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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소설] 상주 가는 길(최종화)
6화. 물 위로 오라
by
강소록
Apr 1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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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장례식
마치고 못 가본 게 못내 미안했던 이모는, 돌아가는 내 편에 엄마한테 보낼 열무김치랑 약식을 보자기에 꽁꽁 싸서 주셨다.
이모는 엄마의 13살 아래 동생으로
엄마같이 보살펴 준 막냇동생이었다. 이모는 언니가 없던 나와도 각별히 친한 사이었다.
" 이모, 아까 내가 가져온 책 중에 찬송집 있지? 그건 내가 좀 보고 나서 도로 갖다 주면 안 돼?"
나는 이모가 가져온 찬송집을 펼치고 아빠가 나를 생각하며 지으신 곡을 찾아보았다.
파도치는 바다 위에서 갈 길 못 찾아 헤맬 때
그때 날 찾아오신 주님 내 손 잡아 주시고
하늘나라 이르도록 구원하셨네
아 갈릴리에 오신 주님
물결치는 바다 위로 걸어오라 하소서
<물 위로 오라>라는 제목의 찬송가사이다.
이토록 아름다운 찬송을 지으시는 분이라면
분명
마음도
아름다울 거라 생각했다.
왜 진작 생전에 감사의 표현이라도, 이
찬송을 불러보기라도 했다면,
이토록
마음 한 구석에 흉터로 남지는 않을 텐데.
상주노릇도 제대로 못한 장녀를
,
처제가 사는 상주로 불러
,
그곳 저수지 물 위를 걷게 한
것이, 하늘에 계신 아빠의 세팅 같았다.
아빠의 작업 덕분에 나를 돌아보고, 옆에 있는 소중한 것을 보게 되었다.
어제 내린 비에도 꽃송이는 꿋꿋이 견디고 남아
,
아직 봄은 가지 않았다고 속삭인다.
사랑받고 사랑할 이들이 가까이 있는 것,
그것만으로 봄날보다 더 따뜻하고 아름다운 일이 더 있을까.
그동안 성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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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일상에서 소금기 빼고, 달달한 웃음기 더하면서 유치한 발상을 추구합니다. 숨쉬는 법을 글 속에서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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