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녀 인생 2막 1장

검진결과지 그 후

by 강소록

다행히 공복혈당 수치는 아슬하게 경계선 위치에 걸려서 정상 범위에 들어갔다.


어차피 당뇨진단을 받으면 유죄인간이고, 아니라고 해도 선고유예 판정받은 피고인 같은 심정이었다.


식구들이 하도 성화에 핍박과 잔소리를 해서 이젠 야식이나 간식을 하면, 영락없이 난 그 순간에 범죄자취급을 받는다.


완전범죄를 해서 몰래 증거인멸까지 하는 치밀함을 갖지 않으면, 용감한 형사들에 나오는 범인들 꼴 나는 수 있다.


이젠 이전의 몰래한 사랑이 아닌, 몰래한 야식도 안 하고, 스스로 절제하는 습관이 생겨나고 있다.


커피를 원래 좋아해서 하루 서너 잔은 마셨는데, 그냥 귀찮아서 알커피로 마셨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해외여행 갔다 온 애들 삼촌이 베트남커피를 많이 선물해서 드립커피를 만들어 먹어보았다.

님본김에 뽕딴다고 아예 드립커피세트를 산 것이다.


커피를 제대로 즐기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하고 깨달았고, 첫 느낌에 빠져 너무 많이 마셨는지 이틀간 잠을 잘 못 잤다.


그러나 웬걸? 잠도 못 자고 피곤한데 식욕이 없네?

이런 게 혹시 커피 다이어트인가?

아니었다. 체중은 오히려 늘었다.

잠을 푹 잘 자야 체중이 빠진다.

커피가 입맛을 조금 줄이긴 해도, 오히려 단 음식을 당기게 해서 디저트류를 먹게 하는 역효과가 있다.


난 이런 것을 알면서도, 나쁜 유혹의 구렁텅이에 제 발로 박박 기어들어 가는 경우가 많다.


20년을 비만인으로 살았으니,

이제 인생 2막 시기도 됐는데,

새롭게 정상인으로 살 수도 있지 않을까.


나쁜 습관에 대해서 말하자면,

나는 낙제점수를 받을 것이다.

일단, 현주소를 점검해 보자.

4월부터 등록한 헬스장에는 몇 번이나 갔을까.

PT도 두 번이나 취소했다. 몸이 조금 아프다는 핑계로.

집 앞 공원 걷기도 한 달 동안 네 번 정도 겨우 걸었나.


4월 한 달 동안 열심히 달려온 건, 브런치 스토리에서 글을 쓴 것뿐이다.

매일 습관처럼 글쓰기를 하려고 했고, 아직 부족한 작가지망생으로서, 혼자 쓰기보다는 공개글을 씀으로 책임감 있게 보다 열심히 하려는 의도에서였다.


나에게 매일매일은 습관을 고치는 연습과, 글 쓰는 연습의 날들이었다.

그 과정에서 가족과 지인, 여러 훌륭한 작가님들의 응원과 지지, 조언으로 조금씩 성장하게 되어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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