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보다 동선, 설비, 리스크를 먼저 고려해야 한다.
앞선 3 글을 읽었나? 읽지 않았다면 꼭 읽고 와 주길 바란다..
다 읽고 왔음에도 아직도 카페를 하기로 했다면 어떤것을 고려해야 할까?
(사실 상권분석이 가장 처음이어야 하지만. 이는 내가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정도의 지식이 있다고 판단되지도 않고, 가진 자본에 따라서 너무 다른 환경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언급하지 않겠다)
자리, 기계들이 정해졌다면 그들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 를 고민해 봐야 한다.
인테리어에 앞서 꼭 체크해 두면 좋을만한 것들을 차곡차곡 기억나는대로 적어보려 한다.
많은 창업 초보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이쁜" 인테리어에 매달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말도 있듯, 아름다운 바 인테리어는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좋은 첫 인상을 남겨줄 수 있기때문에 아예 중요하지 않다고는 말 할 수 없다.
하지만 효율적인 동선은 싸그리 무시한 채 아름다운 인테리어만을 원한다면.
음료를 주문한 손님이 기다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질 것이고, 첫 인상에 비해 약간은 짜증나있는 상태로 음료를 받아볼 수 있다는것을 명심해야 한다.
효율성을 제일 먼저로 생각할지, 아름다움을 제일 먼저로 생각할지 꼭 정해두고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극소규모 테이크아웃 매장이라면 동선이 최적화 되어있는것이 중요할 것이고.
야외의 느긋한 공간이라면 동선은 조금 어지러워질 수 있을지언정 매장의 특색에 어울리는 인테리어가 더 중요할 수 도 있다.
이는 절대적으로 무엇이 중요하다! 의 개념은 아니기에 어떤것이 먼저다! 라고 감히 말 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효율성도 좋고 아름다운 인테리어는 누구나 원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이미 큰 매장을 여러 지점 운영하는 대표님들도 인터뷰에서 '짜놓고 보니 이쁜데 동선이 너무 엉망이다' 라는 이야기를 하기도 하니...
단순히 돈이 많고 공간이 크다고 해서 효율과 아름다움을 모두 가져가기는 힘들다는것을 꼭 알아두어야 한다.
가장 먼저 바 안에서 몇 명이 근무하는지를 정해야 한다. 최소인원부터 최대인원까지.
적당한 효율을 낼 수 있는 동선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인당 몇 미터 라는 개념이 아니라 주문-제작-제공까지의 흐름에서 각각의 인원이(또는 1인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를 정해두어야 한다.
이 역시 근무 인원 수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겠지만.
공통되게 해 줄 수 있는 조언이 몇가지가 있다.
꼭 이쁜 라인 정리에 목숨을 걸고 케이블타이 등으로 짜매고 벽에 고정까지 시켜버리는 경우가 있다.
당신이 카페 인테리어 경험이 많아서 한번 짠 동선을 '절대' 수정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하는게 오히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개인적으로 15년 커피생활중에 근무하는 내내 모든 머신을 제 자리에서 이동시키지 않은 경우는 단 한 번 도 없다.
움직이다가 라인정리 풀어야 한다? 그런데 그게 바 카운터 안쪽이다? 어딘가에 고정까지 되어있다?
이건 날잡고 해야하는 일이 되어버린다.
제발 모든 라인에 여유를 두고 설치하길 바란다.
보이지 않는 자리의 라인 정리는 1~2년 후에 해도 늦지 않는다.
(막 꼬여있게 쓰라는게 아니라 어느정도 유동성을 확보하라는 이야기다.)
정수기는 주기적으로 필터를 교체해야 하고, 상하수도 라인에 문제가 생기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인테리어에 도움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어딘가 구석에 쳐박아두고 마감을 해버리면…
1~20분이면 끝날 단순작업이 고난도 고비용 작업으로 둔갑한다.
노출시키라는 뜻이 아니다.
“접근 불가” 상태만 만들지 말라는 이야기다.
문 하나 열면 접근 가능한 정도는 확보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1000mm까지 여유를 주는 것이 좋다.
너무 좁으면 일할 공간도 없고, 변수 발생시 대처도 거의 불가능해진다.
바 상판을 타이트하게 시공하려는 경우가 많지만, 커피머신의 깊이 + 최소 20cm 여유는 반드시 필요하다.
상업공간에서 사고는 대부분 이 셋에서 발생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실제 창업 현장에서는 자주 무시된다.
하수배관에 특히 신경 써라.
커피 찌꺼기, 우유 지방, 과일, 시럽류가 모두 배수관으로 간다.
막히면 그때부터는 지옥이다.
하수구 냄새 역류 방지는 반드시 해야 한다.
커피는 향이 중요한데 냄새가 매장을 채우면 끝이다.
수도 메인 밸브 위치를 반드시 파악해두고,
접근 불가한 곳에 매립되면 안 된다.
기기 이상 발생시 급수를 끊지 못하면 치명적이다.
가능하면 각 기기마다 개별 차단 스위치를 달아두는 것이 좋다.
가스시설이 있다면 가장 조심해야 한다.
화재보험은 반드시 가입하고, 소화기도 비치해라.
안 이쁘다고 숨기는 바보 같은 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라.
매장에서 사용할 전기 용량을 반드시 확인하라.
공간만 보고 “예쁘네” 하고 입점했다가 머신 켜는 순간 전기 나가는 경우가 실제로 많다.
각 머신의 필요전력과 암페어는 대부분 적혀 있다.
중고라 지워졌어도 검색하면 다 나온다.
전기공사까지 가면 비용이 금방 수백으로 뛴다.
그리고 인테리어 다 끝난 다음에 전기가 모자란 걸 발견하면…
다 뜯고 다시 해야 한다.
인테리어 업체와 작업할 때는 돈을 반드시 나눠서 지급해라.
완료 직후가 아니라 일주일 정도 운영 테스트 후 잔금 지급을 권장한다.
하자 없으면 다행이지만, 잔금까지 준 상태라면 업체가 안 오는 경우가 정말 많다.
“하자 처리 안 해주면 잔금 보류”가 통할 만큼의 금액은 남겨둬야 한다.
(단, 인테리어 끝나고 며칠 놀다가 몇 주 지나 연락하는 짓은 절대 하지 마라.
업자도 생계형이다. 작업 끝나면 바로 하자 체크 들어가라.)
군대에서 해본 DIY로 매장 인테리어를 직접 하겠다?
버려라.
스케치업, 도면, 자재 하중, 공구 사용 모두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능숙하지 않다면 절대 하지마라.
벽 페인트 칠·커튼 달기 정도만 하라.
나는 그래도 대학시절에 무대제작, 조명, 전기 작업을 했었기에 꽤나 전문적인 장비도 다룰 줄 알아서
지금의 매장 인테리어는 직접 다 했었지만.....
5평 남짓한 공간을 2주 정도 작업 하는 동안
손가락도 날아갈뻔 하고, 발목도 날려먹을 뻔 했으며, 감전도 당했었고,
무거운것에 발등 발톱이 찍히는 사사로운 일은 수도없이 많았다.
직접 인테리어 하면 뿌듯하긴 하다.
하지만 하자 발생하면 지옥이다.
내가 했기 때문에 누굴 불러서 욕할 수도 없다.
제발 카페 하지 마라... 이렇게 말리는데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