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장미소녀가 곰돌이로 된 사연

어릴 때와 지금의 나는

by 강소록

나를 가장 잘 아는 엄마에게 물었다. 내가 어릴 때와 지금을 비교할 때, 공통점과 차이점이 무엇인지를.

역시나 엄마는 주저 없이 술술 말씀하셨다.

나의 어릴 때 우습고도 귀여웠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시면서.


들장미 소녀 캔디 열성팬이었던 다섯 살박이 나미는, 만화 속 이라이자의 머리를 너무나 하고 싶었다. 한 달 넘게 엄마를 졸라, 동네 미장원 문을 열자마자 손을 잡아끌고 갔다.


"엄마, 이라이자 공주 머리해 달라고 해. 이르케 이르케 이쁘게 말야!"


하지만, 집에 돌아와서 거울을 본 나미는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채 엉엉 울었다.

이라이자인지 이레이저인지 정체불명의 머리를 알 수 없는 원장과 엄마가, 나미머리를 귀여운 곰돌이 머리로 만들어 버렸으니 말이다.


좀 커서는 엄마가 꺼내 놓은 옷을 살짝 바꿔 놓고, 지가 맘에 드는 걸로 바꿔치기해서 예쁘게 고이 접어 자기 전 머리 위에 두고 잤다고 한다.


그 고집이 어디에 갔겠냐마는, 감성과 고집면에서 어릴 때와 거의 마찬가지이다. 그런 내 특징을 살려 장점화 시킨다면 좋은 일이라 할 것이다.


또 하나의 에피소드를 떠올리면, 나는 초등학교 때 자주 어울려 다니는 소위 칠공주들 중에 하나였다.


집이 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거리여서 용돈이 항상 충분히 있었다. 게다가 집에 형편이 좀 여유가 있는 편이어서 그랬는지, 아니, 내가 친구들에게 거절을 못 하고 인기를 얻기 위해서였는지, 자주 아이스크림 등 간식을 여러 명의 친구들에게 사준 기억이 있다.


그 이후로 커서도 이런 거절을 못 하고 선심을 쓰는 내 약함이 드러났지만, 가치관이 바뀐 이후로 이젠 착함을 가장한 위선과, 사람을 의지하고 무조건 신뢰하는 나약한 생각을 이제는 버리게 되었다.


이것이 어릴 때의 나와 지금의 나와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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