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낭만직딩 May 03. 2018

나는 더 이상 열심히 일하지 않기로 했다

하버드에서 사용하는 '열심'이라는 단어의 의미

당신은 원하는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까?


하루 24시간 중 내가 원하는 일을 하며 보내는 시간은 몇 시간이나 될까?

천근만근인 몸을 일으켜 지옥철에 몸을 내맡긴 채 도착한 사무실에서의 하루 일과를 돌아본다.

아침 8시 30분 사무실 도착.  
어제 퇴근 전 메모해 둔 업무 체크리스트를 살펴본다.
그중엔 어제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업무들도 남아 있다.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업무부터 하나씩 해나간다.
오전 9시가 지나면서부터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한다.
하던 업무를 멈추고 전화를 받는다.
통화 내용 중에는 급하게 무언가를 요청하는 것도 있고, 길어지는 통화는 20분을 넘어가기도 한다.
그렇게 하루에 주고받는 통화는 평균 30통 정도 된다. 특수한 경우 하루 70-80통의 전화를 주고받기도 한다.
업무의 방향이 '급한 것'으로 급 선회된다.  
이렇게 전화통화와 급한 일 처리를 하다 보면 어느새 퇴근 시간인 6시.
나는 하루 종일 쉴틈 없이 꽉 찬 하루를 보냈지만, 업무 체크리스트는 그대로 남아있다.
오후 6시가 넘어서야 본격적인 업무가 시작된다. 어김없이 야근 확정.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삶은 얼마나 행복할까? 본인이 원하기도 하고, 물질적인 이익 또한 따라오는 일을 하며 보내는 하루하루는 더할 나위 없이 의미 있고, 행복할 것이다.  


늘 해야 하는 것에 쫓기며 정작 내가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는 삶을 바꿔보고자 30분 단위로 업무 일기를 써보기로 했다. 업무 시간 중에 내가 실제로 집중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며, 가장 많이 낭비되는 시간과 원인은 무엇이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 인지...

먼저, 엑셀 시트에 업무 시간인 9시부터 6시까지 30분 단위로 나누어 표시해두고 내가 한 일(아니, 행동이라고 하는 게 낫겠다)을 적어 보았다. 결과는 시작한지 1시간 만에 포기다. 30분 단위로 쪼개 놓은 시간 단위에 내가 한 행동을 하나하나 적을 수 없을 정도로 나는 산만했다.

기획서를 쓰기 위해 문서를 열고 몇 자 적어 내려 가는 순간, 전화벨이 울렸고, 전화를 받은 나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사항을 처리하기 위해 또 다른 문서를 열어 편집을 하고 있었으며, 자료를 찾기 위해 인터넷 창을 열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자료들에 홀려 어느덧 내 모니터에는 새 창이 수십 개가 열려 있었으며, 어느새 업무의 방향을 잃고 삼천포로 빠지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   

문제는 ‘집중력’이었다.
한 가지 일에 30분도 집중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늘 분주한데 원하는 일을 하지 못하고, 좋은 성과도 내지 못하는 원인이 아닐까? 하루 24시간이라는 시간은 어느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지는 시간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과 도출하는 성과는 제각각이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동일한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여러 가지 일들을’, ‘잘’ 해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나의 차이는 ‘집중력’에 있지 않을까?

내가 집중하지 못하는 원인이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포털에 ‘집중력’이라는 단어를 검색했고, <하버드 집중력 혁명>이라는 도서를 알게 되었다.

주의력 결핍 치료 분야 구루라 불리는 에드워드할로웰의 '하버드 집중력 혁명' 도서 표지


<하버드 집중력 혁명>의 서두에서는

우리는 더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 그저 똑똑하게 일하면 된다.
이 책은 더 열심히 일하는 법이 아니라 현명하게 일하는 법을 안내할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하버드 집중력 혁명>의 저자는 하버드 대학교 의학박사인 에드워드 할로웰이다. 에드워드 할로웰은 현대인의 대중적인 증상이 되어버린 ‘주의력 결핍 성향(attention deficit trait, ADT)’을 최초로 규정한 일명 ‘집중력 의사’라고 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ADHD는 유전적 소인이 있는 반면, 에드워드 할로웰 박사가 말하는 주의력 결핍 성향 ATD증상은 주변 상황 때문에 발생하며 나타나는 것으로 경우에 따라 사라지기도 한다고 한다.

책에서 ‘주의력 결핍 성향’을 유도하는 15가지 증상을 나열하고 있는데 내 모습을 그대로 복사해놓은 것처럼 ‘동의? 어~ 보감’을 반복하게 되었다.

1. 산만한 태도가 심해지고,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 때에도 다급해하거나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하며, 할 일이 많은데 깊은 생각이나 감정 없이 피상적으로 살고 있다는 느낌이 고조된다.
2. 아무리 노력해도 특정한 생각이나 대화, 이미지, 문단, 도표, 석양 등 어떤 것에도 장시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다.
3. 안달, 지루함, 불만, 초조함, 성급함, 좌절감, 격분, 때로는 공황에 가까운 느낌이 강해진다.
4. 하나의 일에서 다른 일로, 한 아이디어에서 다른 아이디어로, 심지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 다니는 경향이 나타난다.
5. 시간을 들여 충분히 생각하기보다 충동적으로 결정을 내리곤 한다.
6. 생각 같은 데 쏟을 시간이 없다는 듯 생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7. 까다로운 일이나 대화를 뒤로 미루려는 한편 쓸데없이 바쁘기만 한 일로 일과를 채우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8. 실제로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과도하게 부담을 느낀다.
9. 마무리하지 못한 일에 죄책감을 느끼는 동시에 애초에 그 일을 자신에게 맡긴 것에 분노한다.
10. 기분이 좋거나 진정한 성취를 이룬 순간을 마음껏 즐기지 못한다.
11. 일이나 인간관계 면에서 “정말 열심히 했지만 원하는 지점에는 도달하지 못했어”라는 혼잣말을 자주 한다.
12. 자기 삶에 통제력을 잃었다는 느낌과 “대체 뭘 놓친 거지?”라는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13. 언젠가는 정말 중요한 일을 위해 시간을 쓰겠지만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다고 생각한다.
14. 이메일 확인, 휴대전화 통화, 문자메시지 주고받기, 생각 없는 인터넷 검색, 즐겨 찾는 웹사이트 방문, 게임 등 전자기기를 자꾸 이용하고 싶다는 강박적인 욕구가 커지고 그걸 할 수 없을 때에는 중독자에 가깝게 갈구한다.
15. 남의 일에 지나치게 관여하고, 다른 사람이 도움을 청하면 무조건 들어주며, 자주 방해를 해도 용인하고, 부탁을 너무 빨리 들어주는 경향이 있다.

15가지 항목 중 12가지 이상의 경우가 공감의 수준을 넘어선 실제 내 모습을 그대로 묘사해 놓은 듯하다. 안타깝지만, 나는 이미 중증 주의력 결핍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업무를 할 때 필요 이상으로 다급해지고 불안하며, 과도한 부담을 느끼는 것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아래의 사이트에서는 집중력을 빼앗는 대표 요인 6가지를 중심으로 나의 상태를 진단해볼 수 있다. 5분 정도 시간을 내면 참여 가능하니, 위의 15가지 항목 중 다수의 경우에 해당되거나, 평소 본인의 집중력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면 아래의 사이트를 통해 집중력 결핍의 원인을 찾아보기를 권유한다.


진단 결과 아래와 같은 결과가 도출되었다.

집중력을 빼앗는 6가지 요인 - 화면중독, 멀티태스킹, 이리저리 튀는 아이디어, 지나친 걱정, 주변 사람의 문제 해결에 집중, ADHD


6개 항목 모두 높은 수치이지만, 화면 중독과 주변 사람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려는 성향으로 인한 집중력 저하가 가장 높게 나왔다. 업무 시간 내 모습을 트래킹 한 것과 비슷한 결과가 도출되었다.
한 가지 업무에 집중하지 못하고, 여러 창들을 띄우며 삼천포로 빠지게 되는 것. 그리고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응답하는 것이 우선이 되다 보니 내 업무를 주도적으로 해결하기보다 타인의 요구에 집중하게 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이 그것이다.


특히, 화면 중독의 경우 도서에서 사례로 든 레스 마셜의 모습이 내 모습과 너무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레스 마셜은 타자를 칠 때면 늘 자기 눈높이에 맞춰놓은 컴퓨터 스크린을 뚫어져라 응시하면서 이미 수천 번이나 연주해본 곡을 치는 피아니스트처럼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움직여 힘들이지 않고 능숙하게 타이핑을 한다.
그의 얼굴에서는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고 자판 위를 날아다니는 손가락을 제외하면 상체를 조금씩 앞뒤로 흔드는 것 외이는 움직임도 전혀 없다.
화면에는 인터넷 브라우저 창 여러 개를 동시에 띄워 놓는다. 그 가운데 한 창에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필요한 최근 수익과 동향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사이트, 다른 창에는
...(중략)...
브라우저 방문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어떤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그와 관련된 웹사이트를 열어놓는다. 이메일이 왔음을 알리는 소리와 문자메시지 수신음도 쉴 새 없이 울린다...




도서에서 소개한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방법 중 나에게 꼭 필요한 5가지를 선정해서 적용하고자 구체적인 실천 방법을 고민해보았다.  


1. 전자기기를 끈다. 일과 중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원할 때는 전자기기를 모두 꺼놓는다.
 - 단순히 전자기기 사용에 국한시키기보다, 업무 시 한 가지 업무를 끝내고 다른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통제하자. 설사, 중간에 타인의 요청사항이 생긴다고 해도 메모해두고, 현재 하던 일들 마무리해놓고 다음 업무를 진행하도록 하자. 업무 일기를 쓰면서 조금씩 실천하고 있는데 집중력과 업무효율에 확실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전자기기보다 손으로 하는 메모를 습관화하여 활용해 보자. 손으로 쓰는 과정에서 뇌는 현재의 생각을 우선하게 된다고 한다.

 - 무료한 시간이 생기면 무조건 스마트폰을 꺼내 SNS나 포털을 둘러보지 말고, 독서나 명상을 한다.

2. 자기 방식을 믿는다. 자기 방식대로 일을 처리할 때 가장 집중하고 최선을 다한다.
 - 기획안이나 보고서를 쓸 때 무조건 인터넷 상에 있는 정보를 검색하기보다 먼저 생각하고,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떠올려보는 시간을 갖는다.

3. 휴식을 취한다.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돌아다니거나 물을 한 잔 마시고 스트레칭을 하자. 60초만 쉬어도 효과가 있다.
 - 일을 하다 보면 3-4시간 이상 움직이지 않고 앉아있게 되는데, 최소 1시간 30분 단위로 일어나고, 하루 최소 1.5리터 이상 물을 마신다. 이 부분은 늘 시도하지만 잘 안 되는 부분이다. 아침에 500mL, 점심 이후에 1L 마셔보자.

4. 어려운 일을 한다. 사람들은 평소보다 어려운 일에 도전하거나 숙련된 분야에서도 기술을 최대한 발휘해야 할 때 좀 더 일에 몰두한다. 놀랍게도 불가능해 보이던 일이 종종 가능해진다.
 - 어려운 일은 미루고 미루다가 늘 빠듯하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진행하는 경향이 있다. 두려워하지 말고, 계획을 세워서 주어진 마감일보다 더 앞서 나만의 마감일을 정하여 일단 행동 개시를 하자.
- 업무가 하기 싫을 때 많이 산만해진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일을 끝까지 잘 마무리한 후 경험했던 성취감과 홀가분함을 떠올리며 감정 통제력을 키워보자. "이 또한 지나간다."

5. 여유를 가지고, 눈을 감자. 집중력을 잃거나 혼란스러운 기분이 들 때 의자에 편안하게 앉아서 눈을 감는 단순한 행동만 취해도 상황을 명확하게 바라볼 수 있다.
 - 늘 조급함에 일을 그르치고, 하고 있는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하루를 시작하고 마칠 때 기도하는 것을 가벼이 넘기지 말자. 업무 중에도 스트레스 상황이 왔을 때 심호흡으로 상황을 다스려보자.



<하버드 집중력 혁명>의 부제는 ‘일과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1% 차이’이다.
더 열심히 일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다. 똑똑하게 일하는 쪽이 정답이다. 현명하게 일하자.

세계 인재들은 평범한 사람들과 무엇이 다를까?
그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더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다만 주어진 시간에 고도로 집중해서 양질의 성과를 낸다.
- 하버드 집중력 혁명 中


우리는 더 이상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
이전 03화 을이 갑보다 좋은 5가지 이유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알.쓸.직.잡.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