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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직딩 Mar 10. 2019

편집당하지 않게 말하는 법

말이 길어지는 이유 3가지


최근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전참시에 출연하는 개그맨 이승윤 씨 또한 훈남 매니저와 함께 인기 덤에 오르고 있는데 자연인에서 예능인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이승윤 씨의 필요 이상으로 길게 말하는 버릇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함께 하는 패널들이 '고구마 화법'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하며 잔잔한 웃음을 주고 있으나 '고구마 화법'은 방송인으로서 해결해야 하는 숙제 중 하나입니다.

또한, 지난 주말 만났던 친구는 직장 상사의 필요 이상으로 길어지는 말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대수롭기에 고통이라는 단어를 쓸까 싶으면서도 길어지는 회의로 연장근무를 하게 되기도 하며, 일장 연설에도 핵심을 파악할 수 없어 업무에 혼란이 생기고 간단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여러 번 하게 된다는 말을 들으니 그 또한 직장 생활에서 큰 고통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승윤 씨의 고구마 화법은 방송에서 '편집'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미처 시청자들에게 닿기도 전에 기억의 저 편으로 사라지게 되고, 직장 상사의 엿가락처럼 힘없이 쭉쭉 늘어지는 말은 듣는 직원에게 '자체 편집' 되어 한쪽 귀에서 다른 한쪽 귀로 흘려보내는 '가나다라마바사...'가 되곤 합니다.


출처 : MBC 전지적참견시점 방송 영상


말을 듣는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정보만을 기대합니다. 나머지는 그저 소음이 될 뿐입니다.

또한 말이 길어지면 지루합니다.

1분이면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를 1시간이 넘게 이야기하는 그들을 꼰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혹시 내 말이 불필요하게 길어지고 있지는 않은지요?

내가 한 말이 내 말을 듣는 누군가에게 편집당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말이 길어지는 핵심적인 원인 3가지만 꼽아봅니다.

이 또한 길어지지 않게요.



01. TMI(Too Much Information)에 관대합니다.


'전참시'에서 이승윤 씨가 말하는 것을 잘 들어보면, 그가 주로 쓰는 단어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언제나

항상

워낙에

많죠

말이란 게 또

프로그램 중 'MBN 나는 자연인이다' 촬영을 하며 정기적으로 산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승윤 씨에게 "산에 가면 좋은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 질문에 이승윤 씨가 대답하며 가장 먼저 꺼낸 말은 "많죠~"였습니다. 그리고 그 많은 것들을 설명하자니 당연히 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질문을 던진 사람은 결국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었을 뿐 아니라, 그 시간이 굉장히 지루해져 버렸습니다. 물론, 편집 또한 피할 수가 없었죠.


좋은 것도 많고 친절하게 상대방에게 좋은 정보들을 많이 전해주고 싶은 것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듣는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는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 가지 질문에는 구체적인 한 가지의 대답만 하면 됩니다. 그 이후의 일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듣는 사람이 궁금하면 추가로 질문을 할 테니까요. 너무 친절해질 필요가 없습니다.


어떤 질문을 받았을 때뿐 아니라, 의견을 전달할 때 또한 말하는 호흡을 쪼개어 한 번에 한 가지의 정보만 전달해야 합니다. 때로는 할 말 많지만 하지 않는 '할많하않'의 자세도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 한 가지도 전달되지 않을 확률이 높습니다. 학창 시절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을 떠올려보시면 분명하게 이해될 것입니다.


또한, 구체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모두, 언제나, 늘, 항상, 워낙에’와 같은 단어를 쓰기 이전에 내가 무언가를 경험했을 때 좋은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나쁜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언제 그런 생각(느낌)이 들었는지, 그리고 내 기분이 어떤지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명확한 언어로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두루뭉술한 느낌적인 느낌은 통하지 않습니다.


참고로, "산에 가면 좋은 것이 무엇이냐?"라는 똑같은 질문에 전현무 씨는 "일단, 공기가 굉장히 좋아요"라고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대답했습니다.


출처 : MBC 전지적참견시점 방송 영상



02.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말이 길어지는 또 다른 이유는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입니다. 안타깝지만, 직장생활에서 그 사례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명확하게 업무지시를 해야 하는 리더들이 업무의 핵심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있습니다. 그것을 감추기 위해서 말이 지지부진하게 길어지게 됩니다.


사람들은 주로 무언가에 대해 잘 알수록 길게 말하게 된다고 생각하지만, 핵심을 파악하고 있고 잘 안다면 오히려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설사 말이 길어진다고 해도 핵심이 녹아있고 기승전결이 확실하기 때문에 듣는 이들이 산만해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감과 확신이 있기 때문에 듣는 사람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제안 프레젠테이션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에 주어진 시간은 단 10분이었죠. 70-80페이지가 되는 제안 내용을 어떻게 10분 안에 전달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10분이라는 시간이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었지만, 결론은 가능했습니다.


제안서 분량으로는 70-80페이지가 되는 내용이었지만, 내가 클라이언트에게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먼저 정리해보았습니다. 전달하는 내용이 아래의 3가지로 정리가 되었고, 10분 안에 꼭 필요한 내용만 담았습니다.  

이 과업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목표)이 무엇인지?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해지니 굳이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말을 해야 하는데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정리가 안된다면, 일단 말을 멈출 필요가 있습니다.

일단 멈춰 서서 말하고자 하는 콘텐츠의 본질이 무엇인지,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씩 짚어보아야 합니다.


하고자 하는 말들을 글로 써 보거나, 시간을 정해놓고 말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출처 : MBC 전지적참견시점 방송 영상



03. 어휘력이 부족합니다.


대학시절 1년 동안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하며 중국어를 배울 때의 일입니다.

중국인들과 대화를 할 때 한 단어면 될 말을 줄줄 풀어서 설명하곤 했습니다. 이유는 어휘력이 부족해서입니다.


언어는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입니다. 생각이 다양하거나 정확하려면 생각할 때 쓰는 단어 또한 다양하고, 명확해야 합니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느끼는 것이 아무리 크더라도 임팩트 있게 표현할 수 있는 어휘를 찾지 못한다면 그것을 설명하느라 말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충분히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에 같은 말을 무한 반복하게 됩니다.


어휘력이란 무엇인가. 단어의 뜻이 무엇인지 아는 능력이다. 나아가 나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 사물이나 현상을 묘사할 때 떠올릴 수 있는 단어의 숫자가 얼마나 많은가 하는 것이다. 어휘는 낱말뿐만 아니라 숙어, 관용구, 속담, 고사성어도 포함한다.
- 강원국 작가


강원국 작가는 어휘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총 6가지를 강조합니다.

영어 단어를 외우는 정성의 10분의 1만이라도 정성을 들여 우리말 어휘를 익히기

글을 읽을 때 단어를 유념해서 보고 최소 3개 이상의 색다른 단어를 챙겨두기

늘 국어사전을 가까이 하기

자기 만의 단어장을 만들기 (동의어, 유의어, 연관 단어, 자신만의 뜻으로 단어 정의)

단어의 어원에 관심을 가져보기

키워드를 중심으로 말하고 글 쓰는 연습하기


출처 : MBC 전지적참견시점 방송 영상




대부분의 사람들은 짧게 이야기하면 내가 의도하는 바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상대방 또한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여깁니다. 그러다 보니 길게 이야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서 <지루하게 말해 짜증 나는 사람, 간결하게 말해 끌리는 사람>의 저자 히구치 유이치는 간결하게 이야기하면 장황하고 길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설득력 있고 상대방에게 호감도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덧붙여서, 1분 안에 말할 수 있는 글자 수는 약 400자인데 그 정도로도 충분히 원하는 바를 전달할 수 있으며,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1분 안에 끝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무조건 짧게 말한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횡설수설, 두루뭉술, 중언부언하는 말들로 듣는 이를 괴롭게 하거나, 불필요한 편집 과정을 거치게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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