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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직딩 Jun 24. 2018

차 없는 부부가 살아가는 법

차가 없어도 괜찮은 이유 10가지

차 없이 연애하고 결혼한 사람도 드물 거야
 

우리 부부는 차 없이 연애했고, 결혼한 지금도 차 없이 살고 있다.

연애할 때, 특히 30대의 연애에는 남자 혹은 여자 둘 중 한 명은 자차를 보유하는 것이 필수라고 한다. 때론, 상대방의 차량 보유 여부와 보유하고 있는 차의 종류로 경제력을 가늠하기도 한다. 나 또한 남자친구가 집 앞으로 데리러 오고, 늦은 시간 집 앞까지 데려다주면 좋겠다는 로망은 있었지만, 남자친구의 차량 보유 여부가 연애하고, 결혼을 결심하는 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연애 초반에는 서울 오른쪽 끝에 사는 남자친구가 서울 왼쪽 끝에 사는 나를 택시로 데려다 주기도 했는데 나름 신선했다.


차 없이 살고 있는 지금, 불편한 점이 하나도 없다고 할 수 없으나, 당분간은 차를 구매할 계획이 없다. 사람들마다 생활 패턴이나 환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부부는 '아직까지는' 차가 없어도 괜찮다.




01. 우리는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평범한 사무직 직장인이다.


월, 화, 수, 목, 금
오전 9시~오후 6시
삼성동과 충무로
사무직


우리 부부의 근무 환경이다. 차가 굳이 필요 없는 상황임을 한 눈에도 알 수 있다. 자차를 이용하는 것보다 지하철을 이용해서 출퇴근하는 것이 훨씬 더 편리하며, 차를 구매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차는 어둡고 습한 지하 주차장, 혹은 차들로 얽히고설킨 지상 주차장에서 최소 주 중 5일은 가만히 서 있게 될 것이다.


서울시에서 직장인들의 편안한 출근길을  위하여 지하철 추가 편성 뿐 아니라, 최근에는 출퇴근 맞춤 '다람쥐 버스'라는 것도 운영하고 있다.
(다람쥐 버스 자세히 보기 : http://blog.seoul.go.kr/221228186686)




02. 우리는 주로 서울에서 생활한다.


직장 : 서울
시댁과 친정 : 서울
지하철역 7분 거리
대형마트 10분 거리


서울만큼 대중교통이 잘 구축되어 있는 도시도 드물 것이다. 서울에서 지하철이나 버스로 갈 수 없는 곳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게다가, 서울의 도로는 늘 꽉 차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차가 밀려서 약속 시간에 늦는 일은 없을 것이다. 또한, 운전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책을 읽거나, 영상 등을 볼 수 있는 시간 확보도 가능하다.


앞에서 말했듯, 우리 부부는 둘 다 직장이 서울에 있으며, 시댁과 친정도 모두 서울에 있다. 또한, 차가 없는 것을 감안해서 지하철과 대형마트 이용이 편리한 곳에 거처를 마련했다. 출근하는 주 중뿐 아니라, 주말에도 굳이 자가용을 찾지 않게 된다.




03. 우리는 아이가 없다.

 

아이가 없는 2인 부부 중심의 가구


아무리 교통이 편리한 서울에 살고 있고, 생활 패턴이 자차가 필요 없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있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복잡한 서울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아이 한 명을 데리고 다닌다는 것은 아이 한 명이 끝이 아니라 아이에게 필요한 여러 가지 물건들로 아이보다 더 큰 짐을 들고 다녀야 하므로 자가용은 꼭 필요하다. 아마도 많은 가정에서 차량을 새로 구매하거나 바꾸고자 하는 큰 이유일 것이다.




04. 때론 차가 짐이 되기도 한다.


공간지각능력 0


서울에서 운전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능력 중 하나가 공간지각능력이 아닐까 한다. 좁은 도로, 좁은 주차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운전하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는 유니크한 능력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내가 원하는 장소에 주차하는 것 또한 하늘에 있는 별을 따는 것보다 조금은 쉬운 일이라 생각한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25년이 넘은 오래된 아파트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주민들은 늘 주차난에 시달린다. 우리처럼 차가 없는 집도 있을 텐데...


차가 없다면, 좁은 공간에 차를 가지고 들어갈 필요도 없고, 어디에 차를 세워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길을 걷다가 차가 마시고 싶으면 언제든 원하는 카페에 들어갈 수 있고, 사야 할 물건이 있어도 그냥 들어가서 사서 나오면 된다.


서울에서 차를 가지고 다닐 땐, 나를 편리하게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주는 이 차가 때론 애물단지 짐 덩어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주차난은 피할 수 없다. (출처 : 연합뉴스)




05. 고마워, 카카오 택시~


내가 필요할 땐 나를 불러줘
언제든지 달려갈게
밤에도 좋아, 낮에도 좋아
언제든지 달려갈게


차가 있으면 편리한 것은 사실이다.

날씨가 덥거나 춥거나 궂을 때, 몸이 아플 때, 너무 피곤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조차 힘이 들 때, 귀가가 늦어 지하철이 끊겼을 때, 짐이 많을 때...


그럴 때마다 사실 차를 사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동시에, 그럴 때마다 우리는 택시를 이용한다. 특히, 카카오 택시가 생긴 이후부터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더욱 쉬워졌다. 이 전에는 택시비가 아깝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젠 우리 부부에겐 체력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유용한 교통수단이 되었다. 택시를 타면 두 사람 모두 쉴 수 있다는 장점 또한 있다.


더불어, 서울 근교로 드라이브 가고 싶을 땐 쿨하게 택시를 이용하기도 한다.




06.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땐?


꼭 내 것이 아니어도 돼


차가 없는 우리 부부에게 가장 차가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순간은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다.

연애할 때, 같이 차를 타고 음악을 들으며 여유롭게 드라이브를 해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결혼 후에도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정말 '훌쩍' 떠날 수 없는 것이 매우 아쉽다.


그러나, 꼭 내 것을 이용해야만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생각보다 대체 가능한 교통수단이 많이 있다. 렌터카나 카쉐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우리 부부는 가끔 서울 근교로, 교외로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때 쏘카를 이용한다. 아니면, 그냥 쿨하게 택시 탄다. 하루 렌트하는 비용이나 택시를 이용해 장거리를 가는 비용이나 따져보면 비슷하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한 달에 한 번 여행을 떠나기도 쉽지는 않다. 가끔 떠나는 여행, 이런 기회를 통해 공유경제 서비스라는 신문물(?)을 이용해 보는 것도 참 좋다.




07. 조금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을 땐 이런 방법도 있다.


제주도 여행이나 해외여행처럼 아예 멀리 갈 때에는 그냥 비행기를 타면 된다. 또한, 최근에는 열차 노선도 많이 생겨서 KTX를 이용해 웬만한 지방 도시들로도 빠르고 손쉽게 여행이 가능하다. 고속버스 또한 운행 편수가 많고, 우승버스의 경우 차량 컨디션도 좋아서 이용이 용이하다.


주말을 이용해 간편하게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면, 여행사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일치기, 혹은 무박 2일, 1박 2일로 국내 유명한 관광지에 다녀올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다.


차 없는 부부, 혹은 차 없이 연애하는 연인들에게 추천한다.


나혼자산다에서 박나래가 '대관령 당일치기 패키지 여행'을 다녀오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08. 이렇게라도 운동을!!


뚜벅이의 낭만


차가 없으면 아무래도 많이 움직이고, 걷게 된다. 몸은 조금 고되고, 불편할지라도 하루의 대부분을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삶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걷고, 지하철 노선을 환승하며 계단을 오르내리며 걷는 것은 생각보다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날씨가 좋으면 지하철 두세 정류장 정도는 걸으며 콧바람을 쐬는 뚜벅이 만의 낭만을 누릴 수 있다.


나는 따로 시간을 내어 운동할 수 없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몸이 근질근질할 때, 날씨가 너무 좋아 지하세계(지하철)로 들어가기 아쉬울 때 가끔 따릉이를 이용해서 퇴근하기도 한다. 지하철이나, 따릉이나 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은 비슷하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따릉이타고 퇴근. 대여소도 늘고 있고, 이용도 간편해서 하루 2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




09. 한 푼이라도 아껴보자.


보험료
주유비
주차비
자동차세
차량 점검 및 소모품 교체비


차가 없으면 굳이 지출되지 않아도 되는 비용이다. 차가 없으면 한 달에 최소 30-40만 원 정도는 절약할 수 있다. 물론 그중 일부는 택시비나 대중교통비 등 자가용이 없는 대신 지출해야 하는 비용이 생기지만, 차 없이 지내는 것은 비용 절약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




10. 환경보호에 동참합시다.


나 하나라도
작은 것부터


자동차 배기가스가 미세먼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대한민국의 파란 하늘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차량 이용은 조금 줄여야 하지 않을까?


솔직히 말해서, 부끄럽지만, 차를 구매하지 않는 이유 중 환경보호를 위한 것에 대한 비중은 100중에 1도 안된다. 그러나, 요즘 서울 하늘을 보면 '나 하나라도, 작은 것부터' 미세먼지 절감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출근길 비슷한 자리에서 찍은 미세먼지 없는 날(좌)과 미세먼지 많은 날(우) 사진




물론 차가 '필요'에 의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차가 없다고 하면 꼭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것 같고, 조금은 초라해 보이기도 한다. 물론 난 크게 개의치 않지만... 차 없이 생활하는 우리 부부의 모습을 부모님이 짠하게 보실 땐 '차를 구매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당분간은 차를 구매할 생각이 없다.

아직은 예상이 잘 안 되는, 차가 꼭 필요해질 계기가 있다면 우리 부부에게도 차가 생기겠지?  


언젠간 우리 부부가 차를 사게 된다면 자동차 극장에는 꼭 한번 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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