지.

심장 빼고 나머지는 다 쉬어줘야 해.

난 그동안 남들보다도 더 바쁘게 열심히 일한 내 위장에 휴식시간을 줘야 할 것 같았다.

이렇게 간헐적 단식과 비운동마니아인 나이지만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면 효과를 보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딸 졸업식 레드카펫에 어울리는 착장과 몸집 아닌 몸매로 남편의 에스코트를 받고 멋지게 카메라에 찍히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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