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소설] 상주 가는 길(최종화)

6화. 물 위로 오라

by 강소록

아빠 장례식 마치고 못 가본 게 못내 미안했던 이모는, 돌아가는 내 편에 엄마한테 보낼 열무김치랑 약식을 보자기에 꽁꽁 싸서 주셨다.

이모는 엄마의 13살 아래 동생으로 엄마같이 보살펴 준 막냇동생이었다. 이모는 언니가 없던 나와도 각별히 친한 사이었다.


" 이모, 아까 내가 가져온 책 중에 찬송집 있지? 그건 내가 좀 보고 나서 도로 갖다 주면 안 돼?"

나는 이모가 가져온 찬송집을 펼치고 아빠가 나를 생각하며 지으신 곡을 찾아보았다.



파도치는 바다 위에서 갈 길 못 찾아 헤맬 때


그때 날 찾아오신 주님 내 손 잡아 주시고

하늘나라 이르도록 구원하셨네

아 갈릴리에 오신 주님


물결치는 바다 위로 걸어오라 하소서



<물 위로 오라>라는 제목의 찬송가사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찬송을 지으시는 분이라면 분명 마음도 아름다울 거라 생각했다.

왜 진작 생전에 감사의 표현이라도, 이 찬송을 불러보기라도 했다면,

이토록 마음 한 구석에 흉터로 남지는 않을 텐데.


상주노릇도 제대로 못한 장녀를, 처제가 사는 상주로 불러,

그곳 저수지 물 위를 걷게 한 것이, 하늘에 계신 아빠의 세팅 같았다.


아빠의 작업 덕분에 나를 돌아보고, 옆에 있는 소중한 것을 보게 되었다.


어제 내린 비에도 꽃송이는 꿋꿋이 견디고 남아, 아직 봄은 가지 않았다고 속삭인다.


사랑받고 사랑할 이들이 가까이 있는 것,

그것만으로 봄날보다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일이 더 있을까.



그동안 성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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