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은 해야지

글쓰기가 내 삶에 준 변화

by 강소록


우리 집 공휴일은 대청소의 날이다.


공휴일에 날씨가 좋으면 봄에는 꽃구경을, 흐린 날엔 가까운 온천이나 찜질방에라도, 비가 오면 통유리창이 있는 브런치카페에서 브런치와 커피로 식사를 하고, 줄 서는 식당에 한 번쯤 가족들과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


이런 생각은 순전히 내 입장에서 말했을 때만 당연하지, 남들에겐, 특별히 남편에겐 전혀 설득력이 없다는 걸 안다.


그래도 나 혼자 이렇게 공휴일에 하고 싶은 일들을 적어보았던 것이다.


쇠똥구리는 자기 배설물을 굴려서 조금씩 은신처에 숨긴다.

나도 욕심과 상처로 인한 배설물을 나만의 은신처에 숨기고 싶었다. 그것은 감사와 희망으로 주어진 양식과 함께 글로써 뱉어내고, 저장하는 것이다.


글쓰기가 내 삶에 준 변화가 몇 가지 있는데,


첫 번째,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내가 한 말이나, 다른 사람의 말이나 태도, 사물과 사건을 관찰하고 사유하는 습관이 생겼다.


두 번째, 경청과 말하는 태도를 바로 잡으려고 노력했다.

글 쓰는 내용과 언행이 불일치되지 않도록 윤리적 태도를 갖추려고 하였다.


세 번째, 매일 글 쓰는 습관이 생겼다.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면서, 작가이자 연습생이라는 생각으로, 매일을 습작과 훈련의 시간으로 삼았다.

초반에 기상과 수면리듬이 잡히지 않아 힘들었으나, 이제는 잘 적응 중이다.


네 번째, 커피를 많이 마시다 보니 커피마니아가 되었다.

전에는 그냥 마시는 수준에서 이젠 핸드 드립커피를 즐기며 느림의 미학을 깨달았다.

덕분에 조금 급했던 성질도 차분해지는 효과가 생긴 것도 같다.


다섯 번째, 브런치를 시작한 후부터는, 구독과 라이킷에 집착하는 경향을 띄어서, 특히 가족들에게 필독을 요구하거나, 항상 휴대폰의 라이킷 알림음을 신경 쓰는 증세가 있다.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습관과 태도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인정욕구가 강한 내게 선순환 역할을 해 주며, 자존감을 높여주는 결과로써 작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아직 글쓰기를 위해 배우고 연습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한 단어, 한 문장도 놓치지 않고 조심조심 걸어가고 있다.

마치 아장아장 걸어가는 아기처럼 말이다.

자칫하면 멋 부리기 쉽고, 재미만 추구할 수도 있고, 아님 너무 뻔한 얘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태까지는 내 글이 주로 일상을 소재로 한 감성에세이였다.

그러다 보니 내 일상 속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남편과 친정엄마, 아들, 딸, 그리고 이모 등이 대부분 차지하였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이 조금씩 불편한 심기를 표현했던 것이다.

관계성을 가장 중시하는 나이기 때문에, 이들의 심기를 풀어줘야 했다.

그래서 글의 일부를 수정도 했고, 댓글 삭제와 내용에 대한 설명을 포함해 사과까지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가족사는 웬만하면 기피하기로 했다.

그러다 보니 소재의 제한이 많았고, 글감이 빈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내 필명이 강소록이 아닌가.

소통할 소, 기록할 록. 소록이라는 이름을 쓰는 이상, 가족, 지인들과 늘 소통하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소통대통령과 같이 되어야 한다.


곧 있으면 치러질 21대 대선을 앞두고, 한 나라를 이끌어 갈 리더는 물론이고, 가정과 직장에서도 리더는 모두가 소통대통령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나 또한 이름 석자에 부끄럽지 않게, 많은 이들과 소통하며 글로써 우리의 이야기를 올바르게 기록하는 작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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