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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직딩 Jul 01. 2018

글쓰기를 위한 흔하지만 중요한 습관

공유를 부르는 글쓰기

2018년 하반기가 시작됐다.


수월하게 지나는 해는 없었지만, 돌이켜보면 2018년 상반기는 특별히 더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 같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입원과 수술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고, 결혼 3년 차에 접어들며 남편과 치열하게 싸우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회사에서는 좀처럼 성과가 나지 않아 고전을 면지 못하고 있다. 


결과적으론, 건강검진으로 나도 몰랐던 몸의 이상을 발견하고, 수술이라는 아픔을 통해 건강해졌으며, 남편과의 갈등으로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며 좀 더 성숙한 관계 맺음을 하게 되었다. 회사 일은 아직 고전 중이지만, 계속 두드린다면 언젠간 길이 열릴 것이라 믿는다. 우여곡절마저도 돌이켜보면 감사의 제목이 되었다. 또한, 처음으로 유럽(스페인) 여행을 다녀오며 소중한 추억을 선물로 받았고, 일상에서 함께하는 이들로 인해 소소한 감사와 행복감을 느끼며 살 수 있었다. 


내 삶의 핫이슈, 글쓰기


2018년 상반기에 내 삶에서 가장 큰 이슈와 활력이 되었던 것은 바로 '글쓰기'다. 작년 11월부터 성장판 글쓰기 소모임을 통해 주 1회 글을 쓰고 있다. 타고난 게으름으로 중간중간 한 번씩 빼먹기도 했지만 총 23개의 글을 썼고, 올해 3월엔 브런치 작가 승인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쓴 글이 다음 포털 메인, 카카오 채널, 페이스북 브런치를 읽다 페이지에 노출이 되면서 총 27만이 훌쩍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329명의 구독자도 생겼다. 눈으로 보고도 쉬이 믿기지 않으며, 경험하고 있어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뭐 하나를 꾸준히 못하는 내가 주 1회 글을 쓰면서 효능감과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특히 올해 회사일에서 좌절감을 많이 느끼고 있는데 글쓰기는 내게 큰 활력이 되고 있다. 더불어, 글쓰기 모임에서 함께 글을 쓰며 소통하는 것 또한 참 재미있고, 소통의 가치를 몸소 경험하고 있다. 


2% 부족할 때


글을 쓰면서, 또 좋은 글들을 읽으면서 "글을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이 욕심은 더 높은 조회수나 더 많은 구독자에 대한 욕심이 아닌, '나 자신이 글쓰기를 대하는 태도, 그리고 자기만족'에 대한 욕심이다. 

글쓰기가 나에게 주는 재미와 의미가 크다고 말은 하고 있으나, 주 1회 쓰는 글은 매번 마감에 쫓겨서 급하게 쓰고 있다. 심지어 중간중간 빼먹기도 한다. 글을 쓰고 나면 늘 2%가 아쉬운데 그 2%를 채우기가 쉽지 않다. 


모든 글은 다 의미 있다. 유명한 작가가 쓴 글이든, 나 같은 평범한 글쓰기 초심자가 쓴 글이든, 초등학생이 쓴 일기든, 글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생각과 경험과 시간과 애씀이 담겨 있기에 모두 소중하다. 그러나, 좋고 나쁨을 떠나 '잘 쓴 글'이라는 것은 분명히 있고, 브런치를 하며 "공유가 많이 되는 글"이 잘 쓴 글임을 증명하는 하나의 잣대가 될 수 있다고 나름의 기준을 세우게 되었다.


내가 쓴 글은 글의 조회수에 비해 공유수가 적다.




공유되는 글에는 깨달음과 공감이 있다.

공유를 부르는 글에는 어떤 비결이 있을까? 나 불렀니? 


독자들이 글을 공유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관해 두었다가 "나중에 다시 한번 더 보기 위해서"가 아닐까 한다. 내가 찾던 깨달음(정보, 교훈)이 있어서 일 수도 있고, 공감이 되어 누군가와 글의 내용을 공유하고 싶어서이기도 할 것이다.


깨달음과 공감 요소를 더하기 위해 필요한 '생활 속 흔하지만 중요한 습관'에 대해 고민해봤다. 


| 메모


글쓰기를 염두에 둔 메모


글에 정보를 담는 것이 가장 어렵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아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정보가 없이 내 생각만 써 내려간 글은 그저 나만의 '일기'가 될 뿐이다. 인터넷을 통해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정보를 접하게 된다. 또한 매일의 삶을 살며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글쓰기를 시작한 이후로 글쓰기 주제와 소재가 될만한 정보, 경험, 그리고 생각들을 메모하기 시작했다. 주로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거나 사진을 찍으며 자료들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활용하는 양이 매우 적다. 일례로, 얼마 전 다녀온 스페인 여행기를 쓰며 엄청나게 많이 찍어 온 사진들을 뒤적거렸으나 막상 글에 넣을만한 사진을 찾기 어려웠다.


모든 메모를 그렇게 할 필요는 없으나, 최소 글을 쓰는 삶을 살고자 한다면, 글쓰기를 염두에 둔 메모가 필요하다. 메모에는 글자로 적는 메모뿐 아니라 사진이나 동영상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메모할 때 시간이 흐른 후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눈에 띄게 키워드를 적어놓거나 온라인에서는 해시태그를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활용할 수 있는 메모를 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더불어, 키워드나 해시태그를 뽑는 것은 메모하는 내용에 대해 다시 한번 더 숙지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도구가 될 것이다. 내가 메모해두었다는 사실마저도 잊어버리는 '나'이므로...


| 관찰


애정을 담은 관찰


나는 특기나 개인기가 없는 개그맨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찾아보자면 출연자를 열심히 관찰하려고 노력한다. 함께 녹화하는 출연자들을 관찰하면서 저마다의 특징을 뽑아내 예능에 녹여내는 것이 나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


국민 MC 유재석이 '예능감의 비결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내가 생각하는 유재석의 관찰은 눈으로만 하는 관찰이 아니었다. 함께 출연하는 출연자에 대한 애정이 전제되어 있는, 일종의 마음으로 깊게 보기였다. 


글쓰기를 위한 관찰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글쓰기를 위한 관찰은 단순히 쳐다보는 것이 아니다. 내 삶에 대한, 또한 사물에 대한, 타인에 대한 '애정 어린' 관찰을 하게 될 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콘텐츠를 발견하고, 그것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글로 표현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생각


쓸모 있는 생각


글쓰기는 글 쓰는 사람이 하는 생각의 보고(寶庫)이다. 같은 주제로 글을 쓰더라도 글 쓰는 사람에 따라 글의 모습은 매우 다르다. 글 쓰는 사람의 경험의 넓이, 생각의 깊이, 그리고 글에 녹여내는 진정성의 두께가 다르기 때문이다. 공유가 되는 글에는 글 쓰는 이의 경험과 생각과 진정성이 녹아있다.


하루 중 많은 시간을 생각하며 지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생각의 질(質)이다. 현대인의 생각 중 대부분은 TV나 스마트 폰을 보며 하는 단편적인 생각, 감정에 집중한 생각들이 아닐까 한다.  


나 또한 그렇다. 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대한 걱정, 이불킥을 부르는 부끄러운 기억들, 자존감을 낮추게 되는 타인과의 비교, 타인에 대한 분노나 실망감 등... 매우 소모적이고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는 생각들로 틈새 시간들을 소모하고 있다.


생각은 한 번에 20초 동안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끊임없이 방해를 받아가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깨우침을 얻거나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날 때까지 아주 오랜 시간 동안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을 뜻한다. 생각이 당신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 윌리엄 데레시에비츠 <빌게이츠는 왜 생각주간을 만들었을까?>


경험의 넓이, 생각의 깊이, 그리고 글에 녹여내는 진정성의 두께를 더하기 위해 의지적으로 시간을 내어 쓸모 있는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빌게이츠가 생각주간을 만들었던 것처럼... 더불어, 생각을 차분히 정리하여 글자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쓸모 있는 생각을 위해 하루 한 가지 단어를 정해서 그 단어에 대해 생각해보고, 그것을 매일 글로 남기는 훈련을 해보고자 한다. 하루 한 줄이라도... 2018년을 마무리할 때 이 경험에 대해 글을 쓸 수 있도록 실천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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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관찰, 생각

아주 흔한 내용이다. 


그러나 글쓰기를 염두에 둔 메모, 애정을 담은 관찰, 쓸모 있는 생각은 흔하지만 사소하지 않다.

또한, 글쓰기를 위한 중요한 습관이다.


이 세 가지 습관으로 깊이를 더해가는 삶을 살고 싶다. 

그리고, 깊이 있는 삶을 글로 표현해내고 싶다.

더 나아가, 그 글이 공유되어 누군가의 삶에 작은 점 하나를 찍고 싶다.

그 작은 점 하나가 다른 것과 연결되어 좋은 영향력이 될 수 있도록...


결론적으론, 오늘도 2% 부족한 글을 썼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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