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만직딩 Mar 31. 2019

직장생활에 독이 되는 투머치 21가지

꼭 필요하긴 합니다만 지나치다면...


孔子(공자)에게 제자 子貢(자공)이 물었습니다.
“스승님, “師(사: 자장)와 商(상: 자하)은 누가 더 어집니까?” 사와 상 모두 공자의 제자였습니다.
공자는 “사는 지나치고, 상은 미치지 못한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자공은 “그럼 사가 낫단 말씀입니까?”라고 반문했고, 공자는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위의 이야기는 <論語(논어)> 先進篇(선진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자장과 자하는 모두 공자의 제자였는데 두 사람은 매우 대조적인 인물이었습니다. 자장은 활발하고 진보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었지만, 자하는 매사에 조심하며 모든 일을 현실적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친구를 사귀는 데에 있서도 자장은 천하 사람이 다 형제라고 여겼고, 자하는 ‘나만 못한 사람을 친구로 삼지 말라’고 제자들에게 가르쳤다고 합니다. 이러한 자장의 모습을 대해 공자는 “過猶不及(과유불급)”이라고 했습니다.


공자가 요즘 시대의 표현으로 말씀하셨다면 “자장은 투머치야"라고 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투머치(too much)는 너무 많거나, 과도하고, 지나치다는 의미입니다. 흔히 말을 너무 많이 하는 사람을 일컬어 TMT(Too Much Talker, 투머치토커), 굳이 알 필요가 없는 과도한 정보를 TMI(Too Much Information, 투머치인포메이션)이라고 표현합니다.


이처럼, 투머치라는 단어는 꼭 필요하지만 넘치면 안 되는 것들에 주로 쓰입니다.


또 하나의 작은 세상과 같은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투머치'라는 단어를 쓰고 싶어 지는 상황들이 많이 생깁니다. 일, 회의, 보고, 평가 등 직장생활 그 자체를 설명할 수 있는 요소들 뿐 아니라 상사, 동료, 후배와 같이 함께 일하는 사람들, 그리고 직장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들 모두가 직장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이것들 앞에 ‘투머치’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되는 되는 순간, 없느니만 못하고 오히려 아예 없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존재가 되어버립니다.




어떤 것이든 과유불급하면 좋지 않지만, 특별히 직장생활에서 독이 되는 투머치 21가지를 찾아봅니다.



01. 투머치 업무


업무는 직장생활에서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업무가 없다면 직장을 다녀야 하는 이유도 없어지겠죠? 일부 나쁜 회사들은 업무를 주지 않는 형태로 퇴사를 권고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과도한 업무는 오히려 독이 됩니다. 일에 대한 성취감을 느끼기도 이전에 내게 계속 떨어지는 일들로 인한 압박감과 부담감이 앞서는 상황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피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9 to 6라는 정해진 근무시간 동안 바짝 일하고, 깔끔하게 정시 퇴근할 수 있을 정도의 업무량을 원합니다.

직장인은 busynessman이 아닙니다. (출처 : 구글)



02. 투머치 회의


왜 모였는지 모르는 회의, 배가 산으로 가는 회의, 시간을 죽이는 회의, 업무 좀 하려고 하면 소집하는 회의, 투머치토커 상사의 원맨쇼가 되어버리는 회의, 답정너가 원하는 답이 도출될 때까지 회의실 밖을 나가지 못하는 회의 등과 같은 투머치 회의는 이제 그만하고 싶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포춘이 선정한 50개 기업이 무의미한 회의로 손해 보는 비용이 매년 약 750억 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조직의 원가절감은 투머치 회의를 줄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21세기 회의주의자 (출처 : 양경수 작가)



03. 투머치 회식


회식 자체가 나쁘진 않습니다. 다만, 모두가 즐거운 회식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부딪히는 술잔의 수와 열정이 비례한다고 여겨 연신 원샷을 외치는 회식, 취기를 빌어 그동안 마음속에 쌓아두었던 것을 털어내는 회식, 상사의 기분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개최되는 회식은 정말 괴로운 또 하나의 '업무'가 됩니다.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회식에 야근수당이라도 주실 건가요? 회식은 업무의 연장이 아닙니다.

회식은 위염해 (출처 : 보건복지부)



04. 투머치 보고서


두 말하면 입 아픕니다. 지난주 금요일 회의를 다녀온 친구는 워드로 회의록을 작성해 보고했는데 PPT로 만들어 다시 보고하라는 상사님 덕분에 주말에도 열일을 했다고 합니다. 스마트워크 시대에 필요한 리더의 역량 중 하나는 실무자들이 개떡같이 보고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능력이라고 합니다. 이 말은 진짜로 개떡같이 보고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라, 실무자들이 시간을 들여 화려한 보고서를 만들지 않고, 텍스트로 구성된 내용 중심의 보고서를 제출해도 관리자들이 텍스트를 잘 읽고 알아서 핵심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완벽한 보고서를 원한다면, 처음부터 완벽하게 방향을 정해주세요. (출처 : 양경수 작가)



05. 투머치 관리자


역삼각형 구조의 어깨 깡패인 조직의 모습이 있습니다. 관리자가 많은 조직이죠. 관리자가 많을수록 조직의 자유와 유연성은 낮아지게 마련입니다. 또한, 지시하는 사람은 많은데 실제로 일 할 사람이 없습니다. 결재 칸 수가 점점 늘어나는 우리 조직, 스스로에게 독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출처 : 인스타그램 @chajoony)



06. 투머치 의전


모두가 만족한다고 하더라도 윗사람 한 사람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면 그 일은 실패한 일이 되어버리곤 합니다. 본질을 잃고, 주객이 전도되는 투머치 의전은 지양해야 합니다. 의전의 본질은 상대방에 대한 진심 어린 존경심에 대한 최소한의 표현입니다. 윗사람은 원하는 것을 명확하게 말해주시거나, 불필요한 의전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분명히 표현해시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아랫 사람들 또한 '윗사람들이 이렇게 행동해야 만족해할 것이다'라고 지레 짐작하여 과도하게 의전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본질을 잊은 채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과잉의전은 지양해야 합니다. (출처 : aminoapps)



07. 투머치 노오력


기성세대들이 요즘 애들을 두고 주로 하는 말이 '편하게 자라서 힘든 일을 이겨내는 노력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 또한 취업난, 경제적 압박,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오력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과도하게 요구되는 노오력으로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완벽해지기 위해 자신을 달달 볶을 필요도, 무조건 빨리빨리 해야한다는 강박을 가질 필요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필요도,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여길 필요도 없습니다. 노오력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노력충이 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출처 : 구글)



08. 투머치 관심


인간관계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고 하지만, 조직에서는 과도한 관심이 더욱 무서운 존재가 되기도 합니다. 직장 내에서의 과도한 관심은 뒷담화의 소재가 되고, 와전된 이야기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휴가 갈 때 "왜 가냐고?", "어디 가냐고?", "무슨 일이냐고?" 너무 꼬치꼬치 캐묻지 말아 주세요. 정시 퇴근하는 뒷모습을 보고 "소개팅 가냐고?", "데이트하러 가냐고?" 묻지 말아 주세요. 제발.

과도한 관심이 오히려 상처가 되기도 합니다. (출처 : 비디오스타, 이미지 내용과는 무관)



09. 투머치 친목


주말에 같이 등산 간다고, 분기별로 워크숍 간다고, 회식 자주 한다고 절대 가족 같은 관계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원래부터 가족이 아니니까요.

과도한 친목을 요구하지 마세요. 가족같은 회사는 없습니다. (출처 : 잡코리아)



10. 투머치 경쟁


경쟁은 자본주의를 만들고, 이끄는 큰 원동력입니다. 조직에서도 영리한 관리자는 부서 간, 또는 개인 간의 자연스러운 경쟁을 유발해서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기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쟁의 결과가 단순한 보상이 되고, 경쟁이 과열화 되면 오히려 팀워크가 저하되고, 서로 간의 아이디어와 정보 교류가 단절이 되어버리게 됩니다. 과도한 경쟁은 오늘의 친구를 내일의 적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직장인 10명 중 9명이 동료와의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출처 : 벼룩시장)



11. 투머치 책임감


내가 없으면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면 그 생각은 버리셔도 좋습니다. 강렬한 책임감으로 과도하게 엄근진한 태도로 회사의 모든 일을 짊어지고 가는 당신, 늘 일이 많고 힘이 들거나 정시퇴근을 하는 직원들을 보며 꼰대 기질이 발동이 된다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투머치 책임감을 조금만 내려놓아 보세요. 양 어깨에 짊어지고 있는 짐들을 던져버려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대신, 자기 자신과 소중한 주변 사람들을 한번 더 둘러보세요.

회사의 모든 짐을 본인이 지고 갈 필요는 없습니다. (출처 : 구글)


12. 투머치 애사심


회사가 당신의 인생을 영원히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절대로.

영원한 직장인은 없습니다. (출처 : 잡코리아)



13. 투머치 안정


늘 반복되어 이미 익숙해진 업무, 너무 편해진 주위 사람들로 인해 안정감에 취하게 되면 회사일이 늘어지게 됩니다. 자꾸 다른 곳으로 눈이 돌아가게 되고, 회사에 있으면서 회사의 일과는 관계없는 다른 일에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게 되기도 합니다. 일에 대한 매너리즘도 생기고, 직장생활을 하는 것이 더욱 재미가 없어집니다. 게다가 업무 역량도 제자리 걸음이거나 퇴보하게 되어버립니다. 이럴 때는 업무 환경을 바꾸어보거나, 새로운 업무에 도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늘 같은 일상을 살다보면 그거마저도 익숙해져서 오히려 매너리즘에 빠지곤 합니다. (출처 : 양경수 작가)



14. 투머치 불안정


매너리즘이 뭐예요? 늘 새로운 업무,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조직 구조, 그리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로 인해 조직생활이 늘 살얼음판을 걷는 직장생활은 생각만 해도 괴롭습니다.

개인적으로 조직 구성원이 느끼는 안정감과 불안정감의 비율이 각각 안정감 70%, 불안정감 30%라면, 적절한 긴장감과 새로움으로 직장생활에서 매너리즘이 끼어들 틈도 주지 않고, 그렇다고 불안함에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적은 딱 좋은 업무 환경이 아닐까 합니다.

늘 살얼음판을 걷는듯한 기분으로 직장생활을 하는 것 괴롭습니다. (출처 : 구글)



15. 투머치 눈치


갑자기 분위기를 싸하게 만드는 그들, 눈치 없는 사람을 대하는 것만큼 답답한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때론 눈치 없는 그들이 더 속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원치 않게 뻗어나가는 안테나로 인해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에 주파수가 맞춰져서 몰라도 될 일이 귀에 들리고, 보지 않아도 될 일이 눈에 보여서 오히려 괴롭기도 합니다. 그리고,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 자리에 꿋꿋하게 앉아있는 상사에게 "먼저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말하며 보는 눈치, 그리고 그 상사가 (말은 안 하지만) "벌써 가는 거니?"라고 주는 눈치는 없어져도 좋겠습니다.

눈치가 없어도 문제, 너무 많은 눈치를 보아도 문제입니다. (출처 : 한화생명 블로그)



16. 투머치 의욕


먹이를 물어주는 어미새와 같이 쉴 새 없이 일 물어다 주는 상사, 늘 파이팅을 외치며 목표 초과 달성이 목표인 상사, (본인이 생각하기에) 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던지고, 부하직원을 뒷수습 전문가로 육성하는 상사는 주변 사람을 힘들게 합니다. 근거 없는 과도한 의욕은 오히려 주변 사람의 의욕을 사라지게 만드는 독과 같은 존재가 됩니다.

상사는 너무 부지런하면 안됩니다. 그러나, 일은 하셔야 합니다. (출처 : 구글)



17. 투머치 묵묵(默默)함


묵묵히 열심히 일하면 언젠간 회사에서 알아줄 것이다.

묵묵히 내 할 일만 알아서 잘하면 조직이 내가 원하는 대로 바뀌어 있을 것이다.

오산입니다.

과거에는 나를 드러내지 않고, 묵묵하게 맡겨진 일을 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겨졌을 때가 있었지만, 이제는 적절하게 나를 어필하는 것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것과 이루어낸 성과를 적절히 어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알아줍니다. 단, 나대지 않는 선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처럼 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닙니다. (출처 : 조선일보)



18. 투머치 자신감


비즈니스 심리학 대가 샤모로-프레무직 런던大 교수는 자신의 연구결과를 근거로 높은 자신감 덕분에 능력이 좋아진다는 생각은 완전한 착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신감 높은 사람은 ‘능력 환상’에 빠져 노력을 안하려는 경향이 있고, 오히려 낮은 자신감이야말로 능력(competence)을 키우는 데 핵심 역할을 하며 높은 자신감은 방해가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낮은 자신감은 성공의 3가지 요소, 즉 능력을 보이고, 열심히 일하며, 남들이 좋아할 만한 사람이 되는 데 큰 기여를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자신의 어깨에 뽕이 너무 많이 들어간 것은 아닌지 가끔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출처 : 구글, 이미지 내용과 무관)



19. 투머치 친절


좋은 평판을 얻기 위해서 과도한 친절을 베풉니다. 과도한 친절로 '사람 좋은 사람'이라는 평판은 얻게 되겠지만, 불필요한 업무를 떠 앉게 되기도 하고 한정된 시간과 노력이 여러 곳으로 분산되어 오히려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얻게 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가 계속 만족스럽지 못한다면 어렵게 얻은 평판과 신뢰를 갉아먹게 되겠죠.

꼭 하고 싶고, 꼭 할 수 있는 일에만 '예스'하면 됩니다. (출처 : 영화 예스맨)



20. 투머치 스트레스


적절한 스트레스는 적당한 긴장을 하게 만들어 오히려 활력을 줍니다. 특히 스트레스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삶의 원동력을 얻는 데에 큰 역할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직장에서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업무, 돌발 상황 등 내 뜻대로 할 수 없는 직장생활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과도한 스트레스의 단점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부분이라 거두절미하고, 피할 수 없는 직장생활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할 수 있는 자신만의 해우소를 만드는 것이 좋은 직장을 찾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직장생활에서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 자신만의 해소 방법을 찾아보세요. (출처 : SBS뉴스)



21. 투머치 이직


이직도 능력입니다만, 너무 잦은 이직은 오히려 커리어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유가 어떻든 조금만 수가 틀리면 회사를 박차고 나오는 사람인가? 끈기가 부족한가? 성격이 이상한가? 한가지 일을 꾸준히 못해서 전문성이 떨어지겠지? 회사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냥 등을 돌려버릴 사람은 아닐까? 여기에서도 조금 있으면 나가겠지? 하는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능력있는 메뚜기 직장인이 되고자 한다면, 신중하고 현명하게 판단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출처 : 시사매거진)


매거진의 이전글 '어차피 직장인'이라면 이것만은 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