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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직딩 Nov 24. 2020

원더윅스에 대처하는 법

내가 원더우먼이었으면

육아에서는 아주 단순해 보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함께 있을 때 충분히 보살펴주고, 말을 많이 건네고, 단호하면서도 다정하게 훈육하고, 듬뿍 안아주고, 넉넉히 재우면 됩니다.
- <최강의 육아>, 트레이시 커크로


으애앵~


웬만해선 잘 울지 않는 아가가 우는 빈도 수가 많아집니다.

한 번 울면 우는 시간도 점점 길어집니다.

잠이 들면 좀처럼 깨지 않았는데 자꾸 자다가 깨서 웁니다.


오늘 새벽에도 잘 자던 아가가 갑자기 깨서 울기 시작합니다. 아이와 같은 방에서 자다가 깜짝 놀란 마음을 추스리기도 전에 반사적으로 몸을 일으켜서 아이를 안아서 달랬죠. 그렇지만 울음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어디가 아픈 건 아닌지 열도 재보았지만 지극히 정상이었고요. 고요한 새벽에 이게 무슨 날벼락이랍니까. 뜻밖에 (다른 의미의)미라클 모닝을 경험했죠.


아이에게 원더윅스가 찾아왔나 봅니다


원더윅스란, 아기가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를 가리키는 말로 일종의 성장통을 겪는 기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급격한 변화를 겪느라 힘든 아이는 평소보다 더 많이 울고 보채며, 이 시기에는 부모 또한 가장 힘든 때를 보내게 됩니다.


실제로 원더윅스를 시기를 알아볼 수 있는 어플로 확인해본 결과 "오늘은 아이의 원더데이입니다"라고 친절하게 알려주더군요.


어플이 알려주는 원더윅스는 12월 셋째 주까지라네요. 오 마이 갓.


원더윅스 때에는 아이의 짜증이 늘고, 울고 보채는 일이 많아집니다. 이 원더윅스는 20개월까지 10번 정도 찾아온다고 하네요. 지금이 10개월 정도 되었으니 앞으로 5번 정도 이 과정을 더 겪어야겠죠?


원더윅스 때 아이가 대표적으로 보이는 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아기가 잠을 쉽게 자지 않는다

자는 시간에 깨서 운다

낯을 가린다

먹는 양이 현저하게 줄어든다

요 며칠 아이의 모습이네요. 잠도 잘 자지 않고, 자다가 깨서 울고, 그렇게 잘 먹던 이유식도 잘 먹지 않습니다.


특히, 이유식은 지난 주말 야심 차게 10가지 재료를 준비해서 일주일치 식단을 만들었는데 종류별로 다 먹지 않는다는 슬픈 소식을 아이를 돌봐주시는 친정엄마로부터 퇴근 후 들었습니다. 맛이 없어서가 아니라 원더윅스라, 먹는 양이 줄어드는 시기라, 그런 걸껍니다. 암요.


하루가 다르게 크는 아이를 볼 때 기특하고, 신기하고 모든 모습을 다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놓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이는 한 단계씩 발달을 할 때마다 몸도 성장통을 겪고, 정신도 혼란스러워지는 거죠. 우는 것 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해져 옵니다.


이가 나고 있어서 잇몸이 아픈 건지, 자다가 안 좋은 꿈을 꾸었는지, 온도나 습도가 맞지 않았는지, 소화가 잘 안되거나 배가 아픈 건 아닌지, 크느라 뼈 마디가 아파서 힘든 건지... 엄마는 아무것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저 우는 아이를 안고 달랠 뿐이죠.


원더우먼이 되어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그 과정을 건너뛰게 할 수도 없습니다. 아이가 고스란히 겪어내야 하는 과정이기에 부모는 그저 옆에서 안아주고, 기다려주고, 아이를 최대한 편하게 해 줄 수밖에 없습니다.


이 글을 쓰는 중에도 아이가 자다가 울며 깨서 달랬네요.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아이가 이 시간을 잘 견뎌내서 더 야물어지고, 더 사랑스러워질 수 있도록 한 번 더 안아주고 지지해주어야겠습니다.


아이가 한 단계씩 성장할 때마다 아빠와 엄마도 부모라는 이름으로 함께 자랄 수 있겠죠?

언제쯤 아이에게 진짜 원더우먼 같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요?


오늘 밤에는 깨지 말고 푹 잘 자거라,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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